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 -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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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 -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기사입력 2015.11.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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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해 본 적 있으신지요. 힘든 일을 잘 해냈을 때는 꼭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아주는 것처럼, 그동안 상한 마음에 위로와 보상을 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늘 밝고 긍정적인 친구입니다.

마음을 비우는 일은 마음이라는 형체보다 더 추상적이어서 머리로는 알겠는데 도무지 실천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입니다. 비워야 새롭게 채울 수 있다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이어야지요. 그렇지만, 어떠신지요. 이제부터 자기 자신에게서 선물을 받기 위해 노력해보시는 거.... 마음을 비우는 첫걸음으로 말이죠.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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