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詩鏡 - 담쟁이 / 도종환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詩鏡 - 담쟁이 / 도종환

기사입력 2015.02.12 08:3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5년간 달리기 꼴찌만 하던 친구 위해 ‘깜짝모의’, 앞서가던 4명, 30m 지점서 기다려 나란히 골인> 이 글은 지난 가을 어느 신문기사의 제목입니다. 연골무형성증이라는 장애를 안고 있는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달린 초등학교 운동회 이야기입니다.

사는 일 모두가 그와 같아서 함께 손잡고 달리기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 시인의 눈은 수직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을 바라봅니다. 모두가 절망이라고 말할 때도 말없이, 혼자서가 아니라 여럿이 손잡고 나아가는 담쟁이덩굴 말이지요...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