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증시 트레일러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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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트레일러 (6.28)

기사입력 2015.06.29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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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President, 리더쉽을 그대 품안에!
글. 이진혁 (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대표)

   “너나 잘하세요.”  정부권력과 의회권력간의 첨예한 갈등과 다툼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작금에 한국과 인도네시아 두 나라 위정자들이 이 말을 이해한다면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 같다. 권력자의 리더쉽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고 그 리더쉽에 따라 각 나라들의 정치경제 상황이 희비를 보여 주고 있다. 

미국 연방 상원이 지난 24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대외무역 협상의 전권을 부여하는 무역협상촉진권한(TPA)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오바마는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최대의 정치적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TPA 법안 통과를 통해 미국 의회는 노조와 일자리보다는 글로벌 리더십이 미국의 더 중요한 국가 이익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근린궁핍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일본의 아베총리는 아베노믹스를 통해 강한 경기회복세를 이끌어내고 있고 일본 증시는 올해 들어서만 2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며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엔저를 기반으로 하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중국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인도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모디가 작년 4월 총리에 취임하며 경제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지분 제한 규제를 완화했고 한국과 일본 등 제조업 강국의 기업에 대규모 땅을 제공해 제조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정책이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꾸준히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었지만 복잡한 세금 문제, 법 규정의 모호함 등으로 인해 투자하기 불편한 나라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것이 당면과제 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인도의 과세 당국은 외국인 기관투자가에게 20%의 최저한세(MAT)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정부의 의도와 상관없이 기존의 복잡한 법 규정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예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도 시진핑 주석의 주도 하에 부정부패 척결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 주며 성장 주도의 경제의 연착륙과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들을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주에 기준금리를 한달 보름 만에 다시 인하하고 지준율을 하향 조정하며 시중에 유동성을 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재경전략연구원은 중국의 상반기 GDP성장률을 6.96% 전후로 예상했다. 그러나 소비와 투자가 다소 나아지고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공업 생산이 여전히 부진하고 수출과 수입 모두 증가 속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중국의 딜레마 이다. 지난 26일 중국 상해 종합주가지수가 7.4% 폭락하며 버블논쟁이 한창인 중국 증시는 올해에만 30% 상승했다. 


     지난 주말은 온통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의 첨예한 이견으로 과연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로 가고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것인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본 졸고를 마무리한 시간 이후 29일 월요일 아시아 금융시장이 문을 여는 시간까지 극적인 타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예상하면 어찌되었건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 되기를 바랄 뿐이다. 

1999년 11개 국가로 결성된 유로존에 그리스는 2001년 3월이 되어서야 가맹국이 되었다. 유로존 출범 당시 경제상황이 참가 기준에 미달 되었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년에도 그리스는 국가 재정 악화로 그렉시트 이슈가 불거졌으며 지금까지 그 문제가 이어져 온 것이다. 잘못된 만남의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 것이지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고 하겠다. 

더욱이 올해 1월 좌파정부가 출범 하면서 포퓰리즘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고 그리스 국민들은 좌파 정부가 자신들의 연금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국제 채권단은 그리스 정부의 지출을 줄이기 위해 GDP의 17.5%에 해당하는 연금지출 축소를 요구했다. 그리스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100%다. 퇴직 후에도 월급을 그대로 받는다는 뜻이다. 올해 8월말까지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에 갚아야 할 돈은 88억 유로다. 좌파정부도 마지막까지 버텨온 연금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국제 채권단의 추가적인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다음달 5일 개혁안 수용에 대한 국민투표 실시를 전격 선언하고 반대표를 던져줄 것을 촉구함에 따라 시장은 그리스가 더 이상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였다. 과도한 복지와 개혁에 대한 거부는 결국 국민과 정부의 실패를 의미하며 지속 가능한 복지가 무엇인지를 한국의 정부와 정치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그리스 이슈가 강 건너 불이 아닌 것은 명확하다. 

그리스 정치 역사상 150년 만에 40세의 나이로 좌파 정당 시리자(SYRIZA)를 이끌고 최연소 총리에 오른 치프라스는 이렇다할 정책도 펴지도 못한 채 임기 내내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협상에 이끌려 왔다. 보석상 점원으로 일했던 아내와 두 자녀들과 함께 쓰레기 매립장이 보이는 빈민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가 과격한 반 긴축 주장으로 독일 주간지 슈피겔로부터 얻은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라는 별명이 실현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은행에 맡긴 돈을 일부라도 인출하기 위해 은행 ATM 앞에서 장사진을 치고 있는 그리스 국민들은 치프라스 총리를 여전히 그들의 지도자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국의 사정은 차치하고 인도네시아 상황을 보도록 하겠다. 일단 조꼬위 대통령은 안쓰러운 모습이 역력하다. 정치적으로는 본인을 대통령 후보로 선택한 투쟁민주당(PDIP)조차도 그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고 일부 권력기관에는 대통령의 지시가 전혀 먹혀 들어가지가 않는다. 의회는 여소야대로 사사건건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발목을 잡고 있다. 정치가 그 모양인데 경제가제대로 된 길을 갈리는 만무하다. 조꼬위가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한 작년 10월은 인도네시아 경제가 본격적인 하강의 길로 들어서는 시기였다. 

