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해군이 나뚜나 해역에서 순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쁘라모노 아눙 내각장관 트위터)
남중국해 인근 나뚜나 제도 해역의 어업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 중인 인도네시아가 연일 강공을 펼치고 있다.
22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시 뿌지아스뚜띠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불법조업 행위로 나포된 외국어선 30척을 다음 달 폭파해 침몰시키겠다고 밝혔다.
침몰될 선박 중에는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침입한 중국어선도 포함돼 있다.
수시 장관은 "도둑은 도둑일 뿐이다. 우린 그들이 어느 나라 출신이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서부함대 아크마드 타우피케로츠만 사령관은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물고기를 훔치는 건 핑계에 불과하며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영유권 주장의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일 자국 EEZ 내에서 조업하는 외국 어선에 대한 단속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와 맞닿아 있는 나뚜나 제도 해역의 어업권 문제를 놓고 중국과 신경전을 벌여왔으나, 최근 갈등이 표면화했다.
인도네시아는 해당 해역이 자국 EEZ에 들어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그 가운데 상당한 면적이 자국령인 9단선(九段線)과 겹친다며 맞서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중립적 태도를 보여온 인도네시아가 반(反)중국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을 우려해 물밑협상을 통해 양국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2014년 취임한 조꼬 위도도(일명 조꼬위) 대통령이 불법조업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보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중국어선 단속을 늘리고 있으며 해군까지 동원해 중국어선을 향해 발포까지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중국 역시 '로우키'(low-key) 행보를 중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