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 삼빠이 줌빠 자카르타/ 박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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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삼빠이 줌빠 자카르타/ 박정자

인문창작클럽 연재
기사입력 2018.07.0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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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빠이 줌빠 자카르타 

/ 박정자

어느 저녁 당신은 그곳에 당도한다
잡아끄는 낯선 언어와 짐꾼들의 손을 지난다 당신은
공항을 나서자 갑자기 밀려든 젖은 열기에 잠시 당황한다
열대의 몸냄새에 목젖이 간질 코끝이 간질거린다
별모양 밤풍경이 악수를 청하며 당신을 안심시킨다
슬라맛 다땅 Selamat Datang 

새들의 활기에는 어둠을 밀어내는 힘이 있다
꽃으로 단장한 나무들이 당신을 바라본다 웃는다 당신은 
바틱과 가믈란에 새겨진 남국의 무늬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잘 웃고 바쁠 것이 별로 없다는 그곳의 풍경 위에 
당신 마음의 풍경을 겹쳐보다 웃는다 나무들이 당신을 본다
슬라맛 띵갈 Selamat Tinggal 

등에서 불덩이가 이글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이곳에 다녀간 사람은 반드시 다시 온다는 농담을 당신은
듣는다 눈을 가늘게 뜨고 정말 그럴 수 있을지 묻는다
키 큰 야자나무에서 흘러내린 붉은 저녁이 
바나나이파리들을 잠재울 때쯤 당신은 그 도시를 떠난다 
슬라맛 잘란 Selamat Jalan 

다시 만나요 삼빠이 줌빠 라기 Sampai Jumpa Lagi 


자카르타시내.jpg
 


박정자 
1991년 시인 등단하여 <그는 물가에 있다> 등 6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사람과 사물의 내면에 귀기울이는 시창작으로 경기문학상과 서울신인상을 수상했다.

인문창작클럽(INJAK)
인문창작클럽 (인작: 회장 이강현)의 회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인으로 구성되었으며, 개개인의 다름과 차이를 공유하고 교류하면서 재인도네시아 한인사회를 조명하는 새로운 시각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임입니다.

*** 이 글은 데일리인도네시아와 자카르타경제신문에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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