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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설

기사입력 2011.11.0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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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수도(首都) 이전설(移轉說)
양승윤 (한국외대 동남아학 교수)

2010년 9월 30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인도네시아 유도요노 대통령 정부는 새 수도 후보지 물색을 위한 전문가팀을 구성을 지시하면서 “솔직하게 그리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쟈카르타는 더 이상 수도로서 이상적인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도요노 대통령은 9월 초 쟈카르타의 만성적인 교통체증과 수해(水害)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도 이전을 공식 거론하였다.

그는 수도 쟈카르타를 ‘그대로 두고’ 문제해결의 방안을 우선적으로 모색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수도 이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유도요노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는데, 하나는 말레이시아의 경우처럼 수도는 그대로 두고 쟈카르타 인근에 새로운 중앙정부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도네시아 군도 전체의 중앙부인 중부 칼리만탄의 주도(州都)인 빨랑까라야(Palangkaraya) 같은 수해로부터 안전한 내륙도시에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수도 이전 계획은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되었고, 그 때마다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가장 큰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110억 달러로 추정되는 엄청난 소요예산이다. 이로 인해서 논의와 논란은 항상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다. 쟈카르타는 인구가 너무 많고, 하수 시설이 크게 부족하여 잦은 홍수로 최근 몇 년 동안 최악의 교통체증을 맞고 있다. 인구 1,000만의 쟈카르타는 낮 시간 동안 인근의 위성도시로부터 유입되는 200만 명의 유동인구가 뒤섞이면서 도시 전체가 포화상태가 된다. 

한 자료는 쟈카르타의 등록 차량 숫자는 300만대를 육박하고 있고, 수도권을 오가는 오토바이는 800만대를 훨씬 웃돌고 있다고 한다. 매일 500대의 새 차와 1,500대의 새 오토바이가 신규 등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승용차의 쟈카르타 시내 주행속도는 2010년 현재 시속 10-15킬로미터 수준이어서 연간 연료 손실이 14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 수치를 바탕으로 2015년을 예상하면, 차량 속도는 5-10킬로미터로 떨어지고 연료 손실은 16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다. 

수도 이전 계획은 수카르노(Sukarno) 통치기부터 논의되었다. 수카르노는 독립 인도네시아공화국의 수도가 식민통치자인 네덜란드가 남기고 간 바타비아(Batavia)를 계속해서 사용함으로 해서 국가와 민족의 수치가 될 수 있다며 누산따라(Nusantara)의 중심부인 칼리만딴(Kalimantan)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바타비아는 네덜란드 통치기의 쟈카르타의 명칭이고, 누산따라는 인도네시아 군도제국(群島帝國)이라는 뜻이다. 빨랑까르야가 이때부터 신수도의 후보지역으로 부각되었다. 수하르토(Suharto)도 통치 말기에 쟈카르타에서 남동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죵골(Jonggol) 지역으로 천도(遷都)를 구상한 바 있었다. 2010년에 집권 2기 2년차를 맞은 유도요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꽉 막힌 과포화(過飽和) 상태의 쟈카르타를 벗어나서 ‘번듯하고 쾌적한 신수도’를 개발하고 싶은 것이다. 

수도 이전은 당연하게 격렬한 찬반양론을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2010년 11월 초 국립인도네시아대학(UI: Universitas Indonesia)에서 열린 도시계획에 관한 세미나에서 수도이전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되었다. 쟈카르타 지역대표자의회(DPD: Dewan Perwakilan Daerah)를 대표한 한 참석자는 인도네시아 전체 국민의 60퍼센트가 훨씬 웃도는 인구가 쟈바에 집중되고 있다며 행정수도를 쟈바 밖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쟈바 외부로 행정 수도 이전이 불가능하다면, 현재의 수도 쟈카르타를 쟈바의 다른 지역으로라도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세미나에 참석한 UI의 한 사회학자는 칼리만딴으로 수도를 이전하는 것이 최상책이라는 이전의 주장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분석하여 설득력을 높였다. 유도요노 측근 보좌역의 한 사람인 에밀 살림(Emil Salim)은 쟈카르타의 교통망•교육과 산업시설•보건과 문화시설 등을 위성도시와 연계하여 점진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수도 쟈카르타 보완방안을 제안하였다.     

수도 이전 논의의 와중에 있는 쟈카르타는 예로부터 하노이•방콕과 함께 수도(水都)로 알려져 왔다. 무엇보다 해발 표고(標高)가 해수면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낮고 해변에 가깝게 위치해 있기 때문인데, 홍수로 빗물이 불어 강이 넘치고 만조(滿潮)로 바닷물이 역류하면 영락없이 ‘물바다’가 되고 만다. 하노이를 한자로 표기하면 ‘하내(河內)’이며, 방콕은 바닷물의 역류를 막기 위한 ‘꺽나무 둑’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태국 수도 방콕의 현지 발음은 ‘방(둑 혹은 언덕)’ 다음에는 ‘꺽(나무 이름)’에 가깝다. 쟈카르타는 ‘위대한 (승리의) 도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수도의 의미와는 거리가 멀지만, 우기(雨期)에 비가 사흘 동안 계속 내리면, 도시 저지대의 대부분이 물바다가 된다.

