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鏡 - 시의 거울에 마음을 비추어보다 <박정자>
한국의 봄은 지금 연두의 잔치입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한 연두가 또 한 연두를 부르며 술렁이는 계절, 5월입니다. 친구와 나는 라일락꽃 노래를 부르며 청춘이었던 때를 그리워합니다.
꽃집에 늘어선 꽃들이라도 맘껏 사진에 담아 인도네시아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내고 싶어집니다. 바람마저 밉지 않은 계절 5월입니다.
당신도 꽃 피고 바람 고운 날들을 만나 연두처럼 연두를 부르며 무성해지길......! 5월의 인사전합니다.
봄 꽃 천 원
/ 김수우
주먹만한 봄화분 안에
시장통 골목이 흔들리고 있네
신발들 하늘 딛고 휘청이네
봄꽃 천 원, 쪽지를 달고
살랑살랑 살가운 얼굴 속에
팔락이는 여섯 살 내 치맛자락
홀로 팽팽하던 꼬리연 아직 눈부시고
아버지의 짐자전거 저만치 달려오네
노오랗게 묻어나는 사람들
천 원어치 꽃가루를 따라
황사하늘 어디든 갈 수 있으리
목덜미에 돋는 떡잎 한 장
박정자
1991년 시인 등단하여 <그는 물가에 있다> 등 6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사람과 사물의 내면에 귀기울이는 시창작으로 경기문학상과 서울신인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