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이성수] 아직도 고백중/함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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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아직도 고백중/함순례

시 읽어주는 남자(37)
기사입력 2017.08.2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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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고백중


                      함순례


은희를 사랑했어요 은희 좀 불러줘 술에 취하면 아직도 사랑의 역주행 중인 광덕 씨, 밤나무 민박에 들어 불 피우고 일각이 지나기 전 대취했다 실제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다 경찰에 인계된 일도 있었다는데 그날도 십 년 만에 고향 친구들 만나고 대취하여 돌아오던 길이라 했다


웃을 때는 천상 하회탈 형상이나 까무잡잡한 이마에 굵게 파인 일자 주름 모으면 한 성깔 다부져 보이는 사내, 그가 강력반 형사라고는 차마 말 못하겠다 악착같이 도망가는 놈을 잡으려면 내가 그놈보다 더 악착같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은희는 내겐 좀체 떨리지 않는다는 은희는..... 난 누굴 떨리게 할 수 있을까요....., 


사랑에 유배당한 쓸쓸한 짐승이 컹컹 짖으며 제 살 물어뜯는 밤이면 이십 년 지나도록 고백 중인 사랑이 도진다 누구도 못 말리는 깡 촌놈의 사랑



25일 와양골렉2.jpg▲ 인도네시아 전통 인형극에 사용되는 나무인형 <와양 꼴렉>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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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반 형사도 사랑을 하고 도둑도, 강도도, 사기꾼도 사랑을 한다.

깡 촌놈도 사랑을 한다.

사랑만큼 평등한 밥그릇도 없다.


다만 이십 년이 지나도 고백하려는 마음만 가지면 된다.

악착같으면 다 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다.




이성수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대에서 가는 길을 잃다, 추억처럼》이 있다. 


김태호 사진작가는 

인도네시아 생활을 시작한 2002년 경부터 현재까지, 혼자 사진기를 들고 인도네시아 전 지역과 주변 국가들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2015년에 2인 사진전 " Through Foreign Eyesㅡ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인상"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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