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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니 한류 실태와 발전 방향 제안

기사입력 2014.11.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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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2014년 재외동포 언론사 기획취재 지원사업과 관련, 본지가 제출한 ‘인도네시아 한류 컨텐츠 실태와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가 선정되어 취재를 진행했다지난 9월부터 인도네시아 주요 지역을 방문해 현장을 취재한 기사를 게재했으며, 11월 14일 마지막 종합기획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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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라바야 소재 사립대학교 운닥(Untag) 한류 동아리인 한국어문화센터(KLCC)는 회원들이 부채춤을 출 때 입는 무용복을 현지인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제작했는데, 한복 당의 앞부분과 소매에 인도네시아 전통염색에 사용되는 바틱문양을 넣었다. 한류 동아리들은 한국문화의 수용자인 동시에 생산자 역할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한류 실태와 발전 방향 제안


인도네시아 경제가 성장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3천 달러를 넘어선 이후 문화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자카르타에서는 K-Pop을 비롯해 대중음악 콘서트, 뮤지컬, 클래식음악 공연이 잇따라 개최되어 객석을 채운다. 최근에는 창조경제를 외치면서 인도네시아국제도서전과 자카르타패션위크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관광지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인도네시아 한류가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와 상승작용을 하면서 빠르고 경쾌하게 인도네시아를 사로잡고 있다. 10년 전, 인도네시아 한류 팬들은 한국 드라마나 K-Pop을 텔레비전이나 불법복제 VCD로 시청한 반면, 5년 전부터 인터넷 속도가 개선되고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최근에는 유튜브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즐기고 있다. 또한 한류 스타들의 인도네시아 공연과 인도네시아 내 한류 스타들의 커버댄스공연도 크게 증가했다.


족자카르타 소재 븐땅출판사의 데위 편집장은 지난 9월 중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책(K-Book)의 인도네시아 번역본을 20여 권 출판했다며, 한류의 영향으로 K-Book이 인기를 끌고 있고 말했다. 또 수도 자카르타에서 시작된 한류가 다른 지방도시들로 확산하고 있다.


족자카르타 소재 국립 가자마다대학교(UGM) 인문대학의 뿌조 교수는 지난 9월 중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진보의 모델이라며 양국 간 교류를 통해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로운 발전모델을 찾으려는 인도네시아인들에게 경제.정치.스포츠.문화 등 분야에서 앞선 한국은 매력적인 대상이고, 한류문화는 서구문화보다 이질감이 적고 일본 등의 선진국 문화보다 접근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한류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어에도 이어져 한국어학원이나 대학의 한국어과에 학생들이 몰리고 있지만 아쉽게도 3~4개월 배워서 한글을 읽는 수준에서 멈추고 한국의 역사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수라바야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는 윤세귀 씨는 지난 주말에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생각에는 K-Pop이나 드라마를 좋아하면 한국 음식, 역사, 전통문화 등에도 관심을 가질 것 같은데, 실제로 인도네시아인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K-Pop을 좋아하면서도 한국어조차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류상품을 수입하려는 인도네시아인이 많지만 막상 시장성을 갖춘 양질의 한류 상품은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K-Pop과 드라마가 식상해지려 한다며 다른 것을 찾는 질문도 나온다. 한류 컨텐츠 또는 한류 상품을 확대할 시점으로 보인다.


1990
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와 수하르토 독재정권의 몰락을 겪으면서 인도네시아의 구심점이 됐던 국가권력이 약해졌고, 오랜 시간 동안 인도네시아를 압도했던 미국과 유럽 및 일본 기업과 문화가 주춤한 사이 한국 기업과 문화가 틈새를 차지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중국이 진출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일본이 자국문화 전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
드라마


1990
년대 말만 해도 일본, 인도, 스페인 드라마가 어설픈 인도네시아 드라마와 함께 인도네시아 TV를 장악했다. 간혹 자카르타 망가두아 같이 화교상인들이 많은 곳에 가면 홍콩과 대만에서 제작된 드라마와 중국어 노래를 담은 CD VCD를 구입할 수 있었다. 한국드라마는 한국비디오 가게에서 1개월 이상 늦은 회차를 비디오로 빌려서 볼 수 있었다.


