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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사회주의에 대한 감상문

기사입력 2013.08.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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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사회주의에 대한 감상문(感想文)


양승윤 한국외대 명예교수 (동남아학)


인류의 역사 발전과정에서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가 생겨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절대군주가 가졌던 무소불위(無所不爲)의 막강한 정치적 권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재산권 행사는 고단한 피지배자이자 가난한 국민들의 거센 도전을 면할 수 없었다. 국부(國富)와 정치권력의 공개념(公槪念)이 등장하였던 것이다. 국부를 어떻게 공유(共有)하느냐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사회주의였고, 경제문제 보다 정치권력의 분배에 치우친 것이 민주주의였다. 그리고 이들 양자 간의 장점을 헤아려 오래지 않아 사회민주주의도 등장하게 되었다.

 

다수의 유럽국가와 중동의 이스라엘과 동남아의 싱가포르 같은 나라들이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집단농장에서 함께 일하고 공동생활을 하는 키부츠(Kibbutz)는 집단(集團)이라는 뜻으로 생활, 노동, 복지(福祉), 교육 등을 집단으로 행하였는데, 옷은 물론이고 심지어 배우자까지 공유(共有)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조선일보, 2007. 8. 30).

 

이슬람국가는 대체로 사회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우맛 이슬람(Umat Islam)이라는 이슬람 공동체(Islamic Community)는 개인 보다 전체를 우선한다. ‘전체’라는 이름으로 행하여지는 집단적인 행동이나 전체의 이름으로 행하여지는 개개인의 행동은 모두 정당화된다. 지하드(Jihad)라 칭하는 성전(聖戰)에 남녀 모두 기꺼이 참여한다. 폭탄을 안고 적진(敵陣)에 뛰어들기를 자원하는 팔레스타인의 미혼 여성들이 서방 기자들을 통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오토바이를 훔치다 잡힌 도둑을 석유를 뿌린 뒤 불을 붙여 살해하고 있다. 오토바이 한 대가 전 재산인 이들로부터 오토바이를 훔치는 것은 생명을 훔치는 것과 같으므로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종종 집단에 의해서 응징되고 있다. 이를 ‘마인 후꿈(main hukum)’이라고 한다. 마인 후꿈은 집단(혹은 개인)이 자신들을 위한 법()을 자위적 수단으로 집행한다는 뜻이 함축(含蓄)되어 있는 버르마인 후꿈 슨디리(bermain hukum sendiri)의 줄임말이다.

 

17,508개의 크고 작은 도서가 동서로 5,200km, 남북으로 1,900km에 걸쳐서 인도양과 태평양 사이의 적도 상에 넓고 길게 펼쳐져 있는 인도네시아는 192만 평방km의 국토면적에 2 3천만(2006)의 인구가 2시간의 시차가 있는 10,000여개의 유인도(有人島) 300여 종족으로 나뉘어 583종에 달하는 지역 언어(地域言語)를 사용하는 세계 최대의 도서(島嶼)대국이다. 외형상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이기도 한 이 나라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의해서 억류되었던 한국인 인질들을 석방시키는 장형(長兄)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이 나라를 지난 1965년부터 32년 동안 장기 집권했던 수하르토(Soeharto) 정권은 ‘까까엔(KKN: Korupsi, Kolusi, Nepotisme)’이라 하여 부정부패 ․ 밀실(密室)주의 ․ 연고주의(緣故主義)라는 부패정권의 전형(典型)을 만들고 퇴장하였다. 수하르토 정권의 까까엔은 이슬람 사회의 전체주의가 한 몫을 하였다. 까까엔은 인도네시아 부패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꿀리아 끄르쟈 냐따라 하여 현장실습(kkn: kuliah kerja nyata)의 약칭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대학들은 대개 유럽과 호주의 유명한 대학들과 다양한 형태의 교류를 하고 있다. 해당 학교 별로 주력하는 주요 교과과정은 공동강의제도와 공동연구제도가 일반화 되어 있고, 박사논문의 경우는 대개 해외 공동연구대학이 참여한다. 학부도 분야에 따라서 180학점을 따야 졸업을 한다. 아침 7시에 시작하는 수업이나 토요일 수업이 허다하다. 학부도 엄정한 절차를 거쳐 논문을 제출하고 심사에 통과되어야 졸업을 한다. 학사논문은 석사논문(Tesis: thesis)과 구분하여 스크립시(Skripsi: script)라고 하는데 ‘손으로 쓴 글’이라는 뜻이다. 까까엔이 학사논문 제출자격의 기본 요건이 된다.

