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인도네시아 대선과 슈퍼주니어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신성철] 인도네시아 대선과 슈퍼주니어

기사입력 2018.09.28 18:1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소프트파워 1.jpg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한국은 자신이 갖고 있는 문화적 영향력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막대한 문화적 영향력을 소프트파워로 전환해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합니다.” 카위 총키타본 방콕포스트 칼럼니스트는 지난 7월 3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주최 <한국의 신남방정책: 비전, 전략 그리고 추진 방향>이라는 제목의 국제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도네시아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재선을 노리는 조꼬 위도도(일명 조꼬위) 대통령과 라이벌 진영의 부통령 후보인 산디아가 우노가 젊은 유권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키워드로 K팝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9월 조꼬위 대통령은 사흘간 짧은 방한 일정 중 시간을 쪼개 인기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를 만났다. 인도네시아 TV와 신문은 조꼬위 대통령과 슈퍼주니어가 만나는 장면을 크게 보도했다. 슈퍼주니어 멤버 중 한 명이 조꼬위 대통령과 만난 다음 날 트위터에 "뵈어서 영광이었다"라는 글을 올리자 조꼬위 대통령도 즉각 "따뜻하게 환대해 주고 자카르타에도 와 주어서 고맙다"라고 화답했다.

소프트파워 2.jpg
 
젊은 층과 여성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는 산디아가 부통령 후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슈퍼주니어 인기 멤버인 시원과 자신의 사진을 나란히 올리고 "수주 시원이 인도네시아에 도착할 때 입은 패션이 이렇게 우리(산디아가와 쁘라보워)와 비슷하다”라며 감성을 터치했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지난 9월 23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시작, 7개월 후인 내년 4월 17일에 총선과 동시에 치르며, 약 1억8천700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권자의 50% 이상이 17~38세 범위의 밀레니엄 세대로, K팝 팬의 연령대와 겹친다. 슈퍼주니어는 인도네시아 팬이 1천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에 대해, 일본 유력 일간지 아사히신문은 지난 9월 20일자에 인도네시아 대선을 앞두고 조꼬위 대통령과 라이벌 진영의 부통령 후보 간에 “누가 K팝을 더 좋아하는지”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유력 인터넷 미디어 더띡콤은 ‘1980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를 겨냥한 선거전략’이라고 논평했다.


소프트파워 3.jpg
 

이들보다 먼저 한류스타 이미지를 활용한 인도네시아 정치인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의 아들로 대통령을 꿈꾸는 아구스 유도요노다. 아구스의 지지자들은 인도네시아에서 방영된 인기 한류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주인공인 송중기와 아구스가 닮았다며 두 사람의 사진을 나란히 배열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시키며 이미지 만들기를 했다. 

슈퍼주니어는 조꼬위 대통령과 만남에 ‘#슈퍼주니어 외교’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K팝 같은 문화를 매개로 한 외교활동을 문화외교(cultural diplomacy)라 하고, 이렇게 한 국가가 가진 문화적·외교적 영향력을 ‘소프트파워(soft power)’라고 부른다. 소프트파워는 ‘연성권력’ 또는 ‘매력’으로 번역되기도 하며, 경제적 보상이나 군사적 위협 같은 하드파워 (hard power)가 아닌 사람 마음을 사로잡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능력이다. 슈퍼주니어는 정치지도자나 외교관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 사람인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영향력을 가졌고, 슈퍼주니어의 이런 힘은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되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새로운 외교주체로 다국적기업, 비정부기구(NGO), 개인 등이 부상했고, 21세기 소프트파워 시대에 새로운 한국의 외교관으로 한류스타들과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일반인들이 등장했다.  

조꼬위 대통령이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입장하자, 인도네시아인만이 아니라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오토바이를 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열광했다. 자카르타포스트는 지난 8월 19일자에 이 내용을 담은 기사를 냈다. 이후 조꼬위 대통령의 방한이 이어졌고, 한국 네티즌들은 조꼬위 대통령 트위터에 방한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에 감사를 표했고, 조꼬위 대통령도 환영해 주어 고맙다는 답글을 달았다. 


소프트파워 4.jpg
 

지난 9월 26일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고(故) 쩐 다이 꽝 국가주석의 빈소를 조문하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이낙연 총리에게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서 위로 메시지를 보내주셨고, 한국 네티즌들이 많은 위로 글을 올려줘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국가지도자의 위로 메시지는 과거의 경험에 비춰서 당연한 일이지만, 일반시민들이 외국지도자에게 조문메시지를 전하고 상대국이 그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례를 하는 경우는 새롭게 다가온다.

민주주의가 디지털 문명을 타고 전세계 구석구석까지 확산됨에 따라 국가지도자는 정책의 수립·집행 과정에서 대중의 지지 확보가 중요하게 됐고, 세계적으로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또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 정부와 국민들과 소통하며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는 것도 중요해졌다.  

가장 최근에 보여준 소프트파워의 예는 방탄소년단의 유엔 연설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24일 유엔 본부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 청년세대 대표로 참석해, "Love Yourself (너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전세계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더 많은 교육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열린 행사에서, 방탄소년단은 “어제 나는 실수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제의 나도 여전히 나다. 오늘날 나는 과거의 실수들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내일,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이 또한 나다. 그 실수들은 내가 누구인지를 얘기해주며 내 인생은 우주를 가장 밝게 빛내는 별자리다”라고 말했다. 또 “내가 누구인지, 내가 누구였는지, 내가 누구이고 싶은지 모두 포함해서 러브 마이셀프”라며 호소했다. 

한류 대중문화가 깊이가 더해지고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을 만큼 확산되면서 그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한국이 한류문화를 통해 세계와 다양한 온·오프라인 교류를 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펼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끝)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