2000
년대 들어서면서 한국드라마들이 중화권 유선방송을 통해 방영되기 시작했고, 이어 '가을동화'가 인도네시아 공중파 텔레비전 방송인 인도시아르에 방영되면서 다른 방송국에서도 한국드라마 방영이 늘었다. 미국 팝송이 흘러나오던 자카르타 시내 상가에는 '겨울연가' 주제가를 시작으로 K-Pop 가요들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초기에 비디오와 텔레비전 방영으로 한국드라마와 가요가 보급되던 시기에는 한국 업체들이 아닌 중화권 화교네트워크를 통해 이들 컨텐츠가 유입.유통되면서 현지 화교층에서 한류팬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IT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한국드라마와 가요를 인터넷 사이트나 유튜브에서 직접 접하거나 불법복제품이지만 손쉽게 DVD를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한류팬이 인도네시아인으로 확대됐고, 자카르타뿐만 아니라 지방도시들까지 확대됐다.  


앞서 말한 기술적인 발전으로 한류 컨텐츠가 초기 단계를 거쳐 익숙해지는 단계에 접어든 점, 한국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한류 컨텐츠를 보급하고 있는 점 등이 한류확산을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K-Pop


인도네시아에서 K-Pop이 유행하면서 한국 가수들의 공연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수년 새 쇼케이스에 머물던 한국가수의 공연이 본격적인 공연으로 확대됐다. 슈퍼주니어 같은 남자아이돌그룹은 지난 수년 간 해마다 공연을 가졌다. 한편 2010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인도네시아-한국문화주간 행사의 일환인 K-Pop 콘서트와 경연대회는 인도네시아에서 K-Pop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한류 팬들은 아이돌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와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한류스타들과 일체감을 느끼고 즐긴다.


한국어


한국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증가하는 동시에 한국에 취업하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들이 증가한 점과 한국드라마와 K-Pop의 가사를 더 잘 이해하려는 노력이 한국어 배우기로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학에 한국학과와 한국어 과정이 속속 생기고, 한국어 학원도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지 고등학교에서 한국어과목을 개설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국 정부도 늦은 감은 있지만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을 개원하고, 한국 알리기와 한국어 보급에 나섰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어과 또는 한국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국립 인도네시아대학교(UI)와 가자마다대학교(UGM) 그리고 사립 나쇼날대학교(Unas) 3개인데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한국기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로 인해 매년 높은 입시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어과 졸업생들은 주로 한국계 기업에 취업하거나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며, 일간지 꼼빠스나 메디아인도네시아 등 언론사에 취업하기도 한다.


족자카르타에는 한국어학원 5~6개와 대학교에 개설된 한국어 교양강의가 있고, 수라바야에는 한국어 개인교습자가 200여 명 된다. 메단에는 한국어 학원이 없지만 국립 북부수마트라대학(USU)에 교양과목으로 한국어가 개설되어 있다. 자카르타에 있는 KT&G 한국어학당 소속 한국어 강사 세르띠 꾸수마데위는 K-Pop으로 한국어 발음을 배우고 K-드라마로 표현을 배운다고 말했다.



11
월 초에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에는 K-Book 코너가 마련돼 한국책을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소개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유력 언론, 메트로TV와 일간 메디아인도네시아는 지난 2012 10 1일자에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한국의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한국 서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해 소설 '덕혜옹주를 출간한 족자 소재 븐땅(Bentang) 출판사의 데위 버르따 편집장은 "한국에는 K-Pop 이상의 것이 있다" " 인도네시아어로 번역된 최초의 한국 역사소설인 '덕혜옹주'가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서점체인인 그라메디아 매장에는엄마를 부탁해완득이등 베스트셀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가시고기등 드라마로 제작됐던 소설, 로맨스 소설, Why 시리즈 등의 학생용 교재, 한국식 화장법이나 옷 입기 등을 안내하는 책, 한류스타와 한류드라마의 화보집까지 다양한 책들이 나와있고, 특히 한국어교재도 다양해졌다. 


당시 족자 소재 가자마다대학교(UGM) 한국어학과 4학년 재학생이던 렌찌딥띠아 씨가 '덕혜옹주'를 한국어에서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했는데, 이전에는 한국 드라마나 책들이 한국어에서 영어나 중국어를 거쳐 인도네시아로 번역됐다.


