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詩鏡 - 너의 식목 / 이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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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鏡 - 너의 식목 / 이기철

기사입력 2015.04.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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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철심처럼 단단히 박혔던 땅 속 얼음알갱이들... 그것들이 녹아 흙에 스미는 물기와 온기로 한껏 부풀어 오른 4월입니다. 어둠 속 씨앗들은 외출하는 발걸음이 바쁘겠지요. 

흙으로 빚어진 사람의 몸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해봅니다. 세상의 모든 꽃이 씨 안에 있듯이, 우리가 서로의 몸에서 꽃으로 피려면 봄처럼 녹아야 한다고, 부풀어야 한다고 봄꽃들이 다투어 핍니다... 




너의 식목 /  이기철 

가슴속에 너를 식목한 날은
마음이 온종일 유리병처럼 반짝거린다
이 세상 가장 뒤쪽은 어디인가
나는 아무도 꺼내볼 수 없는 뒤쪽에 너를 심는다
너는 때로 보석이었다가 때로 넝마이었다가
때론 석영이었다가 때론 진흙이었다가,
너는 나의 안이고 바깥이었다가
나의 영원이고 수유였다가,
내를 건너다 문득 생각나는 이름처럼
내를 건너면 홀연 잊어버리는 이름처럼
너를 심고 너를 꽃피울 내 깊은 어느 곳
오늘은 어떤 삽날도 닿지 못할 깊은 뒤쪽에
형언의 삽으로 너를 심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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