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특집]“자카르타 한식당의 경쟁자는 한식당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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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자카르타 한식당의 경쟁자는 한식당이 아니다”

기사입력 2017.02.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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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jpg▲ 인도네시아 서부 수마트라 지역의 전통음식인 빠당요리 프랜차이즈식당 '마르코' (사진=데일리인도네아)
 
<편집자주> ‘2017 자카르타 한식당 이야기’는 인도네시아 현지의 한식당 운영자와 조리사, 식자재공급회사와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자 등 관계자들과의 인터뷰와 연구모임인 인도네시아포럼에서 논의된 팩트를 근거로 작성되었다.

2017 자카르타 한식당 이야기 ‘급변하는 환경에 한식당이 나아갈 길'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전통적으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보다 사서 먹거나 외식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더욱이 인도네시아는 젊은 인구구조와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외식사업의 전망이 밝은 이유다.

자카르타 중심가에 위치한 쇼핑몰에 가면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음식뿐만 아니라 한국음식, 중국음식, 태국음식, 인도음식, 일본음식, 이탈리아음식까지… 또 고급 레스토랑부터 패스트푸드와 디저트 전문점까지… 맛과 가격대가 다양하다. 쇼핑몰 밖으로 나오면 더 많은 음식점들이 있다. 

20여년 전 자카르타 한인들은 “(한식당) 이스타나코리아를 갈까? 코리아타워를 갈까?”라고 물었지만, 지금은 “스테이크를 먹을까? 샤브샤브를 먹을까?”라고 먼저 묻는다. 결정이 되면 스마트폰을 통해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곳이 어딘지 확인한다. 과거에 괜찮았어도 최근 평이 나쁘면 과감하게 다른 식당을 찾는다. 

그렇다면 자카르타 외식산업은 현재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또 한식당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중산층이 두터워지면서 외식산업의 소비층이 넓어지고 식당의 수와 종류가 급증했다. 세계 각국의 음식들이 경쟁하고 있고 가격대도 차별화됐다. 자카르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 한인들은 “6~7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에 먹거리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쇼핑몰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상가 전용건물이나 개별건물에 있을 때는 식당이나 상점이 띄엄띄엄 있었다. 반면 쇼핑몰은 여러 종류의 식당이 지정된 공간에 밀집돼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 임대료와 인건비가 급등하고 있다. 자카르타의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크게 상승했다. 또 쇼핑몰은 소비자에게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이지만 그 만큼 관리비가 높다. 매년 큰 폭으로 오르는 임금도 부담스런 수준이 됐다. 결국 업주들은 종업원의 수를 크게 줄였고, 태블릿PC를 통해 주문을 받는 업소도 늘고 있다. 

▲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등 비용 상승에 대응해 수익을 내고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외식 프랜차이즈 같은 효율이 높은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다. 

▲세계 각국이 저성장과 청년실업 극복 방안으로 자국 외식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고, 국가간 임금 격차가 줄면서 외국에 조리사로 취업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했다. 자카르타에서도 이탈리아인, 중국인, 일본인 조리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 소셜미디어의 발달이다. 광고가 예전에는 종이신문이나 잡지 등 통해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또 외출하지 않고 고푸드(Go food)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집으로 배달해 먹을 수 있게 됐다. 

마갈.jpg▲ 자카르타에 개업한 고기구이집 마포갈매기 (사진=데일리인도네시아)
 
그렇다면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 지역의 한식당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지난 수년간 한식당의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대자본을 앞세운 인도네시아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증가다. 인도네시아인은 현지에서 사업하는 한국인과 비교해 법적 지위가 유리하며 자국 소비자의 입맛과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업가들은 직접 한국을 방문해 성공한 외식 프랜차이즈와 접촉해 한식당 브랜드를 수입한다. 

인도네시아에 한식당은 몇 개나 있을까? 한국인들이 술과 함께 식사를 하는 전통적인 한식당은 150여개가 있으며, 주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와서 한식이나 분식을 먹는 한식당은 정확한 수가 파악되지 않으나 적어도 100군데는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시 인도네시아인이 많이 찾는 한식당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보장하는 본가(Bornga)와 마포갈매기(Magal) 등 고급 한식당과 아예 단품 메뉴 가격이 2만~3만 루피아 정도로 인도네시아 중산층 수준에 맞춘 오쭈(Ojju)와 무지개(Mujigae) 등 패스트푸드 한식당으로 나뉜다.

이 같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가?

현재 자카르타 한인공동체의 규모로 본다면, 한식당은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는 포화상태다. 또 주류판매허가 취득이 어렵고 주거지역에 위치해 영업허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외국인으로서 세무와 체류허가 문제 등도 쉽지 않은데다 임대료와 인건비까지 급등해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인 조리사를 빼고 현지인 체제로 주방을 재편해 운영비를 줄이고 있지만, 맛과 위생 관리가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 또 한국인 한식당 운영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셜미디어 활용에도 적극적이지 못하다.

한편 자카르타 외식산업 전체로 보면 한식당은 수요와 공급 모든 측면에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개인소득 증가ㆍ산업화ㆍ도시화 등으로 외식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다양한 맛에 대한 욕구도 크다. 자국민의 취향을 잘 아는 인도네시아인이 한식당 운영에 참여하는 것은 한식당의 현지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임페리얼.jpg▲ 중국음식점 '임페리얼 키친' (사진=데일리인도네시아)
 
한식당이 인도네시아 식당을 비롯해서 전세계 식당들과 경쟁해서 고객을 사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식에 대한 평가와 비평부터 식재료 생산과 유통까지 진지한 담론을 펼쳐야 한다. 아울러 운영ㆍ관리ㆍ직원교육ㆍ고객서비스 등의 시스템화와 빠르게 변화하는 트랜드를 읽을 수 있어 한다. 

모 한식당 운영자는 “요즘 식당 선택권을 가진 소비자는 20~30대 여성이다. 그들이 먼저 먹어보고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 권한다”고 말했다. 전통한식만 고집하지 말고 인도네시아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이 절실하다. 인도네시아인에게 비빔밥이 스시보다, 해물파전이 피자보다, 부대찌개가 톰양쿵보다 맛있어야 한다. 식당 내부는 쇼핑몰만큼 쾌적하고 트랜디해야 한다.   

한식당이라는 상품을 놓고 볼 때, 한식당 운영자는 한인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인과 경쟁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인들이 연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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