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 바닥에 대하여/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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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 바닥에 대하여/정호승

기사입력 2018.02.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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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의 거울에 마음을 비추어보다 <박정자> 

희망이 남아있는 한 바닥까지 내려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바닥에 닿았더라도 거기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면 바닥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기에, 가장 어려울 때 지켜봐주는 눈길과 따뜻한 말 한 마디는 바닥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이겠지요.

바닥에서 일어서 본 사람은 압니다. 정호승 시인의 문장처럼, 바닥은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지만 그 또한 우정과 사랑의 온기 덕분이라는 것을.


시경 180208.jpg
 


바닥에 대하여 

/ 정호승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박정자 
1991년 시인 등단하여 <그는 물가에 있다> 등 6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사람과 사물의 내면에 귀기울이는 시창작으로 경기문학상과 서울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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