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국' 인도·인도네시아 코로나19 확산세에 긴장

2020-03-14 11:47 입력

[데스크 기자 dailyindo@gmail.com]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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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문학상 수상작 34편 발표
중국동포 황연씨 시 '왜지나무' 등 6개 부문 34편 선정 수상자 관할공관에서 상금·상패 전수식 개최 예정 재외동포재단(이사장 한우성)은 '제22회 재외동포문학상' 수상작 34편을 웹사이트 코리안넷(www.Korean.net)에 7일 발표했다. 성인 부문 수상작은 ▲ 시 부문 황 연(중국)씨의 '왜지나무', ▲ 단편소설 부문 김수연(캐나다) 씨의 '혜선의 집' ▲ 체험수기 부문 김진아(프랑스) 씨의 '슬기로운 이방인 생활' 등이다. 청소년 글짓기 부문 최우수상에는 ▲ 중·고등부 김미혜(중국)씨의 ‘가을비의 사랑법’ ▲ 초등부 신율(중국)씨의 ‘별’이, 올해 신설된 입양수기 부문 대상에는 ▲ Hana Crisp(호주)씨의 ‘Mother, Lost and Found'가 수상작으로 확정됐다. 한글학교 학생들의 한국어 글쓰기를 장려하기 위해 마련한 ‘한글학교 특별상’은 ▲ 중국 칭다오한글학교 ▲ 케냐 재케냐한글학교 ▲ 미국 다솜한국학교 ▲ 오스트리아 비엔나한글학교 ▲ 아제르바이잔 바쿠한글학교가 수상했다. 재외동포 문학상은 재외동포들의 한글 문학창작 활동을 장려하고 우리 국민의 재외동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1999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는 총 59개국에서 총 1천 3백 29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재외동포 문학상 수상자에게 상패와 100만∼300만원의 상금을, 한글학교 5곳에 50만∼200만원의 상금과 상패를 각각 준다. 시상식은 수상자의 거주국 공관에서 진행된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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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가장 큰 꽃' 인도네시아서 발견…1.11m 라플레시아
'세상에서 가장 큰 꽃'으로 꼽히는 라플레시아 중에서도 지름이 1.11m에 이르는 꽃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정글에서 발견됐다. 서수마트라 천연자원보호국(BKSDA)은 지난 2일 아감 마닌자우 자연보호구역에서 '역대급' 라플레시아(Rafflesia tuan-mudae) 꽃을 발견해 찍은 사진을 3일 공개했다. 아데 뿌뜨라 서 수마트라 BKSDA 국장은 "이번에 발견된 라플레시아는 지름이 111㎝로, 지금까지 기록된 크기 가운데 최고"라며 "단 일주일만 꽃이 피어 있다가 시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 전에 가장 큰 라플레시아는 107㎝로, 역시나 서 수마트라에서 발견됐다. 라플레시아는 동남아시아의 정글 깊은 곳에서만 자라는 희귀 꽃이다. 이 꽃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의 정글 깊은 곳에서만 자생하는 정글 포도나무에 기생한다. 잎과 줄기가 없어서 혼자서 광합성을 할 수 없다. '시체꽃'으로도 불리는 이 꽃은 썩은 고기의 색깔과 냄새를 풍겨 곤충을 유인해 잡아먹는다. 1818년 수마트라섬 정글에서 발견돼 서양에 소개됐고, 탐험대장인 영국인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 경의 이름을 본떠 라플레시아란 이름이 생겼다. 라플레시아는 일본 만화 '포켓몬스터'에 등장하고, 국제꽃박람회 등에서 항상 인기를 끄는 꽃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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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인도네시아서 영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인도네시아서 영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 장면1 : 아이들은 조잘거리며 엄마·아빠와 영어로 얘기하고, 아이의 부모와 할머니는 인도네시아어로 대화한다. 정작 아이들은 모국어인 인도네시아어를 잘못해 할머니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 장면2 : 2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 수다스럽게 영어로 대화를 나누다가 인도네시아어로 말을 바꾼다. 절묘하게 영어와 인도네시아어를 7:3으로 섞어서 의사소통을 한다. # 장면3 : 종업원이 영어로 말을 건네며 주문을 받으려 하자, 한국인으로 보이는 손님이 인도네시아어로 주문을 한다. 이 같은 풍경은 자카르타에 있는 레스토랑이나 공공장소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2억6천만명이 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 세계 최대 섬 나라이며 300여 종족과 500여 지방어가 공존하는 특성상 국가통합을 위해 인도네시아어 교육을 강화해왔다. 