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200년전 인도네시아 화산 폭발, 복지국가 탄생의 씨앗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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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전 인도네시아 화산 폭발, 복지국가 탄생의 씨앗 됐다"

기사입력 2017.04.2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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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보라 1.jpg▲ 탐보라 화산 항공사진. [소와당 출판사 제공]
 
"산의 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질 때/ 하늘에서는 재 섞인 비가 도랑물처럼 쏟아져 내렸다/ 아이들은 소리치며 울었고/ 엄마도 같이 울었다/ 세상이 불타는 재로 변한 줄 알고서."

오늘날 인도네시아 숨바와 섬의 행정 중심지 '비마'에서 태어난 한 시인은 1815년 4월 이 섬에서 일어난 탐보라 화산 폭발을 악몽처럼 회고했다. 당시 탐보라 화산 주변은 일순간에 잿더미로 변했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04년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 고고학 탐사단은 탐보라 화산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3m 높이의 화산재에 파묻혀 있었던 집과 시신을 찾아내기도 했다.

탐보라 화산 폭발은 지구의 역사를 바꾼 자연재해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사례다. 여러 연구자가 탐보라 화산을 조명해 화산 폭발이 1816년 세계적 기근의 원인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길런 다시 우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교수는 신간 '세계사를 바꾼 화산, 탐보라'(소와당 펴냄)에서 탐보라 화산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기후와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체제와 문화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들여다본다.

저자는 먼저 기상학을 바탕으로 200여 년 전 탐보라 화산 폭발을 다룬다.

1815년 탐보라 화산이 뿜어낸 유황가스와 화산재는 성층권까지 치솟았고, 화산의 높이는 약 4천300m에서 2천800m로 낮아졌다. 연무는 햇빛을 가렸고, 이로 인해 극단적 이상기후가 나타났다. 숨바와 섬에서 1만2천㎞ 떨어진 영국 에든버러의 강풍 일수가 19세기 초반에 이례적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별반 새로운 내용이 없다.

이후 저자는 시선을 인도로 옮겨 1817년부터 콜레라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유를 살펴본다. 탐보라 화산은 인도양의 수온을 떨어뜨렸고, 강수량의 감소를 야기했다. 이에 따라 바닷물이 강을 따라 역류하는 현상이 일어났는데, 바다 생물을 숙주로 삼아 활동하는 콜레라균도 육지로 이동했다.

그는 "갠지스 강 하구의 환경이 변화되자 오래도록 그 지역에 전해져오던 콜레라 박테리아로부터 특이한 변종이 발생했다"며 "인도에서 발병한 콜레라는 1830년대 북아메리카까지 확산했다"고 설명한다.
땀보라 2.jpg▲ 신간 '세계사를 바꾼 화산, 탐보라'
저자의 주장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공중보건'과 '복지국가'라는 개념도 탐보라 화산이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던 영국의 의학자들은 인도에 퍼진 콜레라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일부 학자는 기상이변을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진보적 의사와 관료들은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오염이 전염병을 불러왔다고 생각했다. 계몽주의와 권위주의가 지배하던 19세기 유럽에서는 새로 건설한 도시 민중에게 위생적인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이어 저자는 1817년 영국 의회에서 통과된 '빈곤층 고용 촉진법'을 주목한다. 이 법은 사회 인프라 건설에 공적 자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기근으로 인해 사회적 붕괴를 겪은 아일랜드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저자는 "탐보라의 비극이 현대 자유국가의 기초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과장"이라면서도 "1817년 이후 공공 근로 프로그램은 경제 정책의 기본 항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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