인도네시아 경제를 지탱하는 자원 수출은 자원수입의 블랙홀인 중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2003년부터 2011년까지 호황을 구가하던 시기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 등을 비롯한 경기침체가 중국의 경기하강 등과 복합적으로 이어지면서 2012년부터 인도네시아 경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입 감소, 경상수지 적자 확대, 인플레이션 증가, 환율 약세 등 매월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여전히 험난한 앞날을 예고 하고 있다. 

전임 유도요노 정부 10년간 현실에 안주했던 달콤함의 설거지를 조꼬위 정부는 해야만 했다. 전혀 개혁되지 않았던 관료주의는 조꼬위 정부의 정책 실행력에 제일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조꼬위 정부의 공약은 국내외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이상적인 정책에 몰입 되어 있고 재원조달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이전 정권의 설거지와 더불어 새로운 정책의 입안과 실행에 너무나도 커다란 괴리가 존재하게 되고 말았다. 취임 이후 불과 8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현재 조꼬위 정부는 정책 실행력에 대내외적인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참으로 어려운 시기 이지만 어찌 보면 운도 따르지 않아 한편으로는 측은지심의 평가도 없는 것은 아니다. 

1분기 GDP 성장률이 4.71%에 머물고 무역수지는 지난 5월까지 6개월 연속 월간 흑자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 감소와 더불어 수입 감소가 더욱 증가하여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상태에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애초 금리 인하 카드는 환율약세 촉발로 쓸 수가 없어 중앙은행과 같이 재정정책에 집중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 약발이 제대로 먹힐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지난 5월까지 정부가 확보한 세수는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2.4%가 감소하였다. 인프라 관련 정부 지출 증가가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가 없다고 하겠다. 정부 지출 증가가 만병 통치약이 될 것처럼 정부는 홍보하고 있지만 내수 경기가 당초 전망 이상으로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상황이 그리 녹녹하지가 않다. 블루수깐(Blusukan, 자바어)이라는 조꼬위 대통령 특유의 현장 확인 행보를 통해 공무원들의 자세 전환을 촉구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시장은 잘 알고 있다. 

대통령 취임 이후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아니면 말고' 식으로 거둬들인 어설픈 정책도 부지기수다. 시장은 정확한 메시지를 원하고 있지만 현 정부의 장관들은 그렇지가 않다. '일하는 정부'(내각)이라는 당초의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최근 개각에 대한 논의가 증폭되고 있지만 정당간의 정치적인 견해차로 이 또한 만만치가 않다. 

또 올해 말 아세안경제공동체(AEC)출범을 앞두고 자국 산업 및 근로자 보호라는 명분으로 대안을 모색하지 않고 빗장을 걸기만 하려는 현 정부의 행태는 모순적이다. 최근 정부 정책의 한 예를 들어 보겠다. 다음달 7월부터 시작하는 국민연금(Jaminan pensiun)과 관련하여 아직까지도 세부적인 사항이 기업에 전달이 되지 않고 있어 많은 정책적인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올 1월부터 시작된 건강보험(BPJS kesehatan)프로그램도 아직까지 혼선을 빚고 있는 마당에 적자 재정을 이유로 보험료의 대폭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현 인도네시아 사회구조와 국민소득, 정부의 관련기금 운용 역량 등을 고려할 경우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시행은 시기상조 일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노동부 장관은 최근 내년부터 매년 최저임금을 평균 10~11% 인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기업들의 인건비와 준조세 부담이 대폭 증가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시장은 여전히 조꼬위 정부의 명확한 메시지를 원하고 있다. 그의 리더쉽에 대한 기대는 이제 현실로 돌아 왔다. 


    지난 25일 목요일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 수장과 임원진들 개편이 있었다. 신임 이사장(President director)은 3년간 그의 임기 중에 시장거래대금을 현재보다 3배 이상 늘리고 미국의 Nasdaq과 같은 시장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이전 이사장과 같이 신규 상장기업을 늘리겠다는 게 그의 해결책이다. 

공허하기 그지 없다. 수요 창출에 대한 내용은 없고 공급 사이드만 강조하고 있다. 내외국인을 합쳐 34만명에 지나지 않는 투자 인구와 그 중 5%에 불과한 소위 active 투자자 규모로는 정상적인 증권산업을 기대할 수 없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시장을 내어주고 나라의 부(富)가 고스란히 유출되는 현실에 대한 판단은 없다.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에게 주식투자를 위한 계좌를 개설할 경우 10만 루피아만 있으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고 꼬드기고 (?) 있는 현실에서 그들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경제교육과 저축에 대한 교육이다. 이것이 인도네시아 증시의 현실이다. 그래서 필자는 인도네시아 증시 또한 그 미래가 밝지 않다고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    


     2015년 상반기를 마감하는 이번 주 증시는 그리스 이슈로 변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4923포인트로 지난주를 마감한 증시는 거래대금의 지속적인 감소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지속 등으로 약세국면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증시 격언처럼 쉬는 것도 투자다.  

2분기 상장기업들의 실적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시점에 대한 논쟁이 다시 점화됨에 따라 시장은 여전히 눈치보기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에게는 힘든 시간이 지속될 것 같다. 고독한 승부가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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