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침묵은 이제 그만" 인니 작가들, 위안부 전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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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이제 그만" 인니 작가들, 위안부 전시전

"한국 전례 따라 사과 받아낼 것…日강제연행 부인은 잘못"
기사입력 2016.08.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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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1.jpg▲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현지 여성작가들의 위안부 문제 작품 전시회에 희생자들의 전후 모습을 담은 초상화가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 나라에 이런 일이 있었다니 전혀 몰랐습니다. 너무 충격적입니다."

22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시내 쯔마라6 갤러리에서 열린 '키탑 비수알 이안푸'(위안부 비주얼 독본) 전시회장을 찾은 주민 알라맛(24)은 굳은 얼굴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인도네시아 중견 조각가 돌로로사 시나가(63·여) 자카르타예술대학교(IKJ) 교수가 기획해 이달 9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고발하는 현지 여성예술가 12명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회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쪽 벽면을 메운 5장의 초상화다.

위안부 2.jpg▲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현지 여성작가들의 위안부 문제 작품 전시회 한켠에 일본군에 연행돼 위안소에 갇힌 희생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상화 속 희생자들의 한때 밝고 행복했던 얼굴은 날카로운 도구에 긁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훼손됐고, 그 아래에는 이들이 절망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담긴 그림이 대비되듯 걸렸다.

전시회장 다른 한편에는 고동색 너머에 갇혀 하루 수십 차례씩 성적봉사를 강요당한 희생자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놓였다. 청초한 소녀의 초상 위에 학대 횟수를 뜻하는 붉은 빗금이 끝없이 떠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남성 관람객은 결국 고개를 숙인 채 전시장을 빠져나갔다.

공포에 사로잡혀 터질 듯 뛰는 심장을 3D 홀로그램으로 투영한 신진 작가 디아 아유(19·여)는 "이곳에 놓인 작품들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지만 나 역시 볼 때마다 슬픔에 잠긴다"고 말했다.

위안부 3.jpg▲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현지 여성작가들의 위안부 문제 작품 전시회에서 한 현지인 관객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태평양 전쟁 당시 3년간 일본에 점령됐던 인도네시아에서는 많은 여성이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 악몽을 겪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역대 정부는 이와 관련해 침묵을 지켜왔다. 국부인 수카르노가 종전 후 독립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일본군에 현지인 위안부를 제공한다는 정치적 거래를 했던 까닭이다.

수카르노 측은 '직업적 윤락여성'만이 제공됐다는 입장이지만, 생존자들은 9살 소녀까지도 강제로 끌려가 가혹한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돌로로사 교수는 "인도네시아에서 위안부는 민감한 문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더 늦기 전에 한국의 전례를 따라 이 문제를 조명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도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인하는 데 대해서도 "설사 10명 중 7명이 자발적 위안부라고 한들 나머지 3명에 대한 인권유린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일본 정부는 전세계 여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위안부 4.jpg▲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현지 여성작가들의 위안부 문제 작품 전시회에 종전과 독립 후에도 사회적인 외면 속에 고통받아야 했던 인도네시아 위안부 희생자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한 작품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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