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 푸드덕/날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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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 푸드덕/날아가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37
기사입력 2018.11.1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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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처마 밑에 떨어져 한쪽 날개를 연신 푸드득거리고 있는 제비를 흥부가 정성껏 돌봐주었어.”
“며칠 후, 날개를 회복한 제비는 힘차게 날라갔지.”

여기까지는 ‘팩트’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옛이야기 ‘흥부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지요. 우리의 선조들은 전기적 장치를 통해 ‘권선징악’의 세계를 펼쳐냅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 고단한 삶을 위로 받고 삶의 희망을 찾고자 했지요. 하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더 이상 이런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뿐더러 ‘무능한 흥부’, ‘유능한 놀부’로 재평가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경제논리에 매몰된 우리의 민낯을 보는 듯하여 한편 씁쓸해집니다. 채용 비리, 유치원 비리 등, 연일 비리 소식들로 우울한 마음을 노랫말로 달래봅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처마 밑에 떨어져 한쪽 날개를 연신 푸드덕거리고 있는 제비를 흥부가 정성껏 돌봐주었어.”
“며칠 후, 날개를 회복한 제비는 힘차게 날아갔지.”

13일 몰틀알틀 축소.jpg
 
푸드덕?  푸드득?
날라가다 × ⇒ 날아가다 ○

‘큰 새가 힘 있게 날개를 치거나 큰 물고기가 힘 있게 꼬리를 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뜻하는 말은 ‘푸드덕’입니다. 이와 유사한 소리를 가진 ‘푸드득’은 ‘부드득’의 거센말로 ‘물건을 거세게 문지르거나 마주 갈 때 나는, 또는 무른 똥을 힘들여 눌 때 나는 소리’입니다. 배변과 관련이 있는 ‘푸드득’과 새의 날갯짓과 관련이 있는 ‘푸드덕’, 자칫하면 이상한 그림이 연출될 수 있으니 잘 구분해서 사용해야겠습니다.
“숲 속에서 ‘푸드득’ 소리와 함께 새 한 마리가 솟아올랐어요.” (×) 
“숲 속에서 ‘푸드덕’ 소리와 함께 새 한 마리가 솟아올랐어요.” (◯)

다음으로, ‘날라’는 ‘물건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다’의 뜻인 ‘나르다’의 활용형이고 ‘날다’의 활용형은 ‘날아’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단어지만 특별히 주의하지 않으면 ‘날아’로 써야할 곳에 ‘날라’로 쓰는 사례는 구어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류 중 하나지요.
“컴퓨터 오류로 자료가 모두 날라갔어요.” (×)
“컴퓨터 오류로 자료가 모두 날아갔어요.” (◯)

하나 더, ‘날다’와 같이 어간의 끝소리(받침)가 ‘ㄹ’인 용언의 경우, 활용할 때 특정한 어미(-ㄴ, -ㅂ, -오, -시-) 앞에서 'ㄹ'이 탈락합니다. 이들 ‘ㄹ탈락 용언’들은 ‘날다→나니(날으니×), 살다→사니(살으니×), 알다→아니(알으니×), 빌다→비니(빌으니×), 울다→우니(울으니×), 줄다→주니(줄으니×)’ 형태로 활용된다는 점에 유의하세요.

“행글라이더로 하늘을 날으니 새가 된 기분이에요.” (×)
“행글라이더로 하늘을 나니 새가 된 기분이에요.” (◯)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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