데위 버르따 편집장은 K-Book 출판은 큰 이익이 되지 않지만 손해도 안 나는 작업이고 아직 시도하는 단계라며, 한류의 인기에 편승하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출판할 책 선정에 대해, 출판사 관계자들이 직접 한국에서 열리는 도서전을 방문해 책을 선정한다고 그가 말했다. 데위 버르따 편집장은 한국책은 인세가 일본이나 미국 책보다 비싸고, 번역비도 영어보다 비싼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를 인도네시아어 번역하는 전문인력의 저변이 약해서 번역료가 비싸고 번역자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식


자카르타에는 한식당이 100여 개가 되고 가격대와 메뉴가 다양해지고 있다. 또 현지인들이 대형 한식당을 열면서 현지인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와 맛을 갖춘 식당이 늘고, 한식을 즐기는 현지인들도 증가하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다녀온 인도네시아인들 가운데 닭갈비 같은 음식을 배워와서 식당을 창업해 성공하는 사례로 나오고 있다.


자카르타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는 세르띠 꾸수마드위 씨는 떡볶이와 어묵 등 거리음식에 대해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아서 이슬람신자들이 먹을 수 있는 할랄(Halal. 종교적으로 허용)음식이고 인도네시아인의 입맛에 잘 맞아서 코리안 페스티벌 같은 한국문화행사를 할 때 자주 포함시킨다고 말했다.


족자, 메단, 수라바야 등지에서는 한식당이 3개에서 10개 미만으로 아직 많지 않고, 한식을 즐기는 현지인의 비율도 자카르타에 못 미친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상승에 따라 인도네시아인의 외식 수요가 증가하고 다양해지고 있는 점, 외국인투자 증가에 따라 한인 수도 증가해 한식고객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점, 그리고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류문화가 소개되면서 한식에 대한 인지도와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식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류동아리


인도네시아 한류동아리들은 한류문화 수용자 모임이면서 동시에 한류문화의 또 다른 생산자다. 특히 한국에서 오는 한류 공연이 열리기 어려운 지방도시에서는 이들이 개최하는 코리안 페스티벌과 커버댄스대회 등이 유일한 한류공연이다. 이들은 스스로 사물놀이나 부채춤을 배워서 한국 관련 행사에서 공연하기도 한다.


반둥은 한류동아리 한사모(한국을 사랑하는 모임)가 처음 결성된 지역으로, 한사모 회원들은 지금도 매주 모여서 한국어, 부채춤, K-Pop 노래와 댄스 등을 배운다.


족자카르타에는 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 등 연령과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등으로 나뉘어 수백개의 한류스타 팬클럽이 활동한다. UGM 풍물패는 족자 지역에서 한국 어린이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주말 한글학교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해주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어린이들에게 사물놀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수라바야에는 한류스타 팬클럽이 100개 가량 되고, 이들이 연합한 형태의 대형 한류동아리 두 개가 있고, 매년 코리안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메단에도 한류스타 팬클럽이 연합한 형태의 한류동아리 코리안 컬처 센터(KCC)가 있어서 매년 12월에 코리안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K-Pop 커버댄스대회 등 한류문화를 함께 공유한다.


지방도시 한류 동아리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자금과 한국인 강사 부족이다. 기본적으로 회비로 운영하지만 코리안 페스티벌 같은 행사는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데 한국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어도 가르칠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점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련 공연이나 문화행사가 자카르타에 집중되어 있어서 지방도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점이다. 


한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안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칠 강사 부족에 대해, 수라바야 소재 사립대학 운딱(Untag) 한국어문화센터(KLCC) 한국어 강사 윤세귀 씨는 체계적이고 재미있는 한국어 강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튜브 등에 올리는 해법을 제안했다. 그는 기존에 공개된 동영상 강의는 외국인이 배우기에는 좀 어렵고 체계적이지 못한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번역의 질적 개선에 대해, 데위 버르따 븐땅 출판사 편집장은 번역가의 저변 확대를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번역대회를 개최해 번역가를 발굴하고, 현지인 번역가를 대상으로 한 연수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소설 '덕혜옹주' 번역자이자 UGM 한국어과 강사인 렌찌 씨는 한국어를 배울 때 참고할만한 책과 재미있게 있을 수 있는 책이 부족하다며 이런 부분의 책들이 더 출판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데위 한사모 부회장은 현재 함께 일하는 한국인의 성격과 생활방식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반둥에 한국어학당이나 한국어코스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메단 한류 동호회 한국문화센터(KCC)의 누룰 대표는 K-Pop 공연과 한국문화행사들을 지방에서도 개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14년 재외동포 언론사 기획취재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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