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짙은 청색이 원유가 유출된 해상. [사진: 국가재난관리청]
130㎢ 해역 오염… 화재로 어민 5명 숨져
인도네시아 동부깔리만딴 주 발릭빠빤 시 앞바다 해저에서 원유 수송용 파이프가 파열돼 주변 130㎢가 오염되는 대형 환경재해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국영 석유회사 뻐르따미나 소유의 해저 원유 파이프가 갑작스레 파열되면서 대량의 원유가 뿜어져 나와 발릭빠빤 앞바다가 시커먼 원유로 뒤덮였다.
인도네시아 국가항공우주연구소(LAPAN)는 위성영상 분석 결과, 지난 3일 기준으로 사고 지점 주변 해역 1만2천987헥타르(약 130㎢)가 오염됐다고 밝혔다.
▲ 군인과 민간인들이 원유로 오염된 해변을 청소하고 있다. [사진 : 국가재난관리청]
일부 어민들은 사고 초기 바다를 뒤덮은 석유를 태워 없애려다 불길에 휘말리기도 했다.
현지 경찰 당국자는 "이로 인해 지금까지 최소 5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인구 73만명의 해안도시인 발릭빠빤은 해변을 덮은 원유에서 발생한 유증기와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에 뒤덮였으며, 호흡기 질환과 구역, 두통 등을 호소하는 주민이 급증하고 있다.
시 당국은 지난 3일부로 비상사태를 발령하고 마스크를 배포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파열된 원유 수송 파이프는 인근 북(北) 뻐나잠 빠세르 지역의 원유 터미널과 발릭빠빤 시내 뻐르따미나 정유시설을 잇기 위해 1998년 설치됐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관련 당국은 해저 파이프가 발릭빠빤 항을 드나드는 화물선의 닻에 걸려 파손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 원유 유출 사고에 휘말려 돌고래가 폐사했다.[사진 : 국가재난관리청]
뻐르따미나 측은 "확인 결과 해저 25m 지점에 부설돼 있던 파이프가 120m 가량 옆으로 이동해 있었으며, 이로 인해 파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지 일각에선 뻐르따미나가 이번 사고를 은폐하려다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 뻐르따미나는 유출된 기름이 원유가 아니라 선박용 디젤유라며 관련성을 부인하다가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을 상황이 되고서야 자사의 해저 원유 파이프가 파열된 사실을 시인했다.
뻐르따미나는 아직 정확한 원유 유출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