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詩鏡 - 고래의 꿈 / 송찬호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詩鏡 - 고래의 꿈 / 송찬호

기사입력 2015.04.23 10:2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사람들이 고래의 꿈을 꾸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 유전자에 새겨진 원시의 기억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함께 바다를 떠돌던 우정, 그 오래 된 기억말이지요. 사람처럼 100년을 살면서 멈추지 않고 계속 성장한다는 고래, 그 힘과 그 지혜를 얻고 싶기 때문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새우잠 자더라도 고래꿈을 꾸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루기 어려운 꿈이 고통스럽더라도 꿈꾸는 사람만이 믿음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우리 안에 잠재된, 마침내 거인이 되는 큰 꿈의 완성을 위해, 오늘도 세상의 바다를 헤엄칩니다... 





고래의 꿈 / 송찬호

나는 늘 고래의 꿈을 꾼다 
언젠가 고래를 만나면 그에게 줄 
물을 내뿜는 작은 화분 하나도 키우고 있다 

깊은 밤 나는 심해의 고래방송국에 주파수를 맞추고 
그들이 동료를 부르거나 먹이를 찾을 때 노래하는 
길고 아름다운 허밍에 귀 기울이곤 한다 
맑은 날이면 아득히 망원경 코끝까지 걸어가 
수평선 너머 고래의 항로를 지켜보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한다 고래는 사라져버렸어 
그런 커다란 꿈은 이미 존재하지도 않아 
하지만 나는 바다의 목로에 앉아 여전히 고래의 이야기를 한다 
해마들이 진주의 계곡을 발견했대 
농게 가족이 새 펄집으로 이사를 한다더군 
봐, 화분에서 분수가 벌써 이만큼 자랐는걸..... 

내게는 아직 많은 날들이 남아 있다 내일은 5마력의 동력을 
배에 더 얹어야겠다 깨진 파도의 유리창을 갈아 끼워야겠다 
저 아래 물밑을 쏜살같이 흐르는 어뢰의 아이들 손을 잡고 해협을 
달려봐야겠다 

누구나 그러하듯 내게도 오랜 꿈이 있다 
하얗게 물을 뿜어올리는 화분 하나 등에 얹고 
어린 고래로 돌아오는 꿈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