 

학부에서 6개 학기 이상을 수학하고 소정의 학점을 이수하면, 까까엔 신청의 자격이 주어진다. 이때가 되면 재학생들은 모두 고민에 빠지게 된다. 까까엔 때문에 고생문이 훤하게 열리기 때문이다. 학부에서 소정의 과정을 거치고 사회로 진출하기 전에 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한 학기 동안 실습하는 것인데, 실습하는 장소와 실습할 내용이 우리가 보기에는 다소 ‘엉뚱하다’는 것이다. 의대를 졸업하고 개업(開業)하기 전에 무의촌(無醫村)에 일정기간 동안 공중보건의로 공익근무를 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까까엔이 필수적인 인도네시아는 우리의 경우와 많이 다르다. 공대 건축과에서 수학한 학생이라면, 논문을 제출하고 졸업해 나가기 전에 한 학기 동안 망치와 톱을 들고 판자촌을 찾아다니면서 허물어 진 집을 고쳐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문과 학생이라면, 한 학기동안 산촌 마을에 들어가서 문맹자(文盲者)들을 가르쳐야 한다. 지도교수가 있긴 하지만, 까까엔의 학점은 도시에서의 경우는 통장(統長), 시골 같으면 이장(里長)이 부여한다. 일반 교과목의 학점은 C학점도 나쁜 평가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까까엔에 불성실하여 C학점을 받는 경우는 다른 지역에 가서 한 학기 동안 이를 반복해야 하는 매우 난처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사회주의 국가의 경우, 교육은 대개 무상으로 진행된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대학 등록금은 엄청나게 싸다. 수하르토 정권이 무너지고 문민정권이 들어선 후, 국내 5개 주요 국립대학에 재정자립을 적극 권장하였다. 이로 인해서 등록금이 급등하고 있는데, 2006학년도 제2학기(2월 말에 시작됨) 가쟈마다대학(UGM)의 인문학 계통의 단과대학 등록금은 평균 120만 루피아(15만원)였다. 그것도 80년대 초반에는 한 학기에 단 돈 5천 루피아(6천원)이었으므로 엄청나게 오른 셈이다. 국가나 사회는 국가에서 기회를 주고 키운 인재들이 학업을 마치고 사적(私的) 영역으로 들어가기 전에 국가에 대한 고마움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를 현시(顯示)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학문 영역에 인접한 사회를 위해서 봉사하라고 국가가 까까엔을 명하는 것이다.

 

서울을 처음 방문하는 인도네시아 인사들이 놀라는 것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의 풍부한 전력 사정이다. 전력의 질이 좋아 조명도(照明度)가 높고 어디를 가나 밤거리가 낮처럼 밝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여 화력발전이 손쉬울 것 같지만, 지반(地盤)이 약해서 발전(發電) 플랜트 같은 대형 인프라설비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독일에서 수학한 엔지니어 출신인 하비비 (B. J. Habibie)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장기간에 걸쳐서 과학기술부장관에 재임하면서 전력과 철강재 양산(量産)에 진력하였다. 그래서 그는 일찍부터 한국의 표준 원전(原電) 도입을 강력하게 희망해 왔었다. 비핵지대화를 선언한 아세안(ASEAN)국가들을 무마해야 하는 난제를 앞에 두고도 그는 중북부 쟈바 스마랑(Semarang) 인근의 무리아(Muria)반도에 한국형 원자력(原子力) 발전소(發電所) 건립을 위해서 한국 측과 공동으로 타당성 조사까지 마쳤다.

 

전력부족은 쟈카르타와 같은 대도시의 초대형 호텔이나 고급 주택 단지 또는 공장지대 마다 독자적인 발전설비를 갖추게 하고 있다. 정전(停電)이 잦고 전력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 일반 주택에 거주하면서 형광등을 새 것으로 갈아 끼워도 밝기가 많이 떨어지고 조도(照度) 또한 고르지 못하다. 저녁 시간에는 형광등의 조도가 자주 약해졌다가 다소 높아졌다 하기를 반복함을 알 수 있다. 약간 큰 냉장고와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는 일반 가정에서 전기다리미와 토스터(toaster)를 동시에 사용했다면, 전기 차단기가 즉각적으로 작동함을 알게 된다. 전력부족으로 인하여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야간에 가로등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

 

더구나 달()이 없는 때 교외로 나가면 칠흑 같이 캄캄하다. 그러나 도로변이나 주택 단지의 경우에는 밤새도록 환하게 밝다. 집집마다 외등(外燈)을 켜 놓기 때문이다. 물론 전력 사용료는 각자가 추가로 부담한다. 도로변에 혹은 주택 단지 내에 거주할 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야간에 도로를 밝게 하는 데 기꺼이 동참하여야 하는 것이다. 미처 외등을 켜지 않았다면, 이웃에서 문을 두드리고 알려 준다. 이 때 누구나 ‘미안하다’며 얼른 점등(點燈)을 한다. 이 때 이웃은 그저 평범한 이웃이 아니라 법과 제도를 집행하는 국가이거나 행정명령이다.

