[유료]코트라, STEEP 분석을 통해 2024년 인니 경제 전망
아세안 생산거점이자 소비시장의 중심 그리고 세계 할랄 시장의 교두보
미래산업 공급망의 글로벌 각축장이자 경제체질 개선을 통한 산업 고도화
5%대의 높은 경제 성장률과 경제지표 청신호, 다만 성장 저해 요소 관리 필요
코트라(KOTRA)가 2024년 인도네시아 경제를 STEEP(사회적, 기술적, 경제적, 환경적, 정치적 분석) 분석을 통해 전망했다. 코트라는 3월11일자 해외시장 뉴스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생산 거점이자 소비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세계 할랄 시장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래 산업 공급망에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경제 성장률 5%대를 유지하며 경제지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저해 요소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논평했다. 대통령선거와 정권 교체에 따른 정치 불안정과 자원가격 하락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와 금리 인상 압력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가능성을 정부가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인도네시아의 사회(S)·기술(T)·경제(E)·환경(E)·정치(P)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STEEP 분석을 통해 바라본 2024년 인도네시아 [자료: KOTRA 수라바야 무역관]
1) Social(사회): 아세안의 생산거점이자 중심 소비시장 그리고 세계 할랄 시장의 교두보
아세안의 생산거점으로서, 코트라는 인도네시아가 젊고 풍부한 노동력을 저렴한 인건비로 수급할 수 있어서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평가했다. 2023년 기준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760만 명으로, 인도네시아는 인도·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UN 등 국제기구에서는 인도네시아 인구가 2030년에 3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67.8%(1억8716만 명)가 생산가능인구(15~64세)이며, 중위연령이 29.7세에 불과해 경제활동에 참여 가능한 젊은 잠재 노동자들이 많다. 특히, 인도네시아 통계청 기준 2023년 인도네시아 월평균 급여는 307만 루피아(약 28만 원)로 봉제, 신발 등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제조기업들에게 유망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의 생산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주목했다.
<인도네시아 1인당 GDP 성장 추이> (단위: USD) 주: ‘23년 1인당 GDP 수치는 EIU 전망치 [자료: World Bank]
코트라는 인도네시아를 아세안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으로 주목했다. 글로벌 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억7,760만 명의 잠재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1인당 GDP는 2019년 최초로 4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24년에는 5500달러, 2027년에는 7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구의 54.4%가 MZ세대(80~90년대생)로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성향이 높기에 이들이 사회 주역이 되는 10년 내로 인도네시아의 내수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PwC 등 글로벌 경제기관들은 이러한 인구 구성과 규모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2050년에는 인도네시아가 세계 4개 경제 규모를 가진 글로벌 소비의 중심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할랄 산업분야별 규모 및 성장 전망> (단위: 십억 달러)
코트라는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할랄 시장의 허브라고 정의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는 보유한 국가로, 2억3,000만명의 이슬람교도가 매일 할랄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한다. 인도네시아 할랄 시장 규모는 1,84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슬람 협력기구(OIC)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할랄 소비액은 전 세계 할랄 소비의 11.3%를 차지했으며,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할랄 시장 규모가 연평균 14.96%씩 성장하여 세계 3대 할랄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할랄을 국가 기간 산업으로 보고 할랄 특화 산업단지(KIH)를 조성하는 등 국가 주도 할랄 산업 진흥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할랄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 좋은 테스트 베드가 될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와 종교 등 사회적 요소를 기반으로 아세안의 생산 기지와 소비 시장, 그리고 할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 Technology(기술): 미래산업 공급망의 글로벌 각축장이자 체질 개선 통한 산업 고도화
<인도네시아 1위 국영 니켈 생산기업 PT Vale Indonesia Tbk(INCO) 니켈광산 전경>[자료: IDN Financial]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이차전지 등 최근 미래 성장산업 글로벌 공급망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니켈이 2100만 톤(세계 1위) 매장돼 있으며, 전자제품에 주로 이용되는 주석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매장돼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으로 2023년에 5억800만 톤의 석탄을 전 세계에 수출했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석탄 가스·액화 등 7가지 석탄 다운스트림 산업을 개발하여 2030년까지 석탄 생산량을 3,760만 톤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연간 4558만 톤의 팜유를 생산하는 세계 1위 팜유 생산 및 소비국으로 주요 에너지 자원 공급에서도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핵심 광물과 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미래산업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투자·진출하려는 다국적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머물지 않고 인도네시아는 자동차·전기차, 화학, 제약 등을 국가 중점개발 7대 제조산업으로 선정하고 해외투자 인센티브 확대, R&D 자금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국가 주도 제조업 육성정책 Making Indonesia 4.0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존 단순 원자재를 판매하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통한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상위에 위치하기 위해, 자원산업의 다운스트림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 정부는 핵심 광물의 원자재 수출 금지와 2024년 지역별 다운스트림 산업 개발 로드맵 발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과 디지털 전환은 미래산업 개발과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인도네시아의 또 하나의 노력이다. 인도네시아는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 분야에 유니콘 7개와 데카콘 1개를 보유한 아세안에서 두 번째로 큰 스타트업 시장이다. 2023년 기준 자카르타 스타업 생태계의 가치는 710억 달러로 세계 도시 중 15위를 기록했다. (GSER 2023). 나아가, 인도네시아는 2024년까지 ‘디지털산업 육성을 위한 디지털 로드맵’을 마련하고 교통, 관광 등 10개 우선 분야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자 행정 전환, 오픈API 기반 결제시스템 통합 등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도 촉진할 예정이다.
