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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인도네시아 夢

[김영선의 'ASEAN 톺아보기'(7)]
기사입력 2018.10.0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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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제철공업으로 이제 우리나라는 역동적이며 발전하고 현대화한 나라로 성장할 것이다.’ 이는 1973년 포항제철 준공식 때의 우리 이야기가 아니다. 2013년 12월,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 제철소 크라카타우와 합작으로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준공할 당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기념비에 쓴 글이다. 한국의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견인한 포항제철의 신화가 40년 만에 5000㎞나 떨어진 인도네시아에서 새롭게 꽃피우는 순간이었다.

지난달 한국을 국빈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오랜 친구’임을 상기하고, 2030년까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인도네시아의 야심찬 계획을 밝히면서 그 과정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국 기업인들과의 산업협력 포럼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제조업, 서비스업, 문화산업 분야 협력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공동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특히 지난 4월 발표한 국가전략 로드맵 ‘메이킹 인도네시아 4.0(Making Indonesia 4.0)’을 소개하며 양국 기업인들에게 “같이 갑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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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경제대국 꿈꾸는 '오랜 친구'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올해 수교 45주년을 맞았다. 양국은 광범위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고 이제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나라가 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6000만 명으로 세계 4위,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9배에 이르는 무궁무진한 자원을 보유한 잠재성이 큰 나라다. 인구, 면적, 국내총생산(GDP) 면에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나 되니 명실공히 아세안의 맹주인 셈이다.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과 함께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기도 하다. 한국·인도네시아 양국은 양자관계뿐 아니라 이 지역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도네시아는 우리 신(新)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이자 소중한 친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취임 후 아세안 국가로는 처음으로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해 양국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켰다. 그리고 이번에 10개월 만에 답방한 조코위 대통령의 환영식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창덕궁에서 거행하는 등 극진히 환대했다. 또 두 정상 공히 ‘사람’을 중시하는 서민 출신 지도자답게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쇼핑하고 시민들과 소통하며 우의와 신뢰를 돈독히 했다. 민주주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가치와 국가 목표를 공유하는 두 나라의 파트너십을 보여준 훈훈한 모습이었다.

과거 식민통치로부터 어렵게 독립을 이룩한 양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감동적인 성공신화를 일궈왔다. 수많은 ‘최초’ ‘최고’의 스토리가 탄생했다. 1960년대 후반 한국남방개발(KODECO)의 칼리만탄섬 산림개발은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 1호였고, 1973년 미원 공장 설립은 최초의 해외 플랜트 수출이었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고속도로인 자고라위 고속도로는 1978년 현대건설이 건설했다. 해외 유전 개발도 1980년대 초 KODECO가 투자한 마두라 유전이 최초다. 우리 첨단 무기인 T-50 고등훈련기와 잠수함을 최초로 수입한 나라가 인도네시아이고, 차세대 전투기(KF-X)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자신들이 어려울 때 도와준 진정한 친구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1990년대 말 인도네시아에 밀어닥친 외환위기와 수하르토 정권의 몰락으로 야기된 정치·경제적 대혼란으로 일본과 서구 자본이 대거 인도네시아를 떠났지만 한국인들만은 꿋꿋이 남아 인도네시아인들과 고통을 함께했다. 이제 인도네시아 한인동포는 외국인 중 최대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약 3000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9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양국의 호혜적인 협력관계 발전을 이끌고 있다.

상생 번영 견인차 될 신뢰와 협력

이와 같은 깊은 신뢰와 견실한 협력 경험과 사례들은 미래의 성장과 상생 번영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것이다. 인도네시아가 2011년 경제발전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한국이 ‘주(主) 파트너’가 돼줄 것을 요청했던 것이나, 이번 조코위 대통령이 야심찬 경제대국 구상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국과 함께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포스코의 철강산업에 이어 롯데가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구축을 추진하고, 현대자동차가 자동차산업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인도네시아 산업의 근간을 이룬다는 면에서 의미가 자못 크다. 소중한 것은 아끼고 끊임없이 가꿀 때에만 비로소 빛난다.

‘걸을 때는 끝까지, 항해할 때는 섬까지’란 인도네시아 속담이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2030년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꿈을 펼치며 최종 목적지까지 동반자로서 한국과 같이 가자고 역설했다. 아주 소중한 친구가 우리에게 하는 부탁이다. 그런데 한국은 과연 어떤 꿈을 갖고 이 여정을 같이할 것인가.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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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前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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