2002년 2월 인천 국제공항으로부터 6시간 45분의 비행 끝에 도착한 쟈카르타 인근 쯩까렝(Cengkareng)의 수카르노-핫타(Soekarno-Hatta) 국제공항에서 시내 중심부의 한 호텔까지 가는 데는 꼬박 9시간이 소요되었다. 2008년 1월 말에는 수카르노-핫타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이 물에 잠겨서 이틀 반이나 공항이 폐쇄되었다. 다행하게 구 국제공항이자 공군본부가 있는 할림(Halim) 공항을 임시 개방하여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나라의 얼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공항 인근의 단골 침수 지역에 고가 도로를 건설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으로 많이 개선되었으나, 2010년 우기에 공항에서 시내 중심부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직도 7시간이 걸렸다.

네덜란드의 인도네시아 식민지 경략(經略)은 유럽 시장에서 ‘동방의 향료군도’로 알려졌던 말루꾸(Maluku)군도의 중심부인 암본(Ambon)에서 시작되었다. 초기 향료무역에서 가장 값나가는 상품은 이곳에서 주로 산출되었던 정향(丁香)과 육두구(肉荳蔲)였다. 이들이 식민통치의 중심부를 오늘날의 쟈카르타인 바타비아로 옮긴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수마트라와 말레이 반도 사이의 말라카해협을 통해서 오가는 무역선을 이곳에서 쉽게 통제할 수 있었고, 각종 향료 또한 이곳에서 저장•보관하였다가 유럽시장의 수요에 따라 공급함으로써 고가(高價)를 받을 수 있었으며, 증가하는 네덜란드인들에게 안전이 보장된 쾌적한 집단 주거공간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순다 클라빠(Sunda Kelapa)항구와 인근 바타비아 지역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후보지로 등장하였다. 곧 중국인 노무자들을 동원하여 ‘리틀 암스테르담(Little Amsterdam)’이 건설되었다. 

고도(古都) 쟈카르타를 경유하는 찔리웡(Ciliwong)이라는 작은 강(江)이 있다. 쟈바를 통 털어서도 살라(Sala)강과 브란타스(Brantas)강 등 두 강이 강다운 강에 속한다. 쟈바사(史)에 자주 등장하는 이 강은 소가죽으로 막아서 수공(水攻)에 이용하고 있다. 두 강 모두 소가죽으로 물길을 막을 수 있는 규모의 작은 강이다. 그러므로 이 보다 작은 찔리웡강의 규모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쟈카르타 인근에는 이렇다 할 고지대(高地帶)도 없다. 그러므로 찔리웡 강의 유속(流速) 또한 느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강을 따라 여러 곳에 관개(灌漑)용 수문(水門)을 만들어 놓았다. 국내선 항공기를 타고 쟈바 북부 해안을 따라 수카르노-핫타 공항에 착륙하면서 내려다보이는 쟈카르타 북동부는 일 년 내내 질펀한 물의 도시임을 알 수 있다.

도시 인근의 강은 모두 중요한 도시 기능을 한다. 그 중에서도 상수원(上水源)의 기능과 수상교통의 기능이 으뜸일 것이다. 그러나 쟈카르타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인도네시아의 도시인들은 강의 도시 기능에 역(逆)기능을 한다. 생활 쓰레기를 강물에 던져 버리기 때문인데, 아직 생활 쓰레기 수거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지 못한 까닭이다. 쓰레기로 인해서 수문이 막히는 사고가 당연하게 자주 발생한다.

인구 일천만의 쟈카르타는 하수시설은 급격한 도시화를 따르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채로 남아 있다. 신설이나 개보수도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반(地盤)이 무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사구간이 공기(工期)를 맞추기 어려운 난공사(難工事)라는 것이다. 그래서 쟈카르타는 전 세계에서 지하철이 없는 가장 큰 도시이다. 상수시설 또한 급격한 도시화를 수용하기에 아주 먼 거리에 있다. 갈수기(渴水期)에는 수량도 부족하고 수질(水質) 또한 끓여 놓고도 조리용(調理用)으로 사용하기에 ‘찝찝하다’는 것이다. 