 

인적자원 수급조절을 엄격하게 국가의 통제 하에 두어 실업률(失業率)을 최소화하고 고급 인력수급에 고도의 행정력을 투입하는 싱가포르 같은 나라와 이웃하고 있지만, 세계 제4위의 인구대국 인도네시아는 이 문제에 관한한 별로 할 말이 없어 보인다. 다만, 모든 사람이 최대한 동참하여 같이 일하고 같이 나누어 먹도록 한 것이 성과라면 성과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대학과 같은 교육.연구기관에도 보조 인력이 지나치게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나라 유명대학의 하나인 가쟈마다대학은 전통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주요 정치가들을 배출하고 있다. 수하르토 정권을 붕괴 시키는 데 앞장섰고 문민정부 초기의 정치일정을 도맡았던 아민 라이스(Amien Rais)도 이곳 출신이다. 이 대학 사회과학대학의 국제관계학과에는 2007 8월 현재 4명의 정교수를 포함하여 총 21명의 교수와 2명의 예비 교수(전임 대우)가 있는데, 이들 중 5명은 외국대학에 파견되어 있다. 학생 수가 학부생과 석사.박사과정생을 합쳐서 약 180명이므로 교수 대 학생의 비율은 1 : 9 쯤 된다. 학장 아래 부()학장이 네 명이나 있고, 업무 라인에 따라 부학장의 지시를 받는 각 학과에도 학과장과 부()학과장이 있다. 학장실에는 학장업무를 보조하는 3명의 행정직원이 있으며 학과장실에도 학교 당국에서 파견한 직원 한 명이 상주하고 있다.

 

가쟈마다대학의 부설 연구소는 70개가 넘는다. 연구와 연구프로젝트 수주실적이 많은 연구소도 더러 있고 연구기능만 있는 연구소가 대부분이지만, 간판 만 걸린 연구소도 있다. 외부 용역이나 연구 프로젝트 수주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 것은 우리의 경우와 다르지 않은데, 모든 연구소에는 대체로 3명의 행정직원이 배치되어 있다. 한 명은 문서수발 등 행정 보조, 다른 한 명은 안전책(安全責)으로 아침저녁으로 시간을 맞추어 연구소의 문을 열고 닫으며 방문객들을 체크 하는 일이다. 또 다른 한 명은 청소와 쓰레기 버리기 등 연구소의 허드렛일을 한다. 이들이 하는 일을 모두 합쳐도 한 시간이면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어느 한 날 스콜(squall)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는데, 예의 한 직원이 우비를 입고 맨 발로 정원에 물을 주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였다.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무슨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을 하느냐는 듯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일주일에 두 번 씩 정원에 물을 주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의 하나인데, 비가 오면 (물을) 주지 말라는 예외 조항은 없다는 것이었다.

 

가쟈마다대학교에는 지난 1993년 한국학센터가 설치되었다. 이곳에는 초창기부터 근무한 에디(Edi)라는 행정직원이 있다. 그는 오십 세쯤 되어 보이는데, 정말 하는 일이 없다. 그래서인지 내방객이 오면, 여직원 데위(Dewi)를 제쳐 놓고, 재빨리 커피를 타내오는 일을 좋아한다. 어느 날 애들이 넷이나 된다는 얘기를 듣고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 봤다. 그는 대답 대신 자신은 ‘이력서가 얇다(ijazahnya nipis)’면서, 대학에서 손님들에게 담배를 사다드리고(가끔 한 갑씩 얻어 피운다) 연구소의 잡일을 거드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이력서가 얇다는 것은 ‘가방끈이 짧다’라는 우리식 표현에 해당된다. 그는 비록 봉급은 적지만 학교에서 내쫒지 않고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만으로도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면서, 세미나 같은 각종 행사 때가 되면 할 일 많아서 신이 난다고 덧붙였다. 에디와 같은 부류의 직원은 캠퍼스 내 어디에나 있다. 대학 본부의 대외협력처는 언제나 분주하다. 이곳에는 대외 업무담당 부총장이 있고 교수가 처장직에 보임되어 있으며, 행정 직원도 30명 가까이 된다. 문 앞 출입구 안내 데스크에 앉아서 화장실 열쇠를 내주고 보관하는 일을 맡아 하는 직원도 있다.

