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鏡 - 시의 거울에 마음을 비추어보다 <박정자>
질병과 슬픔이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웃음과 유머 밖에 없다고 하죠. 그걸 알면서도 우리는 웃음에 너무 인색한 것 같습니다. 사람의 80평생에서 웃는 시간은 고작 88일이란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말예요.
나이 들수록 더 무표정해지는 걸 느끼는 저는 요즘 입꼬리 올리는 연습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그늘을 걷어낸 정오의 꽃 같은 미소를 닮고 싶어서요. 감히, 부처님만큼은 아니지만요.
정오의 꽃
/ 오시영
동자승이 부처님
귀에 대고 물었다
왜 항시 웃으세요
부처님이 대답했다
네가 내 귀를
간지럽히니 웃지
박정자
1991년 시인 등단하여 <그는 물가에 있다> 등 6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사람과 사물의 내면에 귀기울이는 시창작으로 경기문학상과 서울신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