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구월이 오면 / 안도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시경-구월이 오면 / 안도현

기사입력 2015.09.03 09:4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사소하게 흥얼거리던 노랫말이 산불처럼 뜨겁게 마음을 태우는 구월입니다. 구월엔 누구나 그렇지요. 잊고 지내던 사람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은 그리움이 간절해지고 자연의 풍요로움 뒤에 찾아올 쓸쓸함에 겸허해지면서... 지나온 여름과 다가올 겨울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어느새 구월입니다’ 라고 쓰다가 ‘들꽃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라고 고쳐서 씁니다......





구월이 오면 /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