 

한 번은 아침 시간에 대외협력처의 다니아르(Dr. Daniar) 처장을 만나러 갔더니, 모두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 매 주 한 번씩 그 시간이 되면, 처장 이하 전 행정 직원이 모여서 영어공부를 한다며, 강사는 영문과의 전임 대우라고 했다. 이곳에서 전임 대우는 그 해 학부를 단과대학 1등으로 졸업한 20대 초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니아르 처장을 기다리는 동안 화장실 열쇠 보관책도 회의실에서 영어로 된 프린트 묶음을 들고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은 일이라도 더 잘게 쪼개서 되도록 많은 인민(人民)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는 사회주의 이상(理想)의 한 부분을 오늘날의 인도네시아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350년 동안 네덜란드와 공존한 인도네시아에서 유럽문화의 흔적은 도처에서 발견된다. 그 중 빠질 수 없는 한 가지가 ‘팁 문화’(tipping)이다. 커피숍이나 미용실처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에서 손님은 반드시 얼마간의 약소한 팁을 남긴다. 동전까지 남김없이 챙기는 관광객이 있다면, 중국인 아니면 한국인이 분명하다. 팁도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주지 않는다. 대개는 거스름돈과 함께 따라 나오는 계산서로 덮어 놓는다. 물론 단위가 큰돈은 챙긴다. 손님들이 건넨 팁은 반드시 공용으로 쓰이며, 분배 방식도 공개적이다.

 

죡쟈카르타 번화가에 엑셀소(Excellso)라는 옥호를 내건 유럽풍의 커피숍이 두 군데 있다. 이 커피숍은 까빨 아삐(Kapal Api)라는 인도네시아 커피 재벌회사가 전국적으로 두고 있는 체인점이다. 쇼핑몰 갈레리아(Galeria) 1층 코너에 자리 잡은 대여섯 평 남짓한 엑셀소에 근무하는 직원은 매니저 한 사람을 포함하여 총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월급은 죡쟈카르타 지역의 최저생계비(UMR) 55만 루피아(6 5천원) 보다 약간 많은 60만 루피아이고, 거리에 따라 다른 교통비가 근무 일자로 계산되며, 하루 식비 5천 루피아(600)가 별도로 지급된다. 고참들이나 견습직원들은 더 많이 근무하고, 신참들은 상대적으로 근무 일수가 적다.

 

손님들이 남기고 간 팁이 어떻게 쓰이는지 물어 봤다. 일반 직원 보다 봉급이 10만 루피아 더 많은 매니저 빠니 빤두(Phani Pandu)는 장부까지 들고 나와서 커피를 즐기는 한국인 고객의 물음에 친절하게 대답했다. 매 월말 혹은 하루 전날 한 달 동안 모은 팁을 개봉해서 15명 직원이 동등하게 나눈다는 것이었다. 지난 2006년 일 년 동안 15명의 직원이 매월 12만 루피아(1 4천원) 씩 받았다며, 팁은 매니저 자신이나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커피를 나르는 예쁜 아가씨들이나 모두가 똑 같이 분배한다고 했다. 혹시 서비스 하는 여직원이 자신을 보고 손님이 준 팁을 ‘슬쩍’하지 않겠느냐고 농담을 던졌더니, 정색을 하며 그런 일은 절대로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만일 그런 일이 있다면, 당연하게 같이 일 할 수 없다고 했다.

 

앞을 잘 못 보는 구스 두르(Gus Dur) 전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웃한 부자나라 브루나이(Brunei)의 볼키아(Bolkiah) 국왕이 이슬람세계의 화합을 위해서 쓰라며 기부한 200만 달러를 유용(流用)하였다는 혐의가 불거져서 불명예 퇴진하였다. 우연한 기회에 국립인도네시아대학(UI)의 문과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의 열 명 이상의 교수들에게 물어 봤다. 정말 일국의 대통령이 외국 국가원수가 준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겠느냐는 질문에 “아마 30-40만 달러 정도는 착복했겠지만, 나머지는 수하인(手下人)들에게 분배했음이 분명하다”라는 공통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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