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은숙] 별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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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별들의 이야기

깡통의 수다 20
기사입력 2018.02.0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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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자에서 사는 김은숙 작가가 <깡통의 수다>를 데일리인도네시아에 연재합니다. 문득 자신의 삶이 깡통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깡통 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 지 스스로 궁금해졌다고 합니다. 김 작가는 족자에서 사업을 하는 남편을 내조하고 사남매를 키우면서 사나따다르마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고 수필집 두 권을 낸 열혈주부 작가입니다. 현재 사나따다르마대학교 인도네시아문학과에 재학 중이며, 족자 한글학교 교장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시간이 흐르는 구나!

2018년 1월 이라고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 말이다. 시간은 흐르는 정도가 아니라 빨리 그야말로 후딱 지나갔다. 꼭 시간을 도둑맞은 느낌이다. 사실 나는 아직 2017년도를 마음에서 정리하지 못해 끙끙대며 지내고 있었다. 오늘은 2017년도를 정리하는 기분으로 이글을 쓰고 있다. 2017년이라는 한해도 나는 발발이 저리라가라 하며 무척 바쁘게 뛰어 다녔다. 그런데 생각에 잠기면 크게 떠오르는 것은 몇 가지 없다. 하지만 그중에도 나의 몸이 나의 기억이 2017년을 가장 아름답게 기억하며 떠오르는 행사가 있다.

2017년 12월 16일에 중부자바 주도 스마랑에서 열린 '스마랑 코레아 페스티발 2'가 그 행사이다. 한국말 말하기 대회, 한국노래 대회, 한국의 K-Pop 커버댄스 대회 그야말로 한국을 알리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었다. 그런데 한국노래와 한국의 K-Pop 커버댄스를 관람하며 내가 놀라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한국 사람들은 관계자와 몇몇 분이 참여했는데도 1층과 2층 호텔 공연장 근 3천명의 객석을 가득 매운 좌석들이었다. 모두 인도네시아 친구들이었다. 남녀를 막론하고 그들의 그 열광과 열정에 압도되어 나와 친구는 그만 나이도 잊고 방방 뛰며 좋아했다.

무대 위에서 한국 노래를 하고 한국의 K-Pop 커버댄스를 하는 인도네시아 친구들은 그야말로 무대에 서 있는 자체가 별이 되어 3천 객석의 친구들의 호응과 응원과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정말 나와 친구 그리고 객석의 사람들 모두에게 별이었다.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별들이었다. 그런데 순간순간이 지나며 내게는 무대에 섰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누가 먼저라고 순서를 정할 수 없이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각자의 핸드폰을 불빛을 발산하며 그 모든 매 순간에 호응하고 환호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하나의 별들로 보였다.

더욱이 이번 행사를 위해 애쓰신 여러 한인 분들과 특히 스마랑 한인회 회장 김소웅님 참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되어졌다. 그곳에 참석한 여러 한국 손님들, 우리는 한국 사람이라는 그 하나에 감사하고 행복했다. 무대와 객석에 있는 저들도 별이고 그곳에 있는 모든 한국 사람들인 우리들도 별이다. 먼 동방에서 온 별들로 그들의 삶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에 살아오면서 더 행복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쩌면 이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2017년을 정리하며 가장 잘한 일이 친구와 스마랑에 가서 2017년 스마랑 코리아 페스티벌에 참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기서 내가 느낀 것은 결국 모든 사람들이 잘났던 못났던 하나의 별 같은 존재라고 이 지극히 당연한 것을 새삼 느낀 것이다.

지난해 12월 그런 아름다운 행사 며칠 뒤에 한국에서 진짜 별이면서 한 젊고 유능한 가수가 스스로 지고 말았다. 참 아쉽고 아픈 일이다. 그와 내가 시간을 되돌릴 수 있고 친분이 있다면 그와 그의 친구들을 꼭 이런 행사에 초대하고 싶다. 그들 자신의 노래가 날개짓 같은 몸짓으로, 삶으로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이 나라 인도네시아 사람들 또 더 나아가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얼마나 아름다운 영향을 주는지 꼭꼭 알게 해주고 싶다. 아니면 극단적인 결정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하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별이다.” 라고 세 번 삼창해보고 나서 그래도 결정이 같다면 어쩌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힘들다고 느낄 때 부모라는 별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남편이라는 별을 사랑하고 자식이라는 별에 감사하고 나라는 별에 만족해하며 살다보면 내가 별로서 자연스럽게 지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별들의 삶이고 별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이로서 아쉬운 2017년도를 잘 보냈다. 2018년도도 잘 예쁘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별이니까.


스마랑1.jpg▲ 관객들이 핸드폰 후레쉬를 켜서 응원하고 있다. [사진: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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