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도네시아와 주변 믈라유 문화권의 불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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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와 주변 믈라유 문화권의 불교 (1)

기사입력 2017.03.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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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부두르.jpg▲ 중부자바 주 마글랑 지역에 있는 보로부두르 불교사원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1. 믈라유(Melayu) 문화권의 개요
글: 양승윤 한국외대 명예교수 / 가자마다대 초빙교수

다음글은 2017년 3월 2일자 불교평론에 게재된 '인도네시아와 주변 믈라유 문화권의 불교'라는 제목의 글을 불교평론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데일리인도네시아에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오늘날 동남아의 국가 구분과 국경은 대부분 유럽 열강의 오랜 식민통치, 독립전쟁과 세계대전을 거쳐 오는 동안에 승전국들에 의해서 획정되었다. 2002년에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동티모르를 포함하여 11개국이 분포된 동남아는 지리적 구분에 따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 5개국으로 구성된 대륙부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동티모르, 필리핀 등 6개국의 해양부로 나뉜다. 

이들 해양부 국가 중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말레이반도의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령 깔리만딴 북부 남중국해에 위치한 브루나이 등 4개국은 과거 동남아 최초의 불교왕국이었던 스리비자야 왕국의 영역이거나 영향권이었다. 이들 국가는 바다의 실크로드(Silk Voyage) 시대 이전부터 장대한 믈라유 문화권(Malay World)의 동방무역(東邦貿易)의 중심부를 형성하고 있었다. 

13세기부터 15세기 초엽까지 전성기를 구가한 바다의 실크로드는 향료군도(香料群島)에서 산출되는 각종 향료를 유럽 시장으로 실어 날랐다. 향료군도는 오늘날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와 파푸아 사이에 산재된 말루꾸(Maluku) 군도로 일찍이 유럽에는 몰루카스 군도(Moluccas Islands)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중국 대륙의 장안(長安)에서 고비사막을 거쳐 지중해의 베네치아(Venezia)를 연결했던 육상 실크로드(Silk Road)는 유럽 사회의 번영에 따라 상품의 다양화와 물동량의 확대를 재촉하였다. 

이에 따라 물고기 떼를 쫓던 연안 어업의 바닷길이 국제교역을 위한 먼 바닷길 비단길로 발전하였는데, 향료군도로부터 유럽 시장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각종 향신료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계절풍의 영향으로 12월부터 3월 말까지 인도양을 거쳐 불어오는 동남풍과 동북아에서 남중국해로 불어오는 서남풍이 이곳에서 만났다. 15세기 후반 말라카 왕국의 전성기에는 전 세계 80여 개 지역에서 무역상들이 모여들었다. 

믈라유(Melayu)족은 처음부터 말라카해협(Malacca Strait)과 자바해(Sea of Jawa)를 잇는 동방 무역로를 장악하였다. 이 광활한 지역을 석권했던 고대 왕국들이 모두 믈라유족의 무역왕국이었던 까닭이다. 이들 왕국은 스리비자야(수마트라), 마쟈빠힛(자바), 말라까(말레이반도) 등 세 왕국이었으며, 마쟈빠힛 왕국은 내륙 농업을 겸한 무역왕국이었다.  영어 표기의 말레이(Malay)족을 의미하는 한정적인 종족 개념이 아니라, 한층 포괄적인 의미(종족과 문화와 왕국을 포함)를 내포한 믈라유족은 왕실 후예뿐만 아니라 토착종족까지 광범위하게 섭렵하는 만다라식 개념이었다. 이들 믈라유족은 지역과 통치자와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하나로 뭉쳐 단결하고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여 왕국의 번영을 이끄는 순기능적 강인함을 보유한 종족이었다. 

믈라유족이 개척한 바닷길 비단길은 곧 씨암(Siam)족과 크메르(Khmer)족이 가담하였고, 머지않아 중국 무역상들이 끼어들기 시작하였다. 바닷길을 통한 동방무역의 번영은 스리비자야에서 마쟈빠힛을 거쳐 말라카 왕국에 이르는 동안 이 지역의 중심 종족이었던 믈라유족이 이끌었다. 믈라유족은 무역망을 필리핀 군도로부터 아프리카 동남부 마다가스카르까지 연결하여 장대한 믈라유 문화권을 형성하였다. 필리핀과 마다가스카르도 믈라유족이 이들 국가의 중심부를 형성하고 있다. 마하티르(Mahathir Mohamad)는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말레이시아를 통치하는 동안 IMF 위기를 넘기고 국가 경제를 살려냈다. 그는 서방세계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앞세워 아시아적 가치를 공격할 때마다 말레이시아가 말레이문화권의 중추임을 강조하였다.

오늘날 대륙부 동남아는 불교문화권으로 자리 잡았고, 해양부는 이슬람과 가톨릭문화권으로 크게 양분되어 있다. 믈라유 문화권은 믈라유족의 포용성으로 다양한 종교를 섭렵하였지만, 그중에서도 국제교역의 매개체 역할을 한 이슬람을 가장 많이 받아들였다. 필리핀과 태국 남부도 믈라유 문화권이다. 그러나 이들 두 나라는 각각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가와 남방불교 국가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필리핀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영내에 파묻혀 있는 동티모르도 가톨릭 국가이다. 이 때문에 해양부 동남아시아에서 불교문화를 다룰 국가는 스리비자야 왕국 이래 믈라유 문화권의 큰 물결을 이어 온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4개국으로 좁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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