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 -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시경 -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기사입력 2015.12.31 09:0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길 끝에 이르렀다는 안도감 때문일까요. 떠나보낸 것들에게 웃으며 손 흔들 여유가 생기는 것 말이죠. 이렇게 우리는 2015의 길 끝에 섰습니다. 온몸으로 달려온 자신에게 고맙다고 다 괜찮다고, 힘내자고 다독이는 길의 끝에서 정겨운 울림이 담긴 시를 읽습니다.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는 시의 행간에 내 마음의 글을 덧붙여봅니다. 세상의 모든 길은 새로운 길로 연결되어 있음, 빛은 어둠 안에 있음, 그런 아름다운 믿음 있기에 우리는 지치지 않고 길을 걸을 수 있음, 그렇게 적어봅니다.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 문정희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은 자를 위해서 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 울지 마라

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
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소나무 가지 하나가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어둠도 제 살을 씻고 빛을 여는 아픔이 된다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