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 - 초봄이 오다 / 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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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 - 초봄이 오다 / 하종오

기사입력 2016.03.0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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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달력은 이미 3월을 열었는데...... 참고 기다리던 지금까지의 시간이 모두 물거품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초조해질 때가 있습니다. 어느 겨울은 너무 춥고 길게 느껴져서 다시는 봄이 오지 않을 것 같은 뼈아픈 상념에 빠져들게 합니다. 

봄이 올 것 같지 않아서, 답답한 마음이 목까지 차올라서 어찌할 수 없을 때는, 추운 방을 나와야겠지요. 가만히 있지 말고 산으로 올라가 한 삽 봄을 퍼서 옮겨와야겠지요, 그러면 온 집안에 온 산에 봄꽃 터지는 소리가 파다닥파다닥 퍼지지 않을까요. 

문득, 겨울이 너무 길다 하는 생각에 봄이 오기는 오는 걸까 의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달력은 이미 3월을 열었는데.......





초봄이 오다 / 하종오


산수유 한 그루 캐어 집에 옮기려고
산에 가만가만 숨어들었다
나무는 뿌리를 밑으로 밑으로 내려놓았겠지.
자그마한 산수유 찾아 삽날을 깊숙이 꽂았다.
이제 한 삽 뜨면 산에게서 내게로 올 게다.
겨울 내내 집안은 텅 비고 날 찾아오는 이 없었어.
이제 마당귀에 산수유 심어놓고
그 옆에서 꽃 피길 기다리면
이 산이라도 날 찾아오겠지.
삽자루에 힘을 주어도 떠지지 않아서
뿌리 언저리 손으로 파헤쳐 보았다.
산수유는 뿌리를 옆으로 옆으로 벌려놓고 있었다.
나는 삽날을 눕혀 뿌리 밑을 돌아가며
둥그렇게 뜬 뒤 밑동을 잡고 들어올렸다.
한 그루 작은 산수유 실뿌리 뚜두두둑 뚜두두둑 끊기자
산에 있는 모든 산수유가 아픈지 파다닥파다닥
노란 꽃망울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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