특히, 32년 간 인도네시아를 철권 통치한 수하르토 정권 때는 모든 표기를 인도네시아어로 하도록 강제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로 촉발된 민주화운동으로 수하르토 정권이 무너지고 개혁시대를 맞이하면서 정치, 경제와 사회·문화 등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맞는다. 1999년 개혁시대를 연 압두라만 와힛(일명 구스두르) 대통령이 다원주의를 주창하며 중국문화를 비롯한 외국문화에 대해 규제를 풀자,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사립학교가 급증하고 영어교육 열풍이 불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어교육 열풍이 모국어를 위협할 지경이라며 국가통합 기반인 인도네시아어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개탄하고 있다. 훗날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이 된 수카르노를 비롯한 젊은 독립운동가들은 네덜란드령 동인도시대인 1928년 제2차 청년회의 폐막 때 선언한 ‘청년의 맹세’(Sumpah Pemuda)에서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 ‘하나의 언어’를 채택했다. 이 언어는 표준 인도네시아어(Bahasa Indonesia)로 인도네시아 독립과 통합에 크게 기여한다. 수카르노에 이어 정권을 이어받은 수하르토는 보다 철저한 인도네시아어 교육을 실시했다. 수하르토 집권기에 우리가 보고 읽을 수 있었던 유일한 언어가 인도네시아어였고, 영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어의 위상이 추락한 것은 국가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건국 70년을 훌쩍 넘어선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초연결 모바일 시대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교육환경이 열악한 때인 20여년 전만해도 인도네시아 상류층은 자녀들을 호주, 미국 및 유럽 등지로 유학을 보냈고, 이들이 성장해 인도네시아로 돌아와 다양한 분야에서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혁시대 이후인 2000대 초부터 인도네시아 경제가 6%대의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중산층이 확대돼 영어교육을 포함한 양질의 교육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중상층 이상에서는 영어실력이 사회적 지위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영어가 상류층의 언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하르토 정권이 붕괴된 후 20년 동안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 수백개가 문을 열었고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한 학교는 원어민 교사를 구하지 못할 경우 내국인을 고용해 부족하지만 일부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고 있다. 이 같은 교육을 받은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일상에서 영어 사용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영어 사용 확대 현상은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를 포함한 교육기관과 비즈니스는 물론 외국인이 관계된 다양한 행사에서 공무원들은 영어로 소통하거나 발표한다. 일반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서툴지만 영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한국인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 이유를 분석해보면, 인도네시아어는 영문 알파벳을 사용하는 만큼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알파벳에 익숙해서 쉽게 영어와 친숙해 질 수 있다. 영어에서 차용한 인도네시아어 어휘도 많고 영어와 어순도 비슷해 영어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사람에게 있어서 영어 학습환경은 우리보다 낫다. 우리나라의 입시 중심의 영어교육은 시험용인 만큼 실용성 면에서는 떨어진다. 또 영어로 말하면 잘난 척한다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영어학습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콩글리쉬(Konglish, 올바른 표현 broken English) 있듯이,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식 영어인 싱글리쉬(Singlish) 그리고 말레이시아에는 맹글리쉬(Manglish)가 있다. 싱글리쉬는 호키엔어(중국어 방언)와 말레이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인도네시아에는 인도네시아어 어순에 특유의 억양과 발음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이 또한 의사소통 수단인 만큼 인글리쉬?(Inglish, 인도네시아식 영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한인들이 영어를 잘 구사할 경우 얻는 혜택은 많지만 두 가지만 들자면, 먼저 유용하고 가치 있는 정보와 지식을 얻고 전달할 수 있으며, 현지 사회의 중상류층과 교류하고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이끌 수 있다. 20여년 전만해도 우리에게 인도네시아어는 희소언어로 여겨졌고 잘하는 사람이 드물어서, 인도네시아어를 잘 하는 사람이 취업도 잘 되고 사업에서도 성공 확률이 높았다. 지금은 업무든 여행을 가든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국경을 넘나들며 사는 인도네시아 거주 한국인들에게는 국제공용어인 영어와 현지어인 인도네시아어가 하늘 높이 날 수 있는 양쪽 날개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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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인구 적은 한국, 코로나 백신 공동생산에 이상적"
