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언가 악기 하나쯤 잘 연주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색소폰이나 기타, 드럼 같은 것 말이지요.
고단하게 달려온 어느 시점에서, 돌아보면 내 몸이 바로 세상을 흘러 다닌 멜로디였다는, 화음을 이루기 위해 아침마다 목청을 가다듬어야 했다는, 내 몸이 바로 악기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겠지요. 그 숨결을 모아 아름다운 노래로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 마음의 첼로 / 나해철
텅 빈 것만이 아름답게 울린다
내 마음은 첼로
다 비워져
소슬한 바람에도 운다
누군가
아름다운 노래라고도 하겠지만
첼로는 흐느낀다
막막한 허공에 걸린 몇 줄기
별빛같이
못 잊을 기억 몇 개
가는 현이 되어
텅 빈 것을 오래도록 흔들며 운다
다 비워져
내 마음은 첼로
소슬한 바람에도
온몸을 흔들어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