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경] 봄이 오는 뚝길을 걸으며-환지통.4/윤석산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시경] 봄이 오는 뚝길을 걸으며-환지통.4/윤석산

기사입력 2018.04.20 11:0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시경詩鏡 - 시의 거울에 마음을 비추어보다 <박정자> 

환지통은 절단된 신체 부위에서 여전히 느껴지는 감각과 통증이라고 하죠. 머리의 인식이, 잃어버린 팔이나 다리를 인정하지 못해서 수긍할 수 없어서, 현실로 앓는 생생한 아픔입니다.

‘사랑은 거기 어디 있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윤석산 시인은 한 몸이던 어떤 사랑을 여의었기에 서러움도 잊은 채 저렇게 걷고 있는 것일까요. 칼날에 베이듯 예리한 통증을 견디며 살고 있는 당신은 또, 차마 잊지 못할 무엇을 잃고서 봄이면, 봄마다 그리 심하게 환지통을 앓고 있나요.

봄볕이 환해서 더 아픈 환지통입니다.  

180420.jpg
 

봄이 오는 뚝길을 걸으며 -환지통 .4 

 / 윤석산

​오늘은
사랑은 거기 어디 있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에 ​

노트북 화면에 '나'​라고 쓰고, 다시 그 옆에 '그대'라고 쓰고
​우리가 만날 곳을 만들기 위해 '봄이 오는 뚝길'이라고 쓰고 

아주 나른한 햇살 속을 걷고 있습니다. 

가다가 쪼그리고 앉아 민들레꽃을 보고, 개망초꽃도 보고,
​휘파람을 불며 다시 걷고 있습니다. 

저기 새물내 맡고 오르는 숭어들이 퍼득하고 뛰어오르네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비늘들.....
놈들은 누구랑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갈까 생각하다가 ​

사랑은 거기 어디 있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그냥 걷고 있습니다.​ 


박정자 
1991년 시인 등단하여 <그는 물가에 있다> 등 6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사람과 사물의 내면에 귀기울이는 시창작으로 경기문학상과 서울신인상을 수상했다.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