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채인숙] 우붓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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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숙] 우붓 2

기사입력 2015.02.2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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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붓, 발리의 심장을 걷다  (2)

 

글   : 채인숙   
사진: 조현영

 

 엊그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고 떠들썩했는데 벌써 3월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에선 긴긴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을 맞아 학교와 직장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지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무튼 뭔가 새롭게 시작된다는 건 가슴 뛰는 일이다. 인생을 결정할 만한 사랑이나 미래를 제시하는 새로운 일이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취미를 갖는 일은 언제나 우리를 흥분시킨다. 하지만 아주 소소하고 작은 일들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내는 것은 인생을 늘 신선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새로 발간된 책이나 그림을 보는 일도 그러하고, 아주 특이한 문양의 장신구나 비치 원피스를 로컬 시장 한구석에서 싼 가격에 찾아내는 일, 혹은 전혀 맛본 적 없는 새로운 음식을 먹는 일도 그중에 하나다. 우붓은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심지어 아주 매력적으로 유혹한다.

 

베벡벵일 음식점



 

 1. 베벡 벵일에서 오리 고기를 먹자.

 우붓에 도착하자 마자 내가 가장 먼저 찾은 식당은 Bebek bengil 이라는 오리 요리 전문점이다. 이름에서 알다시피 오리 고기가 가장 중요한 메뉴다.   우붓과 누사두아, 짐바란 등에 지점이 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식사를 해서 더 유명해졌단다. 아름다운 정원과 친절한 미소의 종업원들을 보는 순간, 내가 이 독특하고 묘한 매력으로 가득 차 있는 우붓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절감할 것이다. 바싹 튀긴 오리 고기 반 마리와 흰 밥, 그리고 약간의 야채가 딸려 나온다. 3가지 종류의 삼벌 소스도 입맛을 자극하고 전혀 기름지지 않은 특유의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도시 생활에 지쳐 온 우리를 고소하게 유혹하는 듯 하다. 물론 시원한 빈땅 맥주 한 잔도 곁들여야 한다.     

 

* Bebek Bengil;  Jl, Hanoman, padang tegal, Ubud, Bali. 

                 tel. 0361.975489. 977675

 

 




우붓 시장


우붓 거리

 

2. 룰루랄라, 우붓 시장을 돌자

 배도 부르겠다, 이제 우붓 거리를 쏘다닐 시간이다. 단연코 우붓에선 갤러리들을 돌아보는 일이 일순위지만, 그 이후엔 우붓 라야를 따라 걸으며 작은 디자이너 숍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유니크한 디자인의 장신구들과 발리가 아니라면 절대 구할 수 없는 멋진 문양의 원피스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길거리의 숍들에서 나는 당연히 눈요기만 한다. 진짜 쇼핑은 우붓 시장에서 즐기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숍들보다 몇 배는 저렴한 가격에 온갖 발리 특산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그릇부터 장식 소품, 향초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는 모두 있다. 물론 냉방 시설이 거의 없는 좁은 시장을 돌아다니려면 약간의 인내와 편한 운동화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가격 흥정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치고 빠지는(?) 밀당 실력도 좀 필요하다. 나는 이곳에서 얇고 시원한 발리 원피스와 밴딩 스타일의 배기팬츠를 10만 루피아 안팎에 각각 구입해서 발리에 있는 내내 참 열심히 입고 돌아다녔다. 물론 원래 부른 가격에서  40% 이상을 깎았다. 어찌나 천이 가볍고 시원한지 발리 특유의 강렬한 햇볕과 더위를 견디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원피스에 맞춰 나무에 알파벳을 조각해 만든 까만색 반지를 4만 루피아에 사서 그 독특한 디자인을 한껏 뿌듯하게 바라보며 몇번이고 손가락을 치켜 세워보곤 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발리를 떠나는 날 손가락에 힘을 주다가... 나무 반지가 툭 부러지고 말았다....

 

* Pasar Ubud; Jl, Ubud Raya  (우붓 왕궁 건너편)

 

 



누리스립


 

3. 갤러리 투어를 마친 후에는 달콤한 폭립을 먹어야지.

 지난 호에 네카 갤러리를 소개했었다. 우붓의 갤러리들을 차례대로 돌 때는 네카 갤러리를 오전이건 오후건 마지막 코스로 두는 것이 좋다. 왜냐 하면 갤러리 건너편에 있는 누리 와룽에서 폭립 바베큐를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덥고 비좁은 식당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 뉴요커였던 남편 브라이언 (2년 전에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다)과 족자 출신의 부인 누리가 발리에서 만나 세운 식당이니 만큼 모든 음식들이 두 나라의 맛을 절묘하게 결합해 놓은 듯 하다. 손님들이 많아 바깥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고, 같은 식탁에서 전혀 낯선 사람들과 마주앉아 바베큐 립을 뜯어야 하는 일도 허다하지만 어느 누구도 어색해 하거나 인상을 찌푸리진 않는다. 심지어 사람들은 이 더운 오후의 낯선 경험을 약간씩은 즐기는 듯한 표정들이다. 주인장이 직접 만들었다는 달콤한 소스를 듬뿍 발라서  야자 껍질을 태운 불판 위에 구워 내놓는 폭립은 이 식당 최고의 인기 메뉴이다. 제법 큼직한 사이즈의 폭립 뿐 아니라 온갖 야채와 두툼한 패티를 끼운 햄버거도 일품이다. 살얼음이 살살 녹는 맥주 한 잔, 혹은 평소에 즐기지 않는 차가운 탄산 음료를 곁들여도 좋다. 한 잔쯤은 어떠랴 싶다. 그래도 건강이 염려된다면 좀 달다 싶긴 하지만 시원한 아이스 티 종류를 권한다.

 

*Nuri's Warung; Jl, Raya Sangginan, Kedewatan, Ubud, Bali.

                tel, 0361. 977547

 

 


 


4. 코코 수퍼마켓에서 발리 와인을 사자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다. 날도 어두워졌으니 우붓의 바에서 맥주 한 잔을 나누며 친구와 밀린 수다를 떨거나 낯선 외국인들과 친구가 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제법 비싼 돈을 치룬 리조트에서 잠만 자고 나온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 하여 발리 와인 몇 병을 사들고 리조트의 수영장에서 우붓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로 한다. 발리 와인은 솔직히 그다지 뛰어난 맛은 아니지만, 여행자들의 하룻밤을 유쾌하게 적셔줄 만은 하다. 특히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다.(10만 루피아 대의 와인도 있다) 와인은 발리 어디서나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코코 수퍼마켓에서 구입했다. 슈퍼 안에 와인 숍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생각보다 발리 와인의 종류가 많아서 좀 놀랐다. 세 종류의 와인을 사들고 와서 마치 시음회를 하듯이 조심스럽게 마셨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물론 맛이 아주 엉망인 것도 있었지만, 사람의 입맛은 제각각이니..) 중간 가격대의 와인 정도면 아주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코코 슈퍼마켓에서는  와인 뿐만 아니라 발리의 깜보자 꽃잎 모양을 딴 향초나 갖가지 종류의 오일, 자연 재료로 만든 바누 등이 다양하다. 발리를 다녀 온 기념으로 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눠주는 것도 좋다. 

 

* Coco Supermarket : Jl, Raya Pengosekan, Ubud, Bali 

 

[프로젝트 키위 1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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