쟈카르타 등 인도네시아의 대도시가 수재(水災)로 시달리는 근원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인도네시아 군도는 곳곳에 늪지대가 산재되어 있다. 지난 시대에 늪지대는 자주 교통 소통에 지장(支障)을 주고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沮害)하였다. 늪지대가 가까운 지역도 격리(隔離)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민들의 식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담수어(淡水魚)가 서식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로 인해서 현대사회는 늪지대의 중요한 환경적 기능과 역할을 망각(忘却)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 호수(湖水)와 달리 늪지대는 우기 때 물을 대량으로 끌어안았다가 건기에 조금씩 풀어 장기간에 걸쳐서 광범위(廣範圍)한 지역을 적시는 탁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인구집중에 따른 대도시의 비대화는 도시 인근의 늪지대를 생활쓰레기와 산업 폐기물로 덮어 버렸다. 머지않아 각종 제조업 단지가 이곳에 세워지고 신흥 주택단지가 들어섰다. 일선 행정 기관장의 입장에서 보면, 도시 미관(美觀)을 해치는 쓰레기장을 적은 예산으로 변모시켜 다용도의 쓸모 있는 땅으로 개발해 낸 것이다. 그러나 우기 때 쏟아지는 빗물은 갈 길을 잃고, 역류하는 해수를 임시로 잡아둘 마땅한 초대형 저수조(貯水槽)가 사라진 것이다. 물에 잠긴 도시는 비가 그치고 바닷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동안 숨통이 막힌 지하수는 썩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해서 쟈카르타 등 주요 쟈바 지역의 대도시의 지하수는 대부분이 크게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걱정스런 수치(數値)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열악한 하수처리 시스템 때문에 전국적으로 매년 47억 달러의 국가적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는 동남아에서 인도네시아가 가장 열악한 하수처리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로 인해서 인도네시아 서민들은 계속해서 유행성 위장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높은 장티푸스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02년 4월 가나(Ghana)에서 열린 ‘글로벌 워터 파트너쉽’에 참석한 유엔의 전문 수질관리관은 “열악한 하수처리 시스템은 막대한 국가의 경제적 손실로 직결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특히 여성과 아이들의 건강은 곧 우려스런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음용수 문제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으며, 점차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유엔의 경고를 전적으로 시인하고 있다. 2003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린 제3차 세계수자원포럼(World Water Forum)에서 인도네시아 당국자는 인도네시아 국민 중 20퍼센트 정도만 깨끗한 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유행성 설사나 장티푸스 등 수질오염과 관련된 질병이 점점 더 기승을 부린다고도 했다. 이로 인해서 매년 6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며, 하수처리 시스템 개발을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였다. 갈 데 없는 빗물과 하수와 해수가 도시에 차오르는 동안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는 80퍼센트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서민들은 오늘도 인재(人災)가 가중시킨 것이 분명한 수재(水災)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또 다른 심각한 예측도 나왔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건물의 난립과 도시 녹지공간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쟈카르타의 지반이 매 년 12센티씩 가라앉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인도네시아대학교의 한 환경학전공 교수의 연구조사에 의하면, 1984년 쟈카르타 시내의 녹지(綠地) 면적은 도시 전체의 28.8퍼센트였으나 2007년에는 6.2퍼센트로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서 지하수 사용량이 적정 수준을 훨씬 웃돌아 지반 침하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이전에 발표된 지구 온난화에 따라 쟈바해(Sea of Jawa)의 해수면이 매 년 0.57센티씩 상승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오는 2050년에는 쟈카르타 외항(外港)인 딴중 쁘리옥(Tanjung Priok)을 비롯하여 쟈카르타 북서부 해안의 1/4 정도가 바닷물에 잠기게 된다는 것이다. 

쟈카르타의 심각한 교통난(交通難)도 큰 골칫거리가 분명하다. 동남아에서 교통난이 최악인 도시를 꼽으라면, 방콕과 마닐라와 쟈카르타였다. 그러나 방콕은 80년대 후반부터 도시고속화 도로를 만들어 교통난 최악의 도시라는 오명(汚名)을 벗었는데, 만 10년이 걸렸다. 마닐라의 마카티(Makati)지역이나 쟈카르타의 수디르만(Soedirman)가(街)나 탐린(Thamrin)가 같은 시내 중심부의 교통난은 유명하다. 교통난 해소에 최적격인 교통기관은 뭐니뭐니해도 지하철이지만, 쟈카르타에서는 막대한 예산도 문제려니와 과밀한 인구 때문에 건설공사 자체가 쉽지 않다. 버스전용차선제를 실시하고 있고 일부 구간에는 모노레일도 건설 중인데, 교통난을 서울 수준으로 해소하기에는 아직 요원하다.

