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 사람, 헤어질 때 인사는 대게 ‘언제 밥 한 번 같이 먹자’ 그렇게 됩니다. 그런데 그 언제가 언제인지 불투명하다는데 문제가 좀 있지요. 일 순위에서 밀려, 밀리다가 잊히는 그런 약속 해보신 적 있으세요?
밥 한 번 먹자 / 박정자
쉽게 하는 인사 아니다
언제 밥 한 번 같이 먹자,
별 뜻 없이
지나치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는데
예전엔 쉬웠던 인사가 점점
쉽지 않은 이유, 이 나이쯤에
밥이라면 먹을 만큼 먹어버린 때문일까
말의 무게를 위반하는 공허 때문일까
밥 한 번 같이 먹는 일
시간이 아니라
마음 나누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다음부터일까
쉽지 않은 인사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