인니 코로나19 게놈 분석해보니, 13건 중 11건 해외와 다른 유형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구가 적은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동생산에 이상적 파트너라고 지목했다. 10일 CNBC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아이르랑가 하르타르또 경제조정장관은 전날 코로나19 관련 화상회의에서 "우리는 인구(2억7천만명)가 많기 때문에 1억7천만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두 번씩 맞아야 한다고 추산하면 최소 3억4천만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국내 여러 제약회사가 한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르랑가 장관은 "인도, 중국처럼 인구가 많은 나라는 자국 내 백신 수요부터 충족시켜야 한다"며 "한국과 프랑스, 덴마크 같은 (인구가 적은) 나라가 인도네시아와 백신을 공동생산하기에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와 관련한 보건, 경제문제 모두 백신이 개발되면 끝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한국의 제넥신은 인도네시아 제약사 깔베(Kalbe)와 코로나19 예방 백신 'GX-19'의 개발에 협력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GX-19는 제넥신, 바이넥스, 국제백신연구소(IVI), 제넨바이오, 카이스트, 포스텍 등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DNA 백신이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6개 그룹과 유형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밤방 브로조느고로 연구기술부 장관은 "국내 환자로부터 얻은 총 13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게놈) 정보를 분석했다"며 "2건은 유럽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그룹이지만, 나머지 11건은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각국의 게놈 연구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서열 정보를 WHO의 세계 인플루엔자 감시망(GISAID)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당초 S, V, G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가 지난달에는 G그룹을 다시 G, GH, GR로 분류하고, L그룹을 추가해 총 여섯 개 그룹으로 나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카르타에 있는 에이크만 연구소가 자카르타 수도권 지역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총 유전자 염기서열(whole genome sequencing) 7건을 분석했다. 또, 자바섬 동부 수라바야의 아이르랑가대학교가 수라바야 지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총 유전자 염기서열 6건을 분석했다. 유럽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그룹으로 확인된 2건은 아이르랑가대학교가 분석한 사례에서 나왔다. 밤방 장관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하고 확인할수록 바이러스의 특징과 출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총 유전자 염기서열은 매우 중요하다"며 "인도네시아인에게 적합한 백신 개발에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이크만 연구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총 유전자 염기서열 100건 확보를 목표로 계속 실험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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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문화연구원 자카르타 역사 연구팀 칼럼3
