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학교 때 읽은 수필 <청춘예찬>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청춘! 청춘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때가 바로 청춘의 때이기 때문이지요. 그 시절 고뇌와 방황까지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 이유 또한, 단 하나, 그때가 바로 청춘의 때였기 때문이라고 단정지어봅니다.
아름다운 노년은 어떤가요. ‘늙기는 쉽지만 아름답게 늙기는 어렵다’는 말처럼 노년의 아름다움은 준비와 노력으로 갖추는 자기 자신의 품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아름다운 노년이라는 말은 이미 노년에 접어든 사람보다 아직 젊은 사람의 마음에 새겨두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듦을 받아들이고 눈앞의 일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 그것이야말로 진정 아름다운 노년의 표본 아닐까 혼자서 묻고 답하는 목요일 아침의 자화상, 시의 거울입니다.
지팡이 / 김광림
한때
지팡이는 몸을 가누기 위해 있는 게 아니라
거드럭대기 위해
거머쥔 연장쯤으로 알았는데
하긴 점잖 피는 거동이
마치 아니꼬운 세상사
기탄없이 짚어대는 걸로
여긴 적도 있었건만
6 ․ 25 전란 때
산마루와 골짜기를
하도 넘나들고도
늙다리는
남의 일로만 여겼건만
이게 웬일
팔순 잔치를 눈앞에 두고
살짝 스며든 류머티즘
나 참
기탄없이 짚어야 할
지팡이 신세가 되고 말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