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매화꽃을 기다리며/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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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매화꽃을 기다리며/장석남

기사입력 2018.01.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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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의 거울에 마음을 비추어보다 <박정자>

“겨울이 지독하게 추우면 여름이 오든 말든 상관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부정적인 것이 긍정적인 것을 압도하는 것이다. 우리가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냉혹한 날씨는 결국 끝나고, 화창한 아침이 찾아오면 바람이 바뀌면서 해빙기가 올 것이다. 그래서 늘 변하게 마련인 우리 마음과 날씨를 생각해 볼 때, 상황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빈센트 반 고흐의 희망과 장석남 시인의 매화꽃이 겹쳐지며 겨울이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요 며칠 체감온도 영하 20도가 넘는다는 우리나라의 어마어마한 추위 소식을 듣습니다. 열대에 길들여진 몸마저 움츠러듭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봄은 반드시 온다고, 혹독한 추위를 견뎠기에 더 단단해졌다고, 해빙기의 바람을 타고 매화꽃! 하늘 가득 흔들리겠지요. 머지않아.


180125 시경.jpg
 

매화꽃을 기다리며
/ 장석남 

매화분 하나를 구해 창가에 두고는
꽃봉오리 올라오는 것 바라보니
피멍 든 듯 붉은 빛이 섞여서
겨우내 무슨 참을 일이 저렇듯 깊었을까 생각해본다
안에서는 피지 마 피지 마 잡아당기는 살림이 있을듯해
무언가 타이르러 오는 꽃일지 몰라
무언가 타이르러 오는 꽃일지 몰라
생각해본다 

집은 동향이라 아침 빛만 많고
바닥에 흘린 물이 얼어붙어 그림자 미끄럽다
後日, 꽃이 나와서, 그 빛깔은
무슨 말인가
무슨 말인가
그 그림자 아래 나는 여럿이 되어 모여서
그 빛깔들을 손등이며 얼굴에까지 얹어보는 수고로움
향기롭겠다


박정자 
1991년 시인 등단하여 <그는 물가에 있다> 등 6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사람과 사물의 내면에 귀기울이는 시창작으로 경기문학상과 서울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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