(사진=자카르타역사연구팀) 조인정 (역사연구팀 연구원/ 아트마자야 가톨릭대학교 다르마시스와 장학생) 프랑스의 도시 아를 (Arles)을 찾은 후기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형형색색 자연의 팔레트로 색을 입히며 랑그루아 다리의 아름다움을 즐겨 그렸다. 고흐의 도개교가 그가 보았던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의 상징이었다면, 깔리 버사르 (Kali Besar)강의 도개교 꼬따 인딴 다리(Jembatan Kota Intan)는 끊임없이 변화해왔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자카르타 역사의 상징이다. 와양 박물관에서 나와 북쪽으로 600미터, 약 7분을 걷다보면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3개의 도개교 중에 유일하게 현존하는 도개교를 만나게 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나 영국 런던의 타워브리지의 웅장함에 감탄했던 사람이라면 길이 30미터, 폭 4.43 미터의 도개교의 작은 몸집에 어쩌면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작은 몸집에도, 40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과 칼리 버사르 물결 안에서 도개교는 자카르타 흥망성쇠의 역사를 묵묵하게 함께 했다. 자카르타에는 1621년 이전에 지은 건물이나 구축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도개교는 역사적인 가치가 상당하다. 암스테르담과 비슷한 도시 디자인을 구획하고자 했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Vereenigde Oostindische Compagnie, VOC)는 운하와 더불어 1628년 이 도개교를 건설했다. 바타비아로 향신료를 나르는 작은 배들이 드나들 때 이 다리는 들어 올려졌다. 처음에 건설되었을 때 이 다리는 영국 요새의 근처 동쪽에 지어져 네덜란드 요새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했기에 ‘영국 다리 (Engelse Brug, England Bridge)’로 자랑스럽게 소개되었다.(1628) ‘닭 시장다리 (Jembatan Pasar Ayam, 네덜란드어로 De Hoender Pasarbrug)’라고도 불렀는데(1630), 이는 다리가 닭과 채소를 파는 시장과 근접해서였다. 4세기 동안 시대의 변화를 겪으며, 다리 또한 몇 번의 붕괴와 재복원을 거쳤고 당시의 상황에 맞게 명칭도 바뀌었다. 1628-1629년 사이, 반튼(Banten)과 마따람(Mataram) 왕국은 바타비아 성을 공격했는데 그 때 다리는 붕괴되었다. 1년 후 네덜란드인들은 다리를 다시 재건축했고 새롭게 지어진 다리를 큰 나무를 일컫는 ‘Grote Boom 다리’로 불렀다. 네덜란드 Dirk Teeuwen교수에 따르면, 세관심사 단속을 위해 바타비아 식민지 관세청 건물 옆에는 크고 육중한 기둥이 칼리 버사르 운하를 가로질러 놓여있었다고 한다. 새롭게 지어진 다리가 ‘큰 나무 다리’로 불리게 된 이유는 그 기둥이 다리 부근에 놓여있었기 때문이었다고 그는 설명한다. 참고로 바타비아 식민지 관세청 건물의 이름도 Grote Boom 이었다. 다리는 후에 홍수와 해수부식으로 망가졌고 1655년 보수공사를 거쳤고, 다리는 중앙다리 (Jembatan Pusat, 네덜란드어로 Het Middelpunt Brug)라고 불려졌다. 이는 다리 가까이에 바타비아의 중심인 시청(현 역사박물관)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19세기 말 빌헬미나 여왕 (Wilhelmina Brug)의 재위가 시작되었을 때는 ‘빌헬미나 다리 (Jembatan Wilhelmina, 네덜란드어로 Wilhelmina Brug)’로 불리기도 했다. 1938년 4월, 교량의 모습과 건축 양식은 그대로 유지한 채, 배의 동태를 감시하고 홍수로부터 예방을 위해 다리는 도개교로 재건축되었는데, 빌헬미나 여왕의 딸이자 후임자였던 줄리아나 여왕의 이름을 따서 ‘줄리아나 여왕 다리 (Jembatan Ratu Juliana)’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독립 선언 후부터 현재까지 다리는 ‘꼬따 인딴 다리 (Jembatan Kota Intan)’라고 부르는데, 이는 바타비아 성 요새의 명칭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바타비아 성을 ‘다이아몬드 요새’라고 불렀다. 인도네시아어로 ‘intan’은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이렇게 명칭이 변경되는 것은 특정 목표나 의도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랜드 마크가 무엇인지에 따라 명칭을 언급하는 사람들의 습관 때문이다. 허나 바타비아 성 요새는 1624년에 만들기 시작했고, 1800년대 초에 현 모나스 부근으로 옮긴다. 독립 후 바타비아 성의 명칭을 다시 부르는 것은 필자로서는 아이러니다. 오랫동안 ‘꼬따 인딴’으로 불렀기 때문일까. 네덜란드인들은 왜 이토록 다리에 집착했던 것일까. 이는 그들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의 지형학적 특징에 순응하여 다리를 건설했던 것에서 비롯된다. 암스테르담에는 약 90개의 섬이 있었고, 운하의 길이가 100킬로미터가 넘는 것이 많았다. 그들은 이러한 섬과 복잡한 운하망을 연결하기 위해 약 1,500개가 되는 다리를 건설했던 것이다. 특히,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 (Grachtengordel)로 알려진 도시 주변은 세 개의 주요 운하 Herengracht, Prinsengracht 및 Keizersgracht가 동심원 벨트 형태로 에워싸고 있다. 운하 주변에는 1,550 개의 기념비적인 건물도 있으며, 도시 Prinsengracht, Keizersgracht, Herengracht 및 Jordaan 또한 운하로 둘러싸여져 있다. 