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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발리는 지금

인문창작클럽 연재
기사입력 2018.01.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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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연숙 

“발리에 화산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데 가도 될까?” 최근 수개월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작년 초 인기리에 종영한 “윤식당” 이라는 예능방송의 촬영지이며 비, 김태희 부부의 신혼여행지로, 또 다수의 유명 연예인들이 찾은 관광지로 알려지면서 발리가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사실 윤식당의 촬영지는 롬복인데 제 지인들에게는 아직도 롬복이 발리고 인도네시아가 곧 발리고 내 친구 최우호는 인도 아니면 발리섬 그 근처 어딘가 인도네시아 혹은 자카르타라는 더운 나라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작년 말에 인도네시아에서 강도 7.4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그리고 오늘 강도 6.4의 지진이 발생해서 인도네시아 지진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3위까지 올라 갔건만 괜찮냐는 연락을 한 통도 받지 못 했습니다…… 조금 더 좋은 대인관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하며, 오늘은 화산분출 조짐으로 가고 싶어도 망설여 지는 환상의 섬 발리에 다녀온 소식을 전합니다.

발리1.jpg▲ 발리 거리 [사진: 최우호]
 

지난 16일 발리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1달여 전에 화산재가 4KM 상공까지 치솟으며 공항이 폐쇄되고 발이 묶인 우리 국민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발리 인근 수라바야 공항으로 전세기를 띄워 구출 해내는 상황까지 갔던 문제의 그곳은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 맑고 예쁜 하늘로 저를 반겼습니다. 기분 탓이었을까요? 발리에 8번째 방문하였는데 그 중에 가장 예쁜 하늘이었습니다. 발리에 가기 전, 화산의 여파 때문에 고급 리조트와 호텔에서 반값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고급 정보를 입수하고 잠깐 발품을 팔았더니 평소 4백만 루피아를 줘야 하는 고급 리조트를 1백만 루피아에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여행 온 친구가 프로모션 가격을 모르고 “너무 무리한 것 아니야?”라며 가격을 궁금해 하길래, “너를 위해 돈 좀 썼어, 한국 가면 똑같이 대접해줘”라며 어깨에 힘 좀 주었을 정도로 근사한 숙소에서 3박4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또 매우 만족스러웠던 점은 평소보다 차가 덜 막혔습니다.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아서 우붓까지 40KM, 따나롯사원까지 38KM를 가야 했는데 평소 같으면 차로 2시간은 걸릴 거리가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이동하니 1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평소 따나롯사원이나 우붓 같은 인기 지역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확실히 많이 줄었는지 4일간 10명 남짓 되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보았습니다. 한국인이 많이 줄어서일까 상인들이 계속 일본어로 말을 걸어와서 하루 종일 “saya orang Korea”라고 발끈하느라 피곤함까지 느낄 정도였습니다. 저는 왜 그랬을까요? 

발리2.jpg▲ 발리 해안 [사진: 최우호]
 

우기인 만큼 하루에 한번씩은 꼭 강한 빗줄기를 만났습니다. 약속이나 한 듯 3일동안 오후 4시가 되면 어김없이 비가 내렸는데 30분정도 내리고 나면 예쁜 무지개가 떠서 운치를 더하니 짜증이 나기보단 오히려 선물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제 친구가 30년동안 이렇게 선명한 무지개는 처음 봤다고 너무 기뻐해서 저도 덩달아 신이 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발리에 갔다면 꼭 가봐야 하는 꾸따비치에는 예전과 다름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고,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아서 서핑을 즐기기에 아주 좋았지만 오후 3시쯤 되자 바닷물이 빠지면서 강풍에 날아간 쓰레기가 해변에 가득해서 물 반 쓰레기 반이 되어 물놀이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다시 서핑을 하기 위해 꾸따비치를 찾았을 때 누가 치웠는지 쓰레기를 찾아 볼 수 없었으니 쓰레기 바다라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발리 유흥의 중심지 르기안 거리는 예전보다 많이 한산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한참 붐빌 밤 10시경이면 주점마다 빈자리가 없고, 클럽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들로 가득했겠지만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피크타임에 몫 좋은 식당에서 르기안 거리를 바라보며 닭다리를 뜯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아궁화산의 분출 위험성이 없어지지 않았기에 발리 여행을 신중히 결정해야 할 시기지만 혹시 발리 여행을 비싸게 다녀오셨거나 차가 너무 막혀서 여행 중에 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분께서 계시다면 용기를 내서 지금 발리여행을 계획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발리3.jpg▲ 발리 하늘에 뜬 무지개 [사진 최우호]
 

*** 인문창작클럽(INJAK)
인문창작클럽 (인작: 회장 이강현)의 회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인으로 구성되었으며, 개개인의 다름과 차이를 공유하고 교류하면서 재인도네시아 한인사회를 조명하는 새로운 시각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임입니다. 

*** 인작회원들의 글은 데일리인도네시아와 자카르타경제신문에 동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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