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특집기사』 수필가 김은숙씨 신인문학상 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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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사』 수필가 김은숙씨 신인문학상 수상 -

기사입력 2015.08.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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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에 <그대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 김은숙 씨가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왼쪽 두 번째가 김은숙 씨. 

『삶의 2인자가 만들어 낸 아주 큰 그늘』

취재 및 정리: 김주명(시인, 롬복거주)

  지난 7월, 보기 드문 시상식이 있었다. 두 권의 수필집 ‘여왕’과 ‘사랑은 이혼이다’를 발간한 김은숙 수필가의 신인상 수상 소식이다. ‘작가추천’ 제도를 대신해서 신인상 수상으로 문단에 데뷔하는 것이 지금의 관례인 점을 감안하면 김은숙 수필가의 경우, 이미 기성 작가의 반열에서 다시 신인 문학상에 도전장을 냈고, 기어이 이루어냈다는 소식은 더욱 놀랍고 기쁘다. 작가가 직접 전하는 수상 소감을 들어보자. 

 “격월간 「서정문학」과 「지필문학」, 두 곳의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에 당선하였습니다. 한국에 늦게 도착해서 시상식에는 늦었지만 지필문학의 청산회장님, 다른 작가님과 함께 개인적으로 상패를 전달 받았습니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인 삶을 영위해야 하는 게 사람입니다. 누구 한 사람이라도 저의 글을 읽고 감동을 했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 합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은 사람이 제가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 기분이 좋지 않을까요? 글은 성취도 있어야 하고 감동도 있어야 하며 미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움이 곧 글쓰기의 시작이다

수상자 김은숙은 족자카르타의 햇빛과 비와 바람으로 태어난 아이들 넷과 함께 살고 있다. 그곳에서 한국기업 자회사에 근무하던 남편을 만나고 결혼했으니, 아이들의 고향은 온전히 인도네시아인 셈인데도 진한 한국인의 피를 가진 분명한 한국인이다. 주부로서 살림과 네 아이의 교육문제도 만만치 않을 터인데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 가면서 오늘의 ‘작가 김은숙’으로 우뚝 선 것이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을까? 

"저는 원래 글을 쓰고자 했던 것은 아닙니다. 살면서 배움에 대한 갈망이 깊어 책을 찾게 되었고, 읽고 감동받고 그러던 중에 저의 삶을 돌아보면서 제가 느끼고 보고, 경험 하는 것이 저만 가지고 생활하기엔 너무 감동적이고 벅차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글에  대해 잘 모르면서 겁도 없이 글쓰기를 시작 했습니다. 아직도 배워가는 중이며, 앞으로도 열심히 배워 더 좋은 글을 쓰려고 노력하는 의미 있는 저만의 과업이 글쓰기라고 생각 합니다.”    

아름다움의 존댓말 - ‘당신’

작가 김은숙은 특이한 이력이 있다.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가톨릭대학 영문학과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늦깎이 문학도이다. 모국어로 문학을 공부하기도 힘들 터인데, 외국어로 외국문학을 공부하였으며, 또 모국어로 글을 쏟아내고 있으니 글쓰기의 인연은 어쩌면 필연이겠다. 김은숙의 글에서 ‘당신’이 자주 등장한다. 물론 ‘당신’은 인칭대명사이겠지만, 당신에 대한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직접 들어보자.

"당신이란 이 말은 참 따뜻한 말입니다. 당신이 남편 일 때에는 그늘도 될 수 있고, 쉼터도 될 수 있고, 울타리도 될 수 있는 아름다움의 존댓말입니다. 타인을 당신이라 한 것은, 살면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어떤 존재를 당신이라는 그 말에 가두고, 가까이 할 수 없는 하나의 아픈 존재로 인식하고자 하는 저만의 의지적인 대상을 일컬어 ‘당신’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게 당신이란 아주 특별한 존재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오래된 친구, 나무

태어난 이상 삶을 사랑하며, 자연을 사랑하며, 사람을 사랑한다. 그 안에 있는 저를 사랑하며 열심히 꾸준히 글을 읽고 글쓰기를 하면서 살고 싶다는 수필가 김은숙, 그녀에게는 아주 특별한 나무가 있다.

“사람이란 사람 안에서도 외로운 존재이며, 사랑을 하면서도 마음이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제게 있어서 나무란 그 어떤 누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아름다운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배울 수 있는 존재이며 힐링을 할 수 있는 그런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싶군요. 물론 종교에서 그 모든 것을 찾을 수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종교와는 다른 어떤 생명에 대한 일치감과 고귀함을 나무에서 찾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제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나무는 제게 필요한 위안과 배신 없는 믿음을 주는 오래된 친구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2인자가 만든 큰 그늘 

김은숙은 스스로를 삶의 2인자라 칭한다. 2인자들이 더 많은 세상에서 2인자는 사회적으로 융합할 수 있고 서로 사랑하며 믿고, 누구나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가게 하는 삶일 것이다. 부모가 사회의 어른으로서 해야 하는 적절한 마음가짐이 이와 다르지 않다고 그녀는 전한다. 

소설가를 꿈꾸는 작가 김은숙, 아직도 적도의 태양 같은 뜨거운 사랑으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 사이를 데운다. 마냥 앞서지만은 않는 2인자의 사랑은 나무에 기댈 줄도 알고 그 나무의 그늘에서 글로 무한한 꿈을 키우고 있는 중이기도 하겠다. 어느 순간, 수필가 김은숙이라는 큰 나무가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을 상상한다. 즐거운 일이다.


부레옥잠 가시연꽃이 그러하거늘
바람에 조금씩 더 밀리며
어린 물고기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
타는 햇볕으로 몸이 달궈진들
막히는 숨통 끝, 작고 여린 꽃 피워
벌레 같은 시 몇 편 남기는 일은
본시 없는 집에 연연할 까닭 없는 슬픔도
둥둥 띄우는 것
미련 없이
그리곤 넌지시 바라보기 위한 것

박윤배 시인의 「수상가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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