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도 ‘패딩 점퍼’ 하나면 추위 걱정 끝.”
“오늘 퇴근 시간에 깜빡하고 패딩 점퍼를 입은 채로 지하철을 탔다가 사람들 틈에 겹겹이 둘러쌓여 옴싹달싹 못하고 더워서 혼났어.”
한국은 지금 ‘패딩’의 계절입니다. 패딩 점퍼 한 벌에 들어가는 거위의 깃털과 솜털의 양이 대략 거위 열다섯 마리 내지 스무 마리 정도에서 뽑아낸 것이라네요. 목에서 시작하여 가슴, 그리고 배 아래까지 털이 뽑혀 속살을 드러낸 채 목을 곧추세우고 경계의 눈빛으로 서성이는 거위와 오리 무리, 이러한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면서 오리털, 거위털 패딩 점퍼 대신 ‘웰론 패딩’ 점퍼를 찾는 인도적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올겨울에도 ‘패딩 점퍼’ 하나면 추위 걱정 끝.”
“오늘 퇴근 시간에 깜빡하고 패딩 점퍼를 입은 채로 지하철을 탔다가 사람들 틈에 겹겹이 둘러싸여 옴짝달싹 못하고 더워서 혼났어.”
올 겨울 × ⇒ 올겨울 ○
둘러싸다? 둘러쌓다?
옴싹달싹 × ⇒ 옴짝달싹 ○
위의 첫 문장에서 ‘올겨울’은 문맥적으로 ‘올해 겨울’을 뜻하는 한 단어로 붙여 써야합니다. ‘올해 봄, 올해 여름, 올해 가을’을 뜻하는 단어 역시 ‘올봄, 올여름, 올가을’로 붙여 씁니다. 올해는 2018년이고 2017년 겨울을 뜻하고자 한다면 이 또한 ‘바로 전에 지나간 겨울’을 의미하는 합성어 ‘지난겨울’로 붙여 씁니다.
“올 여름은 지난 여름보다 더 무더웠어요.” (×)
“올여름은 지난여름보다 더 무더웠어요.” (◯)
두 번째 문장에서는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이 두 곳입니다. 먼저, ‘둘러서 감싸여, 둥글게 에워싸여’를 뜻하는 단어는 ‘둘러싸여’로 기본형은 ‘둘러싸이다’입니다. ‘둘러싸다’의 피동형이지요. 반면 ‘담을 둘러쌓다’처럼 ‘둘레를 빙 둘러서 쌓다’는 뜻의 ‘둘러쌓다[둘러싸타]’는 주로 ‘둘러쌓아, 둘러쌓고, 둘러쌓으니, 둘러쌓는’ 등으로 활용됩니다. ‘둘러쌓여’는 문법적으로는 ‘둘러쌓다’의 피동형 ‘둘러쌓이다’가 기본형이겠으나 실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마을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어요.” (×)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요.” (◯)
“제주도 돌담은 화강암이나 현무암을 둘러쌓아서 만들었어요.” (◯)
‘몸을 아주 조금 움직이는 모양’을 뜻하는 단어는 ‘옴짝달싹’입니다.
“몸살이 나서 주말 내내 옴싹달싹할 수가 없었어요.” (×)
“몸살이 나서 주말 내내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어요.” (◯)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