암스테르담 운하 구역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되었으며, 암스테르담은 현재까지도 물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을 선보이며 "북쪽의 베니스"로 세계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자카르타 주지사 알리 사디낀 (Ali Sadikin)은 1972년 9월 7일, 수많은 이름으로 불렀던 이 다리를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이처럼 이 다리는 자카르타 시 소유이고, 역사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쉽게 허물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1980년대에는 노면을 아스팔트로 고정하여 도개기능을 중단하여 관광지로 운영하였고, 2000년대 다시 이 다리를 재복원하였다. 2019년 7월에는 약 29억 루피아(한화 2억 정도)를 투자하여 재복원을 하였다. 2020년 3월, 바타비아인들의 발자취를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방문한 그 곳에서 나는 역사와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감에 빠졌다. 역사는 분명 내게 말했다. 그 곳에서 물결이 흘렀고, 사람과 물자가 흘렀고, 문화가 끊임없이 흘렀다고. 도개교는 유럽과 바타비아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으며, 도개교의 올라감은 새로운 유럽과 바타비아의 문화교류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음을. 하지만 2020년 현재, 꼬따 인딴 다리의 존재 가치는 자카르타인들의 삶에서 망각된 듯싶었다. 철근으로 지어진 교량 옆에서, 도개 기능을 상실한 꼬따 인딴 다리는 마치 날개가 묶여 더 이상 비상할 수 없는 새 같았다. 다리 밑 더러운 물과 널브러진 쓰레기들은 썩은 냄새를 풍겼다. 과거 향신료를 나르던 배가 다녔던 그 운하는 이제 환경미화원들이 작은 배를 타고 쓰레기를 수집하는 길목이 되었다. 카메라 렌즈가 향한 다리 밑은 노상방뇨 포착의 순간이었고, 악취와 민망함을 느끼며 나는 역사의 깊은 향기를 느낄 여유 없이 그 곳을 떠나야 했다. 떠나는 발걸음도 잠시 꼬따 인딴 다리 옆 하얀 기둥에 적혀 있는 글자 “No 21”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참 바라보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검색했다. 바타비아 사람들은 교량 또한 집이나 사옥과 같이 건물 한 채로 여겼기에 고유 번호를 부여했다고 한다. 그랬다, 자카르타 현대인들의 혹독함과 망각에도 꼬따 인딴 다리는 자카르타의 한 공간, 자카르타인들 삶의 한 공간이었던 것이다. 다만 과거와는 다른 공간의 의미로서 재해석 된 채. 시간의 흐름 속 꼬따 인딴 다리는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변화하는 자카르타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다. 주소: Jl. kali besar timur I 에서 kali besar를 가로 지름 감수: 사공 경 참고자료: Azizah Alfi, 「WISATA KOTA TUA: Kenapa Jembatan Intan Bernomor 21」《Newspaper Article》(2016) 「PEMPROV RESTORASI JEMBATAN KOTA INTAN」 Webpage,《Enjoy Jakarta》(2019) 사공경, 「올라가지 않는 도개교: 닭 시장 다리」 《자카르타 경제신문》(2013) ● https://tirto.id/akhir-riwayat-batavia-di-utara-jakarta-cj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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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꼬위 "인니 공무원 2개 직급, AI로 대체…관료주의 타파"
조꼬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공무원 2개 직급을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해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투자방해 요인을 없애겠다고 '폭탄 발언'을 내놓았다. 29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조꼬위 대통령은 전날 현지 경제인들이 총집합한 '콤파스 100 CEO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포럼은 자카르타에서 열렸다. 조꼬위 대통령은 "내년부터 공무원 직급 중 Ⅲ등급과 Ⅳ등급을 AI로 대체할 것"이라며 "AI로 대체가 이뤄지면 관료주의를 줄이고 정부 업무가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급 축소는 의회에 일괄 상정할 규제개혁 관련 74개 법률 옴니버스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며 "옴니버스 개정안이 통과되면 관료주의와 규제가 줄어 정부의 성과를 가속할 것이 확실하지만, 이는 의회의 승인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재선에 성공한 조꼬위 대통령은 지난달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 투자 문호 개방과 함께 관료 개혁과 인적 자원 개발을 최고 핵심 과제로 꼽았다. 앞서 조꼬위 대통령은 지난 7월 두 번째 임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관료주의 개혁이 매우 중요하다. 