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자카르타 스타일 한식당을 향해(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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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스타일 한식당을 향해(3/3)

인도네시아에서 한식당 현황 및 발전 방향
기사입력 2017.09.2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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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글: 조연숙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장

자카르타에서 먹는 한식은 대체로 한국보다 달고 짜다. 자카르타 한식당에서 종업원의 서비스는 서울보다 친절한 것 같으면서 과장되고 무엇인가 부족하다. 갈 때마다 음식 맛이 조금씩 달라지는 한식당도 있다. 앞서 두 편의 글을 통해 자카르타 한식당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인도네시아 한식당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자 한다.  


청해 해물찜과 곁들이 음식.jpg▲ 청해수산 자카르타의 해물찜과 곁들이 음식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인도네시아 소비자의 입맛을 먼저 살펴보자. 자카르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과 한국에서 나오는 보고서 간에 차이가 보였다. 재 인도네시아 외식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인도네시아와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이 한식을 먹는 패턴에 대해 절대적으로 육류를 선호하고 국물을 먹지 않으며 건강보다는 맛을 더 우선적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또 해산물은 중국식 조리법으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반면, 한식재단이 작성한 2016년 글로벌 한식당 보고서에 따르면, 자카르타 사람들은 육류보다 수산물을 선호하고 이슬람 교리에 따라 돼지고기를 쓰지 않는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인들은 한식당의 삼겹살 구이, 일식당의 돼지국물을 사용한 라면, 중식당의 구운 돼지고기 요리 등에 크게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인 중 많은 수가 무슬림이지만, 일부 지역은 종교가 다르고 이에 따라 금기하는 음식이 달라진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인들은 이런 차이를 서로 존중한다. 인도네시아인이 식당이나 메뉴를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가격과 맛을 꼽은 반면, 한식재단의 보고서는 맛, 가격, 서비스와 청결 순으로 꼽았다. 

한식당이 자카르타에서 계속 우위를 유지하며 지속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당연히 음식 맛을 좋게 하고 비용을 낮추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식재료와 양념의 안정적인 공급, 유능한 조리인력 확보, 각 업소 고유의 레시피 구축 등을 맛을 좋게 하고 일관성 있게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꼽았다. 그렇다면 맛을 향상시키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간장, 고추장, 된장 등 양념은 브랜드에 따라 맛이 다른데, 인도네시아에는 한국산 양념들이 꾸준히 공급이 되지 않아서 그때그때 있는 것을 구입해 사용하다 보니 맛이 일정치 않게 된다. 한국산 양념과 식재료 수입 문제는 수입식품 인허가 등 비관세무역장벽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관련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서 개선해야 될 사안이다. 

삼원가든.jpg▲ 삼원가든 음식들 [사진: 페이스북]
 
일식 세계화 뒤에는 기꼬만 간장, 중식에는 이금기 굴소스가 있는데 한식에는 아직 대표 브랜드 장맛이 없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유통망을 가지고 제품을 수출하는 업체는 CJ, 청정원, 샘표 등이 있는데, 이들이 합법적이고 안정적인 한국산 양념 공급업체로 자리잡아야 한다. 한편 고추가루와 참기름 같이 부피가 큰 식자재는 현지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방안도 있다. 

조리법을 계량화해야 한다. 어제 먹은 만두전골 맛을 오늘도 먹을 수 있게 하려면 누가 조리하던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는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레시피에는 양념 브랜드까지 지정하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양념조차 한 제품이 지속적으로 수입되지 못해 브랜드가 바뀔 때마다 레시피를 조정해야 한다. 현지 식당운영자들은 레시피화도 일방적인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렵다며 업계와 학계 및 정부에 협력을 촉구했다. 

유능한 조리인력의 확보다. 여기에는 한국인 조리사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인 조리사도 포함된다. 한국인 조리사는 인건비가 높을 뿐 아니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인 조리사가 인도네시아에 와서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식재료로 현지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는데 필요한 적응기간을 3~6개월로 보았다. 한국인 조리사 고용으로 증가하는 비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예산 중 일부를 해외 한식 조리사 고용비로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또 선진국으로만 가려하는 한국인조리사들이 인도네시아를 선택할 수 있게 인도네시아의 경쟁력과 잠재력을 알려야 한다.