인도네시아 역사 상 최초로 국민직선에 의해서 선출되어 집권 2기를 맞은 유도요노 대통령은 수도 이전문제를 자신의 임기 중에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새 수도 건설을 위한 이정표(里程標)라도 세우고 싶을 것이다. 유도요노가 이렇게 수도 이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같은 아세안회원국인 이웃나라 말레이시아와 미얀마가 최근 수도 이전을 성공리에 마친 것에 고무되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2001년 2월 포화상태의 구수도 콸라룸푸르(Kuala Lumpur)에서 연방정부의 행정수도를 뿌뜨라쟈야(Putrajaya)로 이전하였다. 뿌뜨라쟈야는 콸라룸푸르로부터 2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첨단산업단지 멀티미디어슈퍼코리도(MSC: Multimedia Super Corridor)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다. 2010년까지 32만 인구가 거주하는 완성된 행정 수도를 목표로 하였으나, 목표 시한을 5년 연장하여 2015년으로 수정하였다. 2010년 현재 약 50퍼센트가 공무원인 10만 명 수준의 인구가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이 지역은 원래 슬랑오르(Selangor) 주에 속했으나, 1995년 연방정부가 부지를 매입하고, 이 나라 13개 주와 동등한 지위를 가진 연방직할령으로 지정하였다.

뿌뜨라쟈야는 초대 수상 뚠꾸 압둘 라만 뿌뜨라(Tunku Abdul Rahman Putra)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신수도 명칭으로 ‘위대한’이라는 뜻의 ‘쟈야(jaya)’가 첨가되었다. 이곳에 제2 왕궁(王宮)인 이스타나 믈라와티(Istana Melawati)와 총리부(總理府) 청사인 뻐르다나 뿌뜨라(Perdana Putra)를 세워 행정수도의 면모를 완성하였으며, 2002년부터는 구수도 콸라룸푸르와 신수도 뿌뜨라쟈야를 잇는 초고속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성공적인 신수도(행정수도) 이전과는 달리 미얀마는 행정수도 이전을 두고 국제사회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도 집권 미얀마 군부는 2005년 11월 행정수도 이전 배경을 설명하면서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수도가 국토의 중앙부에 위치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그 후 이에 따른 어떠한 국가발전계획도 공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얀마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점성술(占星術)을 신뢰하는 경향이 강하다. 최고 지도자 땅쉐(Than Shwe) 장군 주변에도 점성술사들이 여러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요 정책 결정에도 이들의 점괘(占卦)가 많이 작용하고 있다.

이들의 점괘에 따르면, 미얀마의 신수도인 네삐도(Nay Pyi Taw)가 길지(吉地)라는 것이다. 구수도 양공(Yangon)에서 북쪽으로 약 300킬로미터 떨어져 제2도시 만들레이(Mandelay) 인근에 위치한 이곳의 원래 명칭은 삔머나(Pyinmana)였으나, 왕궁(王宮) 또는 왕도(王都)라는 의미인 네삐도로 개칭하였다. 이 나라에는 새로운 왕국이 세워지면 반드시 새로운 도읍지가 있어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의 경우로 풀이하자면, “새 술은 새 부대에”하는 식이다.

1933년생인 땅쉐는 오래 전부터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그의 병력(病歷)이 수도 이전에 작용하였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 나라의 불교도(남성)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퐁더고’라 칭하는 일정량의 에너지를 갖는데, 이는 전생(前生)에 쌓은 ‘업보(業報)’의 양과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퐁더고는 나이가 들거나 병약해지면 자연히 따라서 약해진다고 믿는다. 그러나 군왕의 퐁더고는 절대로 줄어들거나 약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땅쉐는 수도를 이전하고 새로운 왕국의 군주처럼 행세하면, 영원불멸한 삶을 보장받을 것이라고 맹신(盲信)하여 수도를 이전하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측통들은 땅쉐가 바그다드(Baghdad)가 공격당하는 것을 목격한 후, 미국의 기습공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도를 내륙지방으로 이전하였을 것이라는 주장하기도 하였다.

독립 후의 인도네시아사(史)를 살펴보면, 이 나라의 최고 통치자들은 누구나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수카르노가 수하르토에게 행정권(行政權)을 넘긴 것이나 수하르토가 하비비(B.J. Habibie)에게 ‘조용하게’ 대권을 이양한 것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둘렀던 수하르토가 무리하게 정권을 유지하려고 했더라면, 얼마든지 가능했다는 것이 인도네시아를 연구해 온 정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하비비도 미련 없이 단명(短命) 대통령으로 대통령궁(Istana Presiden)을 떠나 인도네시아의 문민정부시대를 연 대통령으로 기록되기에 만족하였다. 그렇다면, 전임 대통령과는 다소 차별적인 유도요노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까? 2011년 경제성장 목표치 7퍼센트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유도요노는 결코 세종시 같은 무리한 결정은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데일리인도네시아 기자 dailyind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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