조직을 더 단순화시키고 더 민첩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만약 관료주의 사고방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서비스 속도, 허가 속도는 관료주의 개혁의 열쇠"라며 "내가 직접 확인해서 비효율적으로 보이면 공무원들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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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재단 이사장, 인니 방문…"한인 이주 100주년 사업 중요"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27일 "인도네시아 한인 이주 100주년 기념사업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지난 과거를 잘 정리해야 앞으로 다가올 100년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이날 자카르타 한식당에서 한인회와 한글학교 교감 등 동포 10여명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재인니 한인 2만3천여명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2박 3일 일정으로 자카르타를 방문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인회는 내년 9월 20일 인도네시아 한인 이주 100주년에 맞춰 100년사 집필과 출판, 100주년 기념식, 한복 패션쇼 등 기념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동포재단에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인도네시아의 한 인사가 시작된 것은 3·1운동 자금을 지원한 장윤원 선생이 망명 생활을 하다 1920년 9월 20일 자카르타(바타비아)에 도착한 것을 기점으로 한다. 박재한 한인회장은 100주년 사업 총예산 17만5천 달러(2억원) 가운데 30%는 동포사회 후원금, 30%는 한인회비와 찬조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40%(8천여만원)를 동포재단에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 이사장은 "지난해 추진한 '프랑스 한인 100년사' 편찬에 동포재단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편찬에도 재단이 진지하게 같이 참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동포재단은 분명한 파트너"라며 "최선을 다할 테니 재인니 한인사회의 컨센서스(합의)를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원금액과 관련해서는 정부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어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검토해서 답하겠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또, 교민들을 위한 한글학교 지원을 늘려달라는 요청과 관련해서는 예산이 한정돼 있기에 당장은 어렵지만, 점진적으로 늘려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외동포재단의 사업비는 연간 600억원이며, 이 가운데 200억원이 전 세계 1천800여개의 한글학교 지원금으로 쓰인다. 인도네시아 한글학교 10곳은 1억원을 지원받는다. 한 이사장은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가능한 학생 수 10명이 되는 한글학교를 지원하려 하지만, 학생 수가 4명인 가봉의 한글학교도 지원한다"며 "진보정권이든 보수 정권이든 일관성 있게 한글학교 예산을 계속 늘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글학교 운영 예산의 절반은 한국 정부 지원금으로, 나머지 절반은 동포들이 부담하도록 지원금을 늘려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현재는 (한국 지원금 비중이) 30%를 넘었는데, 50%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글학교 교사가 전 세계 1만6천명이다. 연간 250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연수하는데 너무 적다. 내년에는 350명을 초청하도록 예산 편성을 하려 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간 1천명 초청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교민들은 간담회에서 "재외 동포 문학상에 동화 분야를 추가해 달라", "인도네시아 독립영웅 양칠성의 이름을 딴 도로 추진에 관심을 가져달라", "스마랑 암바라와성 위안부 처소로 쓰였던 곳에 표지석을 세우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발언을 내놓았다. 이에 한 이사장은 즉각적인 답변을 하기보다는 교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끝으로 한 이사장은 내년 총선에 꼭 투표하고, 동포사회에 집행되는 각종 정부 지원금이 국민이 내는 세금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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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국' 인도·인도네시아 코로나19 확산세에 긴장
