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광복 70주년 맞아 함께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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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광복 70주년 맞아 함께 걸어요”

기사입력 2015.08.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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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방 수르요노 인화일보 편집장 “평화헌법 개정은 군국주의 부활”
글: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올해는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광복 7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각각 35년과 3년간 일제강점기에 국권 침탈, 항일운동에 대한 탄압, 자원 수탈 등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1945년 8월에 독립을 맞이했다. 이후 양국은 가해국인 일본과 반목과 협력을 반복하며 수십 년을 보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인은 일제에 대한 반감이 우리처럼 커 보이지 않는다. 어떤 이는 태평양전쟁 말기에 일본이 패색이 짙어지자 태도를 바꿔서 표면적으로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하도록 지원한 것 때문이라고 하고, 다른 이는 식민지배기간이 3년으로 비교적 짧았고 본토와 떨어져 있어서 한국만큼 혹독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수년 사이에 일제 만행을 재조명하고 일본의 보수·우경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부상하고 있다. 밤방 수르요노(78) 인도네시아 인화일보(印華日報) 편집국장은 지난 6월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보낸 동남아시아 학자들의 공개서한 작성을 주도했다. 동남아시아 학자들은 이 서한에서 총리에게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하고, 평화헌법 개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말살하는 교과서의 시정을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3개 국가의 대학과 학술 단체의 역사ㆍ문화 학자와 언론인 등 20명이 서명한 공개서한에 따르면, 일본군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3개 국을 1942년부터 3년간 강점하면서 12만여 명에 이르는 무고한 주민을 학살했다. 수많은 남성들이 강제노역에 동원됐고, 어린 여성들은 위안부로 끌려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만 수천 명 이상이 위안부로 끌려갔다. 


밤방 국장은 중국계 인도네시아인으로 어린 시절에 일본군의 침략과 만행을 실제로 목격했고, 성인이 돼서는 일제 강점기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책으로 펴내는 등 일제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50여 년을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역사에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부분이 있고, 이를 제대로 보존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나치가 2차 세계대전 때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독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일본 정부가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라며, 다시는 일본의 침략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젊은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밤방 국장은 일본 정부가 평화헌법을 개정해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지향하고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의미하는 평화헌법 개정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평화와 안녕을 위협할 것"이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그는 또 일제 강점기 역사에 관한 세미나를 정례화하는 한편, 조만간 일제 침략 관련 사진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일제 강점기에 서부 깔리만딴주에서 수천 명의 무고한 주민이 학살 당한 사건과 관련해 주정부가 매년 6월 28일을 추모의 날로 지정해 기념행사를 열고 있는데, 이를 확대해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한일 양국간의 외교적 갈등은 그 어느 때 보다 꽁꽁 얼어 붙었다. 일본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참의원 선거(2013년 7월), 중의원 선거(2014년 12월)를 포함한 전국 단위 선거 '불패'의 기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보수 우익적 행보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일본 문부과학성이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령하고 있다"고 기술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했다. 지난 2010년에는 4개 출판사 10종 가운데 1종만이 이같이 서술했지만 2014년에는 4개 출판사 8종 가운데 6종(75%)으로 늘어났다. 향후 잘못된 교육을 받은 일본 학생들이 보수 세력에 표를 던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밤방 국장은 일본 보수 우익들이 1930~1940년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지배했던 일본제국주의 시절을 그리워하며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대동아공영권 실현을 다시 꿈꾸는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도네시아서 인상 깊었던 일 중 하나가 성대한 독립기념일 행사다. 독립에 대한 기쁨을 마을이나 직장 단위로 축하하면서 일체감을 지향한다. 최근 3~4년간 라마단과 이둘피트리가 독립기념일과 비슷한 시기에 도래하면서 위축된 느낌이 있었지만 올해는 독립기념일을 성대하게 준비하고 있다. 

더욱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국인들이 인도네시아인들과 축하행사를 같이 한다. 한국 광복절 8월 15일과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 8월 17일 중간인 16일(일) 아침에 자카르타 중심가 수디르만 거리를 태극기와 적백기를 흔들며 함께 걷는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연대해 만들어갈 평화와 번영을 위한 걸음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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