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은숙] ‘내면의 아름다움, 외면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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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내면의 아름다움, 외면의 아름다움’

깡통의 수다 17
기사입력 2017.09.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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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디 히자우 1.jpg▲ 족자카르타에 위치한 짠디 이조 [사진: 김은숙]
 
 족자에서 사는 김은숙 작가가 <깡통의 수다>를 데일리인도네시아에 연재합니다. 문득 자신의 삶이 깡통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깡통 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 지 스스로 궁금해졌다고 합니다. 김 작가는 족자에서 사업을 하는 남편을 내조하고 사남매를 키우면서 사나따다르마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고 수필집 두 권을 낸 열혈주부 작가입니다. 현재 사나따다르마대학교 인도네시아문학과에 재학 중이며, 족자 한글학교 교장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사람이 가진 아름다움은 무엇으로 측정할까? 사람은 어디까지 아름다울 수 있고, 언제까지 아름다울 수 있을까? 사람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외면의 아름다움까지 가졌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일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백년의 아름다움도 간직하지 못하는 사람이 남의 허물을 탓하며 산다는 것은 허망한 일 일 것 같다. 살면서 내면의 아름다움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사는 것도 어쩌면 인생의 큰 숙원 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천년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원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또 모든 사원들이 색다른 아름다움을 가졌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어쩌면 나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사원들의 색다른 풍과 멋에 이미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수도 있다. 나조차도 최근에야 색다름의 미를 느끼고 놀랐다. 아주 오랫동안 곁에 두고 몰랐던 짠디 보꼬(Candi Boko)의 아름다움을 지인들과 함께하며 확인하고는 그 매력에 푹 빠져, ‘오시는 분들에게 보로보두루 사원과 쁘람바난 사원도 좋지만 보꼬 사원도 꽤 가볼만해요. 지는 해가 가장 아름답기로 외국에 까지 소문난 곳이라 외국인도 많이 찾는 곳이고 내면의 아름다움과 차분함이 느껴지는 사원이에요!’ 라고 말을 보탠 적이 많았다. 

     오늘은 또 다른 색다른 사원의 매력에 빠져 자랑하려 한다. ‘짠디 이조(Candi Ijo)를 오늘 가 보았는데 참 예쁘더라고요’ 하며 누구에게나 말하고 싶은 병이 또 도졌다. 오늘은 토요일, 일이 참 많은 날, 일과를 마치고 세시쯤 집에서 짠디 이조로 출발했다. 최근에 들어 알게 된 짠디 이조는 원래 어원이 Candi Ijo 라고 한다. Ijo는  자와 말로 초록색 히자우(hijau)를 뜻하는데  별 기대 없이 떠나보았다. 그런데 보꼬 사원 가는 길에 못 미쳐 오른쪽 시골길로 올라가자니 색다른 시골에 색다른 전경과 만나게 되어 놀랐다. 산전체가 돌산이 있는 곳에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고 가게 되었는데 이름이 뜨삥 브렉시(Tebing Breksi)이다. 그야말로 광산에서나 봐야할 전경을 산등성이에서 본 것이다.

짠디히자우6.jpg▲ 짠디 이조 앞에 있는 돌산 [사진: 김은숙]
 
     산전체가 돌산이었는데 사람들이 돌산을 깍고 또 깍아 채굴하고 써나가는 흔적이 남아 있는 이곳에 최근 2017년에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족자에 와서 이곳을 다녀갔다고 한다. 그래서 더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고 한다. 외국의 대통령이었던 분이 다녀간 곳을 우리가 못 가 볼 소냐 하며 내국인 관광객들이 꽤 많았다. 전경도 좋았지만 산을 깎아 흡사 작은 그랜드 캐년 같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절벽 전경이 나왔으니 이 산은 얼마만큼의 큰 돌산이었고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이 산을 의지하며 살아왔는지 어림잡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도 채굴이 이루어지고 있는 아픈 산, 이산에서 정상에 올라 전경을 바라보고 숨을 쉬고 다시 산 정상으로 좁은 아스팔트 길을 올랐다. 그렇게 오르며 여기에 무엇이 있을까 했는데 기가 막힌 사원이 나왔다.

짠디히자우4.jpg▲ 관람객들. 앞줄 오른쪽 끝이 김은숙 작가 [사진: 김은숙]
 

     어찌하여 이사원은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아담하고 예쁜 사원이었다. 역시나 들어가는 매표소가 허술했지만 착한 가격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국인은 5천 루피아, 외국인은 1만 루피아 그래서 그냥 1만 루피아를 내고 들어갔다. 지형적으로 족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원으로 알려져 있는 이곳은 전경이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 아담한 사원에서 자꾸만 외면의 아름다움이다’ 하고 속삭이고 있었다. 왜 외면의 아름다움이라고 느껴졌을까? 곰곰이 생각하며 사진을 찍고 둘러보고 나를 사원에 하나가 되게 놓아두어 보았다. 그러다가 나는 답을 찾았다.

     보꼬 사원은 잔잔한 흐름의 사원으로 내면을 성찰할  수 있게 다분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라면 이 짠디 히조는 신들의 가족들이 소풍하기 좋은 장소로 만들어 놓은 듯 사람들과 사람들이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게 낯설지 않은 풍경들 즉 외면의 세계로 이끄는 강렬한 무언가가 나를 이끌고 있었다. 작은 사원들 서너 개가 모여서 소곤거리듯 지어 놓았고 높지도 낮지도 않은 수수한 사원의 아름다움이 사람들을 따뜻하게 반기고 있었다. 수마트라에서 열다섯 명 정도의 가족관광 나들이객들 사진에 나도 들어가 한 장을 찍어 보았다. 성터 턱에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앉아 해 질녘을 바라보는 그들의 얼굴, 그들의 모습에서 이야기가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삶이 있어 인생이 좋아 보였다. 야트막하게 돌단을 많이 만들어 놓고 여기서 앉아 해지는 전경도 보고 삶을 논하며 외면의 사연들도 상충하라고 하는듯해 내심 아이들이 그리워 졌다.

     아이들이 다시 모이는 어느 날 가족이 함께 이곳을 올라 저 돌단에 주욱 앉아 해지는 것을 함께 하겠노라고 약속해 본다.  앞으로 나의 내실 있는 시간은 보꼬 사원 가서 다지고 따뜻한 외실은 짠디 히자우 사원에 와서 가족들과 함께 돈독함을 다져 볼 생각이다. 꿈은, 이렇게 작은 꿈에서 시작해 이야기가 되는 게 삶이라고 본다. 꿈이 삶을 만들고 삶이 있어 꿈을 꾸게 되는 것 같다. 살면서 여러 곳을 보고 싶다. 그리고 내적인 아름다움과 외적인 아름다움을 많이 발견하며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 천년을 가는 미의 아름다움을 나의 눈으로 보고 서툰 글로나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이렇게 살 수 있는 삶이 참 감사하다.  

짠디히자우7.jpg▲ 김은숙 작가가 석양을 바라보고 있다. 힌두 사원은 죽은 자를 위해 서향으로  짓기 때문에 석양이 아름답다. [사진: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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