이달 들어 확진자 증가…인도 사망자 2명·인도네시아 4명 자카르타, 안쫄과 박물관 등 20여개 관광시설 폐쇄 WHO, 인도네시아에 비상사태 선포 등 적극적인 조치 요구 인구 13억5천만명의 인도와 2억7천만명의 인도네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이달 들어 확산세를 보이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외신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1월 3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2월까지만 해도 3명에 그쳤으나 3월 들어 급증하면서 현재 81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에서는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아온 76세 남성이 사망한 뒤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다. 이어 13일 뉴델리의 68세 여성이 확진자 가운데 두 번째 사망자로 기록됐다. 이 여성의 아들이 지난달 스위스·이탈리아를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가족 검진을 통해 이 여성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는 다음 달 중순까지 외교관, UN 등 국제기구, 취업, 프로젝트 비자 등을 제외한 모든 비자의 효력을 정지 시켜 외국인 입국을 막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자 아예 소수의 외국인만 제외하고 외국인 입국 대부분을 틀어막아 '국가 자체봉쇄'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카르나타카주와 마하라슈트라주는 인도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오자 주요 도시의 공공 빌딩과 극장, 술집의 폐쇄를 명령했다. 인도네시아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까지 확진자 0명을 기록하다가 이달 2일 첫 확진자 두 명이 발표된 뒤 급속히 늘어 현재 6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13일 35명의 새로운 확진자가 한꺼번에 발표돼 불안감이 커졌다.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감염자의 가족 등 근접 접촉자들을 역학조사 하면서 확진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53세 영국인 여성 환자가 발리의 병원에서 숨져 인도네시아 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첫 사망자로 기록됐다. 이어 35번 환자(57세 여성)와 36번 환자(37세 여성), 50번 환자(59세 남성)가 숨져 사망자 수도 총 4명으로 늘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조꼬 위도도(조꼬위) 대통령에게 코로나19 관련 국가 비상사태 선포 등 적극적인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WHO는 인도네시아가 코로나19 관련 국가 비상사태 선포 등을 통해 비상대응 시스템을 개선하고, 대중과 적극적인 소통, 역학조사와 감시 강화, 확진 검사를 위한 충분한 실험실 마련, 확진자 관련 정보제공 등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조꼬위 대통령은 13일 WHO 사무총장에게 전화해 "요구사항의 대부분을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대통령궁이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대응 초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정보 공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엇박자가 발생했으나 확진자가 늘면서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날 자카르타 주 정부는 관광객이 찾는 안쫄 유원지 일부 시설과 박물관, 모나스 공원 등 20여개 시설을 일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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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30)] 아세안과 더불어 번영하는 동반자 관계를
[김영선의 'ASEAN 톺아보기' (30)] 아세안과 더불어 번영하는 동반자 관계를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해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린다.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가 열렸으니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한 달도 안 돼 한국에서 다시 모이는 셈이다. 아세안은 각종 회의가 많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상급부터 장관급, 실무자급에 이르기까지 연간 1300차례 회의가 열린다고 한다. 따라서 아세안 정상들을 아세안 지역 밖에서 모이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2009년 제주, 2014년 부산에 이어 한국에서는 세 번째다. 아세안의 10개 대화 파트너 중 자국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세 차례 개최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만큼 특별한 정상회의다. 호주 미국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이 1970년대에 아세안과 관계를 수립한 데 비해 한국은 1989년에야 비로소 아세안과 대화 관계를 맺었다. 