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이성수] 먼 후일 -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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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먼 후일 - 김소월

시 읽어주는 남자 (1)
기사입력 2016.11.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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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후일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시경.JPG▲ 롬복 꾸따 해변 파도치는 모습 [사진: 김태호 작가]
 

  사랑이 두루마리 휴지가 아닌 이상에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천둥이 치기를 몇 백 일, 눈보라 치기를 또 몇 천 일. 10만 번 배꽃이 피었다 질 때쯤 내 몸의 마지막 뼛가루가 이 땅에서 그림자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릴지언정 어찌 사랑을 잊겠는가? 봄꽃에 덴 상처가 아직도 남아 단풍 같은 불구덩이를 만들어놓았는데, 어찌 내 가슴에서 그대를 반납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지금 그대는 내게 잊으라 한다. 그게 말이 되는가? 말이 되는가 말이다. 진정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아주 먼 훗날 그때 내가 잊을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오늘만큼은 그대를 잊을 수 없다. 그대를 잊을 수 없어서 운다. 보고싶다, 그대! 오늘은 저 바다 위를 열다섯 걸음쯤 걸어보리라. 그러면 잊힐까 몰라.


이성수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다. <출판저널>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으로 몇몇 잡지사의 기자와 편집장 생활을 했다. 이후 출판평론가로 활동하며 여러 잡지에 글을 게재하는 프리랜서도 겸하면서 아이들에게 논술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는 노안이나 약시로 인한 시력 저하로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독서평등권'을 주장하며 큰 글씨로 책을 만드는 도서출판 <돋보기>의 대표이기도 하다. 시집으로 《그대에서 가는 길을 잃다, 추억처럼》이 있다. 

김태호 사진작가는 
인도네시아 생활을 시작한 2002년 경부터 현재까지, 혼자 사진기를 들고 인도네시아 전 지역과 주변 국가들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주로 그 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꾸밈없는 삶의 표정과 색깔들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으며, 현재 재인도네시아 한인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12월에 2인 사진전 " Through Foreign Eyesㅡ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인상"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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