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헌법 제2조 2항 실현…'안전한 국외 체류·거주·여행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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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2조 2항 실현…'안전한 국외 체류·거주·여행 보장'

재외국민보호법 이번엔 제정되나…동포들 "文정부에 기대"
기사입력 2017.07.0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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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미국 간담회.jpg▲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황원균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장의 건배사를 듣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04년부터 발의·자동 폐기 반복…"정부·국회 직무유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동포 간담회에서 "재외국민보호법을 만들고 지원조직을 확대하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이번에는 이 법률이 제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과 동포들의 안전"이라며 "테러·범죄·재난으로부터 여러분을 안전하게 지키고, 통역이나 수감자 지원 법률서비스를 위해 영사인력을 확충하고, 전자행정으로 영사서비스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원균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장은 3일 국제통화에서 "동포 간담회에 참석해 대통령의 약속을 들었다. 재외동포의 숙원인 재외국민보호법 제정이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는 꼭 실현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동석했던 동포들도 문 대통령의 약속에 박수를 치며 환호했기에 그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4월 25일에도 페이스북에 "재외국민보호법 제정을 추진해 재외국민 보호의 법률적 기반을 마련하겠다. 재외동포 지원조직을 확대하고 재외동포의 정체성 함양과 역량 강화에 필요한 지원도 늘리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제19대 대선에서는 재외동포의 59.2%(13만 886명)가 문 대통령을 선택했다.

재외국민보호법(안)은 17대 국회에서 처음 제출됐고 19대 때에는 여야가 5건의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으나 지금까지 한 차례도 통과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도 2건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 어떤 내용 담기나…'안전한 국외 체류' 골자

우리 헌법 제2조 제2항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이를 위한 '법률'은 아직 없으며, 외교부의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업무 지침'만 훈시적인 규정으로 존재한다.

20대 국회에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표 발의한 재외국민보호법안에는 ▲국민의 안전한 국외 체류·거주와 여행의 보장(1조) ▲국제법규·주재국 법령 존중 등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원칙 규정(제7조) ▲심의기구로 외교부 장관 소속 '재외국민보호위원회' 설치(제8조) ▲해외위험 지역에 대한 안전정보와 위험 수준 공지(제11조)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또 ▲재외국민과 연락체계 유지와 주재국과의 협력관계 유지(제12조) ▲일반적인 사건·사고에 대한 처리 지침 규정(제13조∼18조) ▲해외 위난 상황이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외교부의 조치사항(제19조) 등을 담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이 지난해 7월에 발의한 법안에도 재외국민이 처할 수 있는 각종 사고 및 위난 상황에 따른 국가의 구체적인 보호 의무를 규정했다. 특히 재외국민을 '국외에서 거주·체류 또는 여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의하고 대통령 소속 '재외국민보호위원회'를 설치해 재외국민 보호와 지원에 필요한 경비를 국가가 지원하고 심의하도록 했다.

아울러 외교부 장관은 위난 상황에 대비해 5년마다 '재외국민보호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재외공관의 장이 해당 계획에 따라 관할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집행계획을 해마다 작성하도록 했다.

◇ '김선일 사건' 계기 첫 발의…20대 국회에 2건 계류

재외국민보호법의 필요성은 2004년 6월 22일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된 한국 군납업체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이 3주 만에 피살된 사건을 계기로 본격 제기됐다. 당시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 상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도개선 작업에 나서겠다고 했고, 정치권도 테러 방지 및 재외국민 보호 대책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실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한 달여 만에 '외교통상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위원회를 신설해 해외분쟁지역을 지정·고시하고, 이 위원회는 분쟁지역에 현존하는 명백한 위협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곳의 재외국민에 대해 대피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재외국민보호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한나라당 이성권,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당 차원에서 발의했다.

당시 여야는 법제화를 위해 정책 조율까지 했지만 법안 명칭의 적정성 여부와 재외동포 보호 범위를 두고 법안심사 소위 의원들 간 견해차가 크게 엇갈렸고,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외교부가 수용 불가 입장까지 밝혀 단일안 도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17대 회기가 끝나면서 법안은 휴짓조각이 됐다.

2007년 5월 15일 소말리아 해안에서 선장 한석호 등 한국인 4명과 중국, 인도네시아 등 모두 24명이 승선한 마부노 1, 2호가 해적에 납치되는 사건이 터졌고, 두 달 뒤에는 단기 선교 활동을 위해 아프간을 방문 중이던 분당 샘물교회 교인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돼 우리 국민 2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재외국민보호 의무 범위를 담은 재외국민보호법의 제정 필요성을 검토하고 공청회를 열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2010년 3월에는 정부가 "재외국민보호법 초안을 만들고 있다. 정부 초안과 의원 발의 법안을 대상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한 뒤 통합안을 만들어 연내 입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8대 마지막 국회에서도 정부제정안과 국회 발의 관련 법안 모두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재외국민 보호에 대한 국가책임의 한계를 두고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19대 국회에서 다시 여야는 "재외국민 보호는 헌법이 정한 국가의 책무임에도 그동안 관련 시스템과 제도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면서 관련 법안을 무더기로 발의했으나 이들 법안 역시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진영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04년 17대부터 20대 국회까지 13년째 재외국민보호법이 제정되지 않은 것은 정부, 국회 모두의 직무 유기이자 동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문 대통령의 약속이 20대 국회에서는 꼭 지켜줘 재외동포들도 헌법의 명시된대로 제대로 보호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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