현지인 조리사와 보조인력도 중요한데, 자카르타에는 한식조리 교육과정이 없다. 여기에는 단순히 음식 조리만이 아니라 식자재를 신선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법과 주방과 매장의 위생과 청결 유지 등 전반적인 교육을 포함한다. 재 인도네시아 외식업협회는 현지에서 조리사를 양성할 수 있는 한식아카데미 설립을 지원해줄 것을 한국정부에 제안했다. 또 서울시가 한국에 취업한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이 귀국 후 자립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한식 조리사 교육을 실시하는 것과 관련해, 기회가 된다면 그들을 고용하겠다고 제안했다. 협회 관계자는 현지인을 포함해 한식당 운영자들이 한식의 질적 향상과 확산을 위해 연대하는 구심점으로 협회가 자리잡기 바란다며, 한국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고주몽 실내.jpg▲ 고주몽 자카르타 실내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한식당이 다른 한식당과의 경쟁, 더 나아가 자카르타에 있는 수많은 식당들과 경쟁하려면 고객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한식당 전체를 아우르는 큰 컨셉과 개별 업소의 개성이 드러나는 작은 컨셉을 찾아야 한다. 스토리가 있는 컨셉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맛뿐만 아니라 함께 먹는 사람과 분위기 등을 묶어 하나의 경험으로 기억한다고 한다. 최근 자카르타에서 인기를 끄는 한식당 마포갈비, 오쭈, 팥빙수 등은 한국의 포장마차와 지하철역에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컨셉을 잡았다. 일식당은 일본인 조리사와 일본식 주방과 매장 인테리어를 그대로 재현해 그 안에 있으면 일본에 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맛에 대한 컨셉이 명확히 해야 한다. 한국 고유의 맛부터 인도네시아풍 한식과 한식풍 인도네시아 음식까지 무슨 맛으로 할 지를 선택하면 한국인 조리사 고용, 한국산 식재료 사용 여부와 함께 가격대도 결정될 것이다. 

높은 임대료와 프랜차이즈의 도전에 대응하려면 한식당의 위치를 잘 선택해야 한다. 중국에서 한식당을 개업해 운영한 경험이 있는 모 한식 전문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예를 들었다. 임대료가 높은 시내 중심가에서는 비즈니스 고객을 대상으로 단가가 높은 육류 위주로 메뉴를 구성하고, 번화가에서 벗어난 소상권에서는 간단한 단품 안주류를 제공하는 선술집 형태를 시도해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쿤스트링.jpg▲ 대표적인 버따위 식당 쿤스트링 전경 [사진: 페이스북]
 
요즘 자카르타에서 한식이 변형되는 모습을 보면 한식이 인도네시아 음식의 일부로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긴다. 우리는 세계화의 예로 일본음식을 꼽지만 이보다 앞서 자카르타에 안착한 음식은 중국음식이다. 자카르타 전통음식이라 불리는 버따위(Betawi) 음식은 중국식 조리법에 인도네시아산 식재료와 네덜란드식 인테리어와 식탁예절이 융합된 것으로 그 역사가 네덜란드 식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람들은 19세기풍으로 디자인된 공간에서 중국요리의 익숙함과 인도네시아산 향신료의 독특함이 교묘하게 어우러진 음식을 먹으며 인도네시아를 기억에 담는다. 

음식을 먹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마음과 문화를 나눈다. “한식이란? 한식의 맛은? 정통 한식당은?” 이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취재였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맛은 개인적일 수밖에 없고 음식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즐거움을 주는 수단이고 사람사이를 연결시켜주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임을 알게 됐다. 자카르타 한식당이 한국인과 인도네시아인 그리고 이곳에 사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음식을 즐기고 함께 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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