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도네시아 한인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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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인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 모색

기사입력 2015.12.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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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올해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에 많이 회자된 내용은 제조업의 중부자바 이전과 비자 취득의 어려움이었다. 자카르타를 포함한 대도시 지역 인건비 상승에 따라 저임금 노동집약 업종의 지방 이전이 가시화됐다. 또 인도네시아 당국이 외국인 체류 허가와 세무 등 행정규제를 강화한데다 인도네시아 경제가 침체를 이어감에 따라 사업을 접고 귀국하는 한국인도 증가했다. 

한국인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50여 년이 지나는 동안 크고 작은 기업을 많이 세웠고 이 중에는 탄탄하게 자리잡은 기업이 있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기업도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7월부터 3개월 간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경제 발전과 산업구조 변화에 적응하면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제조업체들의 노하우를 살펴보고 향후 한인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일제식민시기 인도네시아 진출 

다수의 한인이 인도네시아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시기는 일제 강점기다. 그 이전에는 한인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명확하지 않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제가 1942년에 네덜란드령 인도네시아를 점령하고 식민지 조선의 청년과 부녀자 등 수만 명을 인도네시아에 투입했다. 이들은 군인, 군속, 간호사, 군위안부 등 강제 동원된 한인들이었다. 1945년 8월 일제가 패망하고 일부 한인들은 귀국했으나, 일부는 배편이 부족해 귀국하지 못하고 수천명이 인도네시아에 잔류.정착해 인도네시아 사회에 동화됐다. 

코데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도네시아 진출 

우리 기업의 본격적인 인도네시아 진출은 1968년이다. 대한민국 해외투자기업 1호인 한국남방개발(코데코)이 남부 깔리만딴에 원목사업으로 진출했다. 뒤를 이어 코린도가 원목사업에 진출해 합판, 제지, 오일팜 농장, 중공업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장해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 한상기업으로 성장했다. 

1973년에 대상그룹의 미원인도네시아가 진출해 한국 사상 최초의 제조업 투자가 이루어졌다. 1970년~1980년까지 무역과 건설 분야로 투자가 확대됐다. 1980년대 현대건설이 자카르타와 보고르 지역을 연결하는 자고라위 고속도로를 건설해 한국 건설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1980년 초 우리나라는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산업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산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섬유.봉제, 신발 등 노동집약업체들이 대거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한인사회가 1만이 넘는 규모로 성장하게 된다.  

1990년에 LG전자 1992년에는 삼성전자 등 전자기업과 키데코 등 에너지 기업이 각각 진출했고 최근에는 철강, 조선, 타이어, 석유화학, 금융, 유통, IT, 한류 관련 화장품과 외식업 등 투자업종이 다양해졌다. 저임금을 활용하는 수출기업뿐만 아니라 내수시장의 잠재력을 기대하는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2천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봉제와 신발을 필두로 전자, 제철, 유통,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100만 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또 신발, 봉제와 등에 진출한 우리기업이 이 부문 인도네시아 전체 수출의 40%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

▲ 한국-인도네시아 걷기 대회가 지난 8월16일 자카르타 중심가인 수디르만에서 열렸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일본 식민지배에서 해방됨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경제침체, 인건비 상승, 규제 강화에 직면한 제조업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인기업의 업종이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주력업종은 제조업이다. 최근 신발, 봉제 등 한국계 노동집약업종 기업들이 자카르타 외곽에서 자바 섬 중부 지역으로 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 때문이다.

한국계 신발업체인 KMK그룹, 파크랜드, 성담 등 대형 업체들이 중부 자바 지역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한국계 봉제 업체들도 20여 개가 이전했거나 공장을 짓는 중이다. 자카르타 외곽 반뜬 지역에서 2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파크랜드는 최근 중부 자바주 즈빠라 지역 30여만㎡ 부지에 1억2천만 달러(약 1천400억 원)를 들여 70개 생산라인 규모의 제3공장을 착공했다. 

지난 수년 간 임금상승을 방관하던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과 유럽 경제 침체, 미국 금리인상 전망, 루피아 약세 등으로 경제성장세가 둔화되자, 실업률 감소를 위해 신발과 봉제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우대정책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5천만 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많고, 평균연령이 29세로 젊은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어 풍부한 노동력이 장점이지만 그만큼 고용을 창출하고 유지해야 하는 점이 과제다.

노동집약 제조업체들은 한편으로 임금이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기술 향상과 자동화로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파크랜드는 고가의 첨단장비들을 과감하게 도입해 종전에 사람 손으로 하던 공정의 자동화를 실현해 10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정상급 신발제조업체로 끌어올렸고, 급등하는 임금에 대비하고 있다.

서부자바주 반둥 소재 남남패션 이선형 사장은 “공장을 가동하려면 전기, 운송,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또 노동의 질도 생산품의 품질과 생산량에 영향을 미친다며,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경우 3~5년 정도의 기술 숙련 기간이 필요하다며 이 기간 중 생산성이 떨어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장은 “자재의 국산화, 공정의 자동화, 효율화 등을 통해 생산원가를 절감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특히 생산비의 65%가 재료비인 브래지어의 경우는 이 비용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체들이 잠재력이 풍부한 내수시장을 활용하는 방법도 수출시장 위축에 대한 방안이다.  
신발 브랜드 이글과 스포텍, 하일론, 박스 제조업체 보성 등이 이미 내수시장에 진출해 자리를 잡았고, 가발제조업체 성창과 란제리 제조업체 남남패션은 내수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와 현지시장 특성에 맞추는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또 지속적인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 합리적인 미래예측과 협력 파트너사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대비책도 필요하다. 

한국인이 인도네시아에서 취업해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직원 복지와 자녀 교육 등 문제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 젊은이들이 지방에 근무할 경우 저녁이나 주말에 심신을 재충전하고 여가를 즐기고 최신 정보와 기술을 습득할 기회가 적다. 이들이 경력이 쌓이는 만큼 신기술을 배우고 직급이 상승함에 따라 관리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방안 그리고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한인 공동체 차원에서 준비해야 한다. 또 지방에는 한국인 자녀를 교육할 교육기관도 열악하다. 유치원 때부터 자카르타나 주변 대도시에서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지방근무자들이 많았다. 한국기업이 밀집한 지역의 경우 한국어를 포함해 한국인이 자녀를 안정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기관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해 보였다. 

이미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거나 앞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한국인과 한국기업이 개별적으로 또는 협력해서 필요한 것들을 채우고, 유연하게 인도네시아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생존하고 번영하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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