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로 입원한 노반또 국회의장 : 16일 저녁 남부자카르타 지역에서 전신주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내고 입원한 스띠야 노반또 국회의장. [사진: 꼼빠스TV 캡처]
인도네시아 정계를 뒤흔든 대형 뇌물비리의 핵심 피의자인 스띠야 노반또 국회의장이 당국에 체포되기 직전 교통사고로 입원해 자작극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부패척결위원회(KPK)는 지난 15일 밤 노반또 의장의 자택을 급습했다.
인도네시아 전자신분증(E-KTP) 사업 비리의 피의자로 지목된 노반또 의장이 거듭 소환에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이다.
전자신분증 사업 비리는 2011∼2012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5조9천억 루피아(약 4천800억원)을 들여 전자신분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예산의 절반 가까이가 전·현직 국회의원 30여명에 대한 뇌물 등으로 유용된 사건이다.
그러나 노반또 의장은 때마침 부재중이어서 체포를 피한 뒤 현지시간으로 이튿날 오후 7시께 남부자카르타 지역에서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병원에 입원했다.
노반또 의장의 변호사인 프리드리히 유나디는 "노반또 의장은 자가용을 타고 KPK 사무실로 향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법률은 건강상 문제가 있거나 치료 중인 피의자는 구속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에 노반또 의장에 대한 수사는 상당기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반또 의장은 지난 7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초로 입건됐을 당시에도 병원에 입원한 채 이의를 제기해 현지 법원으로부터 입건 취소 지시를 받아낸 바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 원내 2당인 골까르당 총재이자 조꼬 위도도(일명 조꼬위) 대통령의 중요한 정치적 동맹으로 꼽힌다.
그런 까닭에 현지에선 노반또 의장이 교통사고 자작극을 벌여 일단 시간을 번 뒤 조꼬위 대통령과의 관계를 활용해 수사를 무마시키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조꼬위 대통령은 이미 지난 7월부터 이번 사건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혀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유층과 유력인사가 연루된 부패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올해 초 발표한 2016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인도네시아는 100점 만점에 37점으로 176개국중 90위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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