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아세안 50년] ③신시장 개척하는 한국 기업…'한한령' 中 대안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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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50년] ③신시장 개척하는 한국 기업…'한한령' 中 대안처 부상

기사입력 2017.08.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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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제조업 생산기지 구축 이어 화장품·온라인쇼핑 등 내수시장 공략
"인구 6억명 넘는 아세안, 연 5%대 경제성장세…구매력 향상 주목"

장순봉 석우종합건설 회장은 1년의 4분의 3 이상을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에서 보낸다. 작년에만 비행기를 121회나 탔다고 한다.

장 회장은 1990년대 중반 베트남에 진출해 첫 외국인 지분 100%의 건설투자법인을 만든 뒤 인도차이나의 건설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장 회장은 "인력과 자재 조달이 유리한 베트남을 교두보로 삼아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다른 회원국으로 진출 지역을 넓히는 전략을 선택했다"며 "인구가 6억 명을 넘고 경제공동체를 통해 회원국 간 투자·교역 장벽을 허무는 아세안이 중국 쏠림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기업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성장 동력으로 아세안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며 "한국이 아세안의 주변국에 머물지 말고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세안 1.jpg▲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들이 주로 입주해 있는 하노이 '랜드마크72'[하노이=연합뉴스]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한국의 제2위 교역 상대이자 투자 대상 지역이다. 작년 기준 교역액은 1천188억 달러(134조 원), 투자액은 35억 달러(4조 원)다. 또한, 한국의 제2위 건설수주 지역으로, 지난해 수주액은 88억 달러(10조 원)를 기록했다.

이미 한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아세안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그 중요성이 더 부각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인구 6억3천만 명에 세계 7위 규모의 경제권인 아세안은 2007년 이후 연평균 5%의 경제 성장을 하는 가운데 2030년까지 세계 4위의 경제권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만큼 내수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받으며 한국 기업들의 진출과 투자 확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대체 시장으로 아세안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사업이 흔들리는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말 베트남을 방문해 하노이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마트 등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추가 투자 사업을 점검했다.

롯데는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 7만3천여㎡의 부지에 3천300억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복합 쇼핑몰을 지을 계획이다. 또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의 10만여㎡ 부지에는 2조 원을 투입해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과 주거시설로 구성된 에코스마트시티를 2021년까지 건설한다.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베트남 식품시장에서 매출 7천억 원을 달성하는 목표를 세우고 내년 7월까지 700억 원을 투자해 호찌민 히엡푹 공단에 연간 6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만들 계획이다.

이들 기업의 행보는 중국발 삭풍을 피하며 서비스와 식품 등 베트남 소비시장에 한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아세안 2.jpg▲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코트라 주최로 열린 수출상담회[코트라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제조업의 대표기업들은 저임금의 베트남에 이미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또 삼성전자는 태국의 가전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해 지난해 파타야 생산공장을 증설했다. 포스코는 동남아 고급 자동차강판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태국 라용에 동남아지역 첫 자동차 강판 공장을 완공했다. 연산 45만t 규모의 이 공장에는 3년간 3억 달러(3천300여억 원)가 투자됐다. 

설화수, 라네즈,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참존 등 한국 화장품 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의 동남아 진출도 활발하다. 전문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는 지난 5월 방콕에 동남아 첫 법인을 개설하고 태국, 미얀마, 베트남 등을 상대로 영업에 나섰다. ODM은 주문자의 위탁을 받아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방식이다.

코스맥스 태국법인의 김하나 팀장은 "동남아 시장은 성장세가 빠른 데다가 한국 뷰티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며 "앞으로 ODM 물량이 늘어나면 현지에 공장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사태의 유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초 싱가포르에 연구혁신(R&I) 센터를 설립하고,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 제품 생산을 추진하는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확대,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세웠다.

아세안 3.jpg▲ 방콕 지상열차 외관의 한국 온라인쇼핑업체 광고[11번가 태국법인 제공=연합뉴스]
 
홈쇼핑에 이어 온라인쇼핑 시장 진출도 본격화했다. SK플래닛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이어 지난 2월 태국에서 온라인쇼핑사이트 '일레븐스트리트(11street·www.11street.co.th)'를 열었다.

전홍철 11번가 태국법인장은 "태국의 기업 마인드나 주변 산업 여건은 우리의 15년 전 수준 정도지만 모바일 침투율이 높아 온라인쇼핑 시장의 성장 속도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뤄지는 활발한 소규모 마케팅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관련 시장은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삼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장은 "인구 2억6천만 명의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 진출 건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투자의 질 측면에선 빠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진출 분야가 과거 봉제·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최근에는 금융·제약 등 3차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수출상담회를 한 선박용 밸브 생산업체 에이스브이의 정진욱(45) 이사는 "예전에는 한·중·일 3국 시장만으로도 수주 물량이 충분했지만, 이제는 동남아에 눈을 돌릴 때"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동남아는 선박 물동량이 많고 동북아보다 시장 성장률이 높다"며 불황을 겪는 한국 조선업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일산 한국무역협회 호찌민지부장은 "최근 들어 아세안이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내수시장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며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에 따른 구매력 향상에 대비해 중장기적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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