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 커피 볶는 시간 / 유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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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 커피 볶는 시간 / 유정이

기사입력 2018.02.0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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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의 거울에 마음을 비추어보다 <박정자> 

일어나요 떠날 시간이에요 그대 눈에 비친 하늘 보이나요 바람이 부는 거리로 달려 나가요 얼음 가득 커피 한 잔을 들고 다른 손엔 여행 가방을 들고 비행기 따라 파도를 따라 Ocean Drive~ 

꽁꽁 언 땅에 물길을 내는 대지처럼, 누룩에 부푸는 빵반죽처럼, 잘 익은 커피콩의 비트처럼, 발바닥이 간지러워지는 달, 2월의 첫 날입니다. 

1월이 한 해의 출발을 준비하는 달이라면, 2월은 신발끈 조여 매고 문밖으로 나서는 달이겠지요. 일어나요 떠날 시간이에요 Good luck!!!


180201 시경.jpg
 


커피 볶는 시간
 / 유정이

대개는 정교하다 모두의 옆모습
비트가 센 오션드라이브Ocean Drive*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리 와
수월하게 건널 수 없는 것들은 때로
매혹적이야
앞이 있으니 뒤가 있고
그러니 흔들어 볼래?
비벼도 좋아
벗어도 좋다는 말이지
소리를 지르며!  진짜처럼 울어볼래?
진짜라고 말해볼래? 

낮과 밤처럼
그렇게 두 쪽으로 나뉘는 걸 택하지 그래
그걸 흠결이라고 부른다면
그래 그렇게 말해도 좋아
나와 나는 잘 벗겨지지 않아
설마 탈피가 쉽다고 말하는 거니?
맛과 향 어느 쪽으로든
끝까지 가야 한다면
뜨거운 쪽으로 가자
부서지는 곳으로 가자
잘 익은 비트
정점 다음에서 질러대는 소리 

충분히 시끄럽구나 너는
그래그래 그렇게 우는 것도
나쁘지 않아
잘 구워졌다면 이제
뒤집어볼 시간이 되었다는 말이야
잘 빻아진 나를 헤집어볼 시간이라는 뜻이지

이제 말해봐 

우리는 어디까지 갈 수 있니?

* 베이비론(Babylon)의 노래 제목.


박정자 
1991년 시인 등단하여 <그는 물가에 있다> 등 6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사람과 사물의 내면에 귀기울이는 시창작으로 경기문학상과 서울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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