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詩鏡 - 얼음연못 /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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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鏡 - 얼음연못 / 복효근

기사입력 2014.12.1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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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강원도 어디쯤이었을 겁니다. 한 무리 썰매를 태운 얼음연못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어릴 적 즐거움을 떠올리며 우리 일행도 썰매를 탔습니다. 썰매를 지치다보니 한쪽에선 얼음구멍 낚시가 한창이더군요. 싱싱한 빙어가 햇살에 반짝이고... 

얼음연못이, 말랑말랑하던 가슴을 단단히 하고 세상의 겨울을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그 단단한 가슴을 풀어놓은 곳에서 연꽃이 피어오르겠지요...  

지금 추운 우리들 마음도 꽃처럼 밝으리라 소망해봅니다, 이 겨울이 지나면. 




얼음연못 / 복효근

얼음 위에 누가 저렇게 돌을 던졌을까
구멍 난 가슴을 덮으려
연못은 더 많은 바람과 그늘을 불러 모았겠다
나이테처럼 얼음을 덧입고
얼음의 근육들이 자란다
더러 뚫고 지나가지 못한 돌들이
얼음에 박혀 있다
거미줄 같은 균열들이 돌을 붙들고 있다
뿌리처럼 퍼져 나가 스크럼을 짜고
상처가 상처끼리 연대한다
한 번 부러졌던 뼈처럼
돌은 얼음의 뼈가 되어 연못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돌 몇 개로 무너진다면 얼음은 얼음도 아니다
돌 몇 개로 메워질 연못이라면 연못도 아니다
큰 돌이 넉넉하게 박힌 얼음이라면
맘 놓고 들어가도 좋겠다
돌 몇 개는 제 가슴에 안고 있는 사람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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