그런데도 아세안이 한국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신남방정책 추진 의지와 진정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신남방정책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신남방정책은 한반도 주변 4강 중심의 외교를 넘어 전략적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아세안 및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외교 및 경제 다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과거 한국의 대(對)아세안 정책은 독립적인 외교정책으로 자리잡지 못한 탓에 정부가 바뀐다거나 북한 문제 또는 강대국 이슈가 불거지면 아세안 국가와의 관계는 뒷전으로 밀려나곤 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2017년 11월 필리핀 방문 때 제시한 신남방정책의 비전과 전략은 아세안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실현해나간다는 한·아세안 관계의 지향점도 분명히 했다. 신남방정책은 그간 많은 진전을 이뤘다.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 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와 외교부의 아세안 협력 전담 ‘아세안국’ 설치, 주아세안대표부의 격상 등 신남방정책 추진 체계를 갖췄다. 특히 신남방정책특위는 16개의 추진 과제와 57개의 중점 사업을 설정해 사업을 총괄·조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는 등 정상 외교를 통해 신남방정책을 직접 추동함으로써 아세안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향을 얻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지난 30년간의 한·아세안 관계를 평가하고 새로운 30년의 미래 파트너십을 제시함으로써 신남방정책의 모멘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와 관련해 문화장관회의 등 5개 분야에서 장관급 회의가 열리고 아세안 정상들이 특별연설을 하는 ‘CEO 서밋’, 산업기술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혁신성장 쇼케이스’, ‘스타트업 엑스포’ 등 40여 개의 행사가 전국적으로 개최된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려 성급하게 몰아붙이는 태도나 보여주기식 행사는 지양해야 한다. 이젠 한·아세안 간 교역·투자 및 인적 교류 질적 심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첫째, 미·중 갈등, 자국중심주의 등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한·아세안 협력관계의 명확한 미래 비전을 제시해 신남방정책이 일관성과 지속가능성을 갖고 추진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서로 ‘윈윈’하는 호혜적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지난해 교역에서 한국은 406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이뤘고, 올해도 10월 현재 무역흑자가 300억달러에 달한다. 이런 교역 불균형은 지속가능한 협력관계 발전에 장애 요소다. 셋째, 지속가능한 협력이 이뤄지려면 더불어 번영하는 협력의 틀을 강화해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 등 지원사업 확대와 관련해 ‘우리도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소리냐’는 인식이 아직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상대방도 함께 발전해야 협력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또 분야별로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제시하고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 교역·투자의 질적 심화 절실 넷째,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관계가 진정한 파트너십의 기본이다.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믿음이 생기려면 쌍방향의 인적 교류와 문화 이해가 중요하다. 한류를 확산시키는 것과 함께 동남아시아의 문화와 가치를 이해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아세안과 한국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민족적 자존을 지키며 정치·경제 발전을 추구해온 공통점이 있다. 오늘날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과 아세안은 지역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신남방정책의 전략적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평화를 향한 동행, 모두를 위한 번영’이란 슬로건하에 열리는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한국 국민과 아세안의 이해와 신뢰를 얻어 신남방정책이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국경제] 김영선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前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