3) Economy(경제): 5%대의 높은 성장과 경제지표 청신호, 다만 성장 저해 요소 관리 필요
코트라는 인도네시아가 5%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경제지표가 양호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자원의 국제가격 하락과 금리인상 압력 그리고 선거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등은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정부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에서 제일 큰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이다. IMF는 ’23년 인도네시아의 GDP가 1조4000억 달러, 경제성장률이 5.0%에 달성할 것이라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중점 프로젝트인 340억 달러 규모 누산타라 신수도 이전 마스터플랜의 첫 단계를 마무리하고 올해 안으로 국가 전략프로젝트(PSN) 중에서 23개 프로젝트를 완수할 계획이어서, 국가 단위 굵직한 SOC 프로젝트들이 견고한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특히, 엔데믹 이후 꾸준한 내수 소비 확대, 2023년 9월부터 매월 물가상승률 2%대 안착, 확장되는 민간소비,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 추세 등은 2024년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의 청신호가 되고 있다.
하지만 2024년에 니켈, 석탄 등 인도네시아 주요 수출 품목의 국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에 무역수지 흑자 폭 감소에 따른 일부 경제 성장 저해가 우려된다. 또한 ‘24년 대선 및 총선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으로 외국인과 기업들의 투자 유보, 올해 1분기 루피아 가치 지속 하락에 따른 추가 금리 인상 압박 등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속 관리가 필요한 요소들이다.
인도네시아 신수도 누산타라 조감도 [자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4) Environment(환경): 국민 안전과 경제를 직접 위협하는 환경 문제 그리고 탄소중립과 에너지 대전환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가 인도네시아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로이터는 2023년에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를 세계에서 가장 공기오염이 심한 도시로 선정했고, 예일대가 조사해 발표한 세계 수질 순위는 127위를 기록했다. 자카르타 수도권은 무분별한 개발과 인구 과밀로 지반 침하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엘니뇨에 따른 강수량 부족으로 주요 수출 품목 생산량이 각각 커피 20%, 팜유 7%, 고무 2% 감소할 전망이다.
국민 안전과 국가 경제에도 위협을 가하는 환경문제에 대응코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4년 환경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우선, 올해 옮기는 신수도의 경우 계획 초기부터 2045년까지 탄소중립 도시 구축을 목표로 지속 가능한 스마트 열대우림 도시로 건설 중이다. 2060년까지 국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국가 온실가스 로드맵(NDC) 발표, 장기저탄소 전략(LEDS) 수립, 국가 전략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25년까지 23%로 확대하는 등 시행계획들을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다.
5) Political(정치): 대선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과 국제사회 입지 강화
인도네시아 국내 정치에서 가장 큰 화두는 올해 2월에 열린 대선과 총선이다. 특히, 올해가 지난 10년간 인도네시아를 이끌었던 조코위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 연도이며, 2월 14일 치뤄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공식 대통령 당선 발표는 3월 20일) 당선되는 새로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미래 모습이 상당히 바뀔 것이다. 다만, 퇴임을 앞둔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이 70%를 넘어가기에 그동안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추진해온 정치 및 정책 방향은 어느 정도 연속성 있게 2024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정치 측면에서 보면,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을 넘어 국제사회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대외협력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22년 G20 개최와 2023년 아세안 의장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인도네시아가 국제회의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또한 미·중 간 헷징 외교, 풍부한 천연자원과 핵심 광물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지 등의 이점을 활용하여 실리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2023년에는 한-인니 수교 5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이 국가 최상위 외교관계인 특별전략적 동반 관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한-인니 CEPA 협정을 발효하며 양국 간 경제 협력도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맺는말: 좁아지는 인도네시아로의 수출길, 그러나 여전히 새로운 협력과 진출 기회는 확대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양국 정상 >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산 부품 사용요건(TKDN)을 확대하고 식음료·화장품 등에 대한 할랄 인증을 의무화하며, 수입 상품의 전자상거래 판매 규제를 강화하는 등 해외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코트라는 인도네시아 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우리 기업에게는 수출길이 좁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비관세 장벽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접근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우리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와 협력하고 신규 진출할 시장은 넓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9월 한-인니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 및 기업들과 제조, 봉제 등 전통적인 협력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도 실질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코트라는 2024년 인도네시아는 사회·기술·경제·사회·정치적 변동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시장 변화와 정책 동향에 대한 세심한 분석과 능동적 대응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고, 올해 더 많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들을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데일리인도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