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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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 박정대

기사입력 2015.10.2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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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한 해가 저물 무렵이라서 그럴까요.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의 감수성일까요. 시월이 지나가는 이쯤이면 유달리 감상적이 되는 이유.... 

‘이제는 아무리 그대를 생각해도 더 이상 아프지도 않아/ 나는 아프네’, 그렇다 해도 시월의 마지막 밤엔 시집을 읽으며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고 싶습니다. 꼭 그런 밤에 어울릴 <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박정대 시인의 시 올립니다. 



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 박정대 

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그대가 없어도 혼자 담배 피우는 밤은 오네
보르헤스의 책을 펼쳐놓고 <꿈의 호랑이들>을 읽는 밤은 오네
밤이 와서 뭘 어쩌겠다는 것도 아닌데 

깊은 밤 속에서 촛불로 작은 동굴을 하나 파고 아무도 읽지 않을 시를 쓰는 밤은 오네
창 밖에는 바람이 불고 가끔 비가 내리기도 하겠지만
내 고독이 만드는 음악을 저 홀로 알뜰히 듣는 밤은 또 오네
한때 내가 사랑했던 그대, 통속소설처럼 떠나간 그대는
또 다른 사람 품에서 사랑을 구하고 있겠지만
이제는 아무리 그대를 생각해도 더 이상 아프지도 않아
나는 아프네, 때로는 그대와의 한 순간이 내게 영원으로 가는 길을 보여줬으니
미안해하지 말게, 사랑이여, 그런 건 없겠지만, 그래도 사랑이여
그대에 대한 짧은 사랑의 기억만으로도 나는 이미 불멸을 지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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