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이성수] 청명/나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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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청명/나석중

시 읽어주는 남자(47)
기사입력 2017.11.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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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

        나석중

누구는
같이 살자고 같이 살자고
나무 심고 못자리도 하겠지만
우리는
만나 헤어지기 좋은 날이다
웃으며
청명한 날에 바람이 분다
그렇다
나와 헤어지려고 당신이 온다
저것 봐
한참 볼 만한데 꽃이 진다

16일 시.jpg▲ 분홍색 질밥을 쓴 여인이 롬복 아안 해변 (Pantai Aan)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김태호]
 

시 읽기 ------------------------

사람이 변하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나도 그렇게 변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당신은 나를 안다고 말한다.

나는 헤어지기 좋은 날은 사랑하기도 좋은 날이라 하는데
당신은 사랑하기 좋은 날은 헤어지기도 좋은 날이라 한다.

헤어짐도 만나야 헤어질 수 있다.
잘 살라는 말 한마디라도 보태야 진짜 헤어지는 것이다.

한참 볼 만한데 이별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성수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대에서 가는 길을 잃다, 추억처럼》이 있다. 

김태호 사진작가는 
인도네시아 생활을 시작한 2002년 경부터 현재까지, 혼자 사진기를 들고 인도네시아 전 지역과 주변 국가들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2015년에 2인 사진전 " Through Foreign Eyesㅡ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인상"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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