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천 개의 맛! 인도네시아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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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맛! 인도네시아 음식”

기사입력 2018.08.3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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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떼.jpg▲ 사떼 요리 : 구글 이미지
 
글 :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인도네시아에 가는데 맛있는 음식 좀 소개해 주세요.” 
사떼 깜빙(sate kambing), 나시 고렝(nasi goreng), 미 고렝(mie goreng), 소또 아얌(soto ayam), 깡꿍 뚜미스(kangkung tumis), 가도가도(gado-gado), 부부르 아얌(bubur ayam), 솝 분뚯 이가 사삐(sop buntut iga sapi), 이깐 바까르(ikan bakar), 나시 우둑(nasi wuduk), 른당(rendang)….. 수많은 인도네시아 음식이 머리 속을 스친다. 

학교를 갓 졸업하고 신입사원으로 인도네시아에 왔을 때 내 모습과 비교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다. 바나나, 삶은 계란과 빵 등으로 인도네시아 정착 초기를 버텼던 한국인 청년은 이제 해장국으로 노란 국물의 소또 아얌 보고르(soto ayam Bogor)나 빨간 국물의 톰 양 쿵(tom yam kung)을 찾는 중년이 됐다. 

인도네시아는 동서양이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해 네덜란드, 영국, 포르투갈, 아랍, 인도, 중국, 일본, 오세아니아 등 많은 나라에서 음식이 전해졌다. 향신료의 천국이자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종을 가진 국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인도네시아는 향신료부터 해산물과 과일에 이르기까지 식재료가 풍부하다. 외래문화에 대한 벽이 낮은 인도네시아인들은 다른 나라 음식을 자국의 식재료를 활용해 토착화시키면서 천 개의 맛을 빚어냈다. 

나시고랭.jpg▲ 나시 고렝 : 구글 이미지
 
직장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만난 음식은 사떼, 나시고렝, 미고렝, 가도가도, 소또아얌 등이다. 인도네시아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사떼는 닭고기나 염소고기를 대나무 꼬치에 끼워서 야자로 만든 숯불에 구운 후 땅콩소스나 간장소스를 찍어서 먹는 음식이다. 사떼는 중동의 시시(shisi)라는 음식을 연상시킨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인도네시아 음식 가운데 하나인 나시고렝은 중국의 영향을 받았지만 인도네시아 식재료들이 첨가되면서 다양하게 변모했다. 자바 섬에서는 잘게 썬 닭고기, 간장, 고추, 끄미리(kemiri), 야자유, 튀긴 샬롯(bawang merah) 등을 첨가한다. 염소고기를 사용할 경우 염소고기에 카르다몬(cardamom), 육두구(pala), 정향 등의 향신료를 첨가한 후 버터의 일종인 기(ghee)에 볶아서 밥을 더하므로 중동음식 같은 풍미가 난다.

채식주의자라면 가도가도(gado-gado)나 까레독(karedok)을 권한다. 가도가도는 살짝 익힌 채소와 뗌뻬, 까레독은 생채소에 땅콩소스를 뿌려서 먹는다. 땅콩소스에 향이 강한 채소인 바질을 첨가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경우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다.   

소또는 인도네시아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고기국의 일종으로 지역에 따라 양념이 달라진다. 따라서 소또 아얌 따우쪼(tauco)나 소또 아얌 보고르처럼 소또 뒤에 재료나 지역명이 붙는다. 다양한 고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주로 닭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또 아얌이라는 이름이 흔하다. 중국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인 자바 섬 북부해안 지역인 뻐깔롱안에서 소또를 만들 때 대두를 발효한 장류의 하나인 따우쪼를 넣어서 이름도 소또 따우쪼라 부른다. 따우쪼는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국에 넣는 장으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음식에도 많이 사용된다. 중부 자바의 꾸두스 지역에서는 간장으로 양념을 해 소또의 색이 갈색이다. 서부 자바의 보고르 지방과 동부 자바의 라몽안 지방의 소또는 강황 맛이 나는 노란색 국물이 특징이다.  

소또.jpg▲ 소또 : 구글 이미지
 
수마트라 지역은 지정학적으로 인도와 아랍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부 수마트라의 빠당음식은 야자수와 카레를 기본 양념으로 사용해 매콤하면서도 감칠 맛 때문에 한국인들이 좋아한다. 특히 른당은 소고기를 다양한 향신료와 함께 여러 시간 익힌 조림으로 부드러운 육질과 함께 풍부한 맛이 일품이다. 아쩨 음식은 빠당, 아랍, 인도 등 음식이 섞인 느낌이 더 강하다. 아쩨식 빵 카나이(canai)는 인도나 아랍 지역의 빵처럼 납작한 모양인데 닭고기 카레나 양고기 스튜(stew)와 함께 먹는다. 

지금의 자카르타 지역을 의미하는 브따위(Betawi) 지역은 항구도시답게 다양한 문화가 섞였다. 브따위 음식은 중국식 조리법, 인도네시아 식재료, 서양식 상차림과 인테리어가 섞인 퓨전음식으로, 현재 인도네시아 전통음식을 파는 중상층 식당을 대표한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는 비슷한 스타일의 음식을 뻐라낙깐(peranakan) 음식이라고 한다.   

힌두교가 주류인 발리 섬은 돼지를 통으로 구운 바비 굴링(Babi Guling)이 유명하고, 기독교 지역인 꾸빵에는 훈제 돼지고기 세이(sei)가 있다. 네덜란드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음식은 비스틱 자와(bistik Jawa)로 바왕메라와 산딴, 육두구 등 인도네시아 고유의 향신료를 추가해 서양식 스테이크와 소스를 차별화시켰다. 또 중부 자바에는 비스틱 자와와 더불어 인도네시아화된 갈란틴(galantine)도 있다. 갈란틴은 육류나 어류의 고기만 삶아서 차게 굳힌 음식으로 고급 뷔페에서 많이 나오는 음식이다. 또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등 식민지를 오래 받은 인도네시아 동부지역은 빵과 쿠키가 발달했다. 북부 술라웨시 지역인 미나하사 지방에는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유래한 박쥐 요리인 빠니끼(paniki)가 있다. 

rendang.jpg▲ 른당 : 구글 이미지
 
인도네시아 음식전문가 윌리엄 웡소 씨는 최근 일간지 자카르타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두를 발효시켜서 만든 뗌뻬(tempe)를 제외하면, 인도네시아에서 기원하는 음식이 없다고 할 만큼 인도네시아 음식은 고유의 음식보다는 외부에서 유입된 음식이 문화적 변용과 동화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했다”라고 설명했다. 

자카르타 쇼핑몰이나 대형빌딩에 가면 빠당이나 뻐깐바루까지 가지 않아도 인도네시아 전역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이슬람신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지만 중국과 힌두교 영향으로 돼지고기도 흔하게 먹을 수 있다. 지역으로 가면 박쥐고기, 개고기, 거북이, 코브라 요리 등 혐오식품까지 먹을 수 있다.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 토착농산물 등을 알면 그 지역의 음식에 호기심이 생기고 낯설지만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다시 찾게 되고 익숙해져 즐길 수 있게 된다. 음식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좀더 깊이 보